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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Chapter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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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화 하지만 복될 것이기에 (5)

“···해결됐나?”

베르세르크의 물음에 모험가가 눈을 잠시 깜빡였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 회색빛 눈동자를 스쳐 가는 온갖 감정은 실로 말로 표현되지 않을 것들뿐이다·

“이걸··· 해결이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군·”

다만 그중에서도 분명한 것은 하나 있었다· 예컨대 지하 깊숙한 공동으로 스며든 최초의 빛 같은 것· 희망이라고 하기엔 덧없으나 절망과는 더더욱 거리가 먼 정말 보잘것없는 위안· 베르세르크의 시선이 모험가의 두 눈을 직시했다·

“악마와 거래를 했다· 그것을 살려 주는 대가로··· 방금 같은 방해 대신 더 확실한 조력을 받기로·”

“저 정말이요?”

“그래·”

“네가 주도한 건가?”

“이야기는 몸의 원주인이 먼저 꺼냈다· 하지만··· 이게 잘한 건지 잘 모르겠군· 악마의 조력이 있다면야 분명 피해가 줄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악마를 살려 주는 게 정말 맞는 선택인가? 온갖 곳에 파멸을 불러왔고 앞으로도 불러올지 모를 이 악마를?

거악 하나를 잡기 위해 또 다른 거악을 놔주는 건 진정 현명한 행위에 속하는가?

말로 완성되진 않았으되 선명히 흔들리고 있는 의지가 속으로 전해져 왔다· 하여 베르세르크는 어깨를 느슨하게 풀고 모험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왜 고민하는지 모르겠군·”

그녀는 잠시 세계의 끝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가 어떠한 선택을 내렸던 순간의 일을· 그때 모두가 알려 줬던 하나의 진리를·

“과거는 딛고 일어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떠받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험가 그건 너도 잘 아는 것 아닌가?”

“음 그건 나도 동의하는 바지만··· 이건 내 일이 아니지 않나· 당사자도 아니면서 함부로 결정하기는 좀·”

“정말 그런가?”

악마에게 피해를 본 건 모험가가 다루는 몸의 원주인뿐만이 아니다· 강제로 끌려오고 기억의 혼란과 온갖 수모까지 겪었던 모험가 역시 이 일에 대해 논할 자격은 충분했다·

“그건 그런데··· 여기에 얽힌 이가 한둘이 아니지 않나· 우리 외의 당사자로는 다니엘도 있는 마당이고· 한데 나는 그의 의견을 듣지도 않은 채 멋대로 결론을····”

“글쎄· 내가 그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그도 악마 하나 죽이는 것에 집착하기보단 희생을 줄이는 데 더 주력할 것이다·”

“그 맞습니다요! 심문관 나리라면 분명 악마를 놓치는 것보다 다들 안전히 돌아오는 걸 더 좋아할 겁니다요· 어차피 악마는 나중에 잡을 기회가 있을 거라면서요·”

베르세르크와 데스브링거는 서로의 말에 동조하고 맞장구치며 모험가의 결단을 응원했다· 그게 좀 도움이 됐는지 다소 굳어 있던 모험가의 표정이 나아졌다·

“그래· 그렇겠지·”

그는 찡그리듯 미소 짓다가 균열 쪽으로 몸을 살짝 틀었다·

“다녀오겠다·”

고민이 해결되자마자 바로 돌아서는 모습이 언뜻 매정해 보이던가· 하나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도 잠깐이나마 남들의 심정을 고려해 준 태도는 매정보다 상냥함에 더 가까울 것이다·

[앗 기사님 벌써 가십니까·]

[벌써는 아니지· 인사 제대로 못 한 건 나도 아쉽지만··· 좋은 말 할 때 사지 멀쩡히 돌아와라! 아니면 화낼 거다!]

[얘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부디 부탁한다·]

그때 우어엉 하는 소리와 주작의 목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태곳적 짐승들이었다·

“산군? 육귀? 어떻게····”

지금까지 주작 외 존재는 눈치 못 채고 있었는지 모험가가 한순간 눈을 크게 떴으나 긴말하지는 않았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매가 모든 언어를 대신하고 있었으므로·

“다녀오겠습니다·”

“···나리 꼭 돌아오셔야 합니다요!!”

“그래·”

아 그러고 보니 이걸 잊었던가·

베르세르크는 균열로 빠져드는 모험가를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이건─”

“네 말이 전해 달라고 하더군· 가져가라·”

모험가의 말이 끝까지 이어지기도 전에 그의 몸이 균열 너머로 사라졌다·

* * *

나는 마지막에 보였던 예상치 못한 존재들을 곱씹다가 그대로 균열을 걸었다·

[친애하는 그대 조심하도록 해·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차원의 미아가 되어 버릴 테니까· 아까 몸이 갈려 봤으니 얼마나 아플지는 알겠지?]

‘그거 참 도움 되는 말이군·’

애초에 그 고통 내가 아니라 파우스트가 분담하고 있을 때라서 나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고· 지금이야 메피스토펠레스 쪽으로 돌려 버리긴 했지만·

그보다 차원의 미아라니· 그거 너무 친숙하고 익숙한 설정이잖아· 이쯤 되면 클리셰들은 정말 실제 사례를 보고 온 사람들에 의해 탄생한 것들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비슷할 리 없는데·

나는 온갖 잡념들을 대충 흘려보내며 별빛과도 같은 길을 걸었다· 우주와도 같은 풍경에서 별빛 길을 찾아 걸으라 하면 어쩐지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진 않았다·

헨젤과 그레텔이 숲에 빵 조각을 남겼듯 내가 가야 할 길에도 빵 조각 같은 신의 빛이 남겨져 있던 까닭이다·

‘됐고 사탄에 대한 정보나 더 말해·’

[야박하긴· 스몰 토크 정도는 허락해 줄 만하잖아?]

‘그러겠냐? 다시 묶어 버리기 전에 말해라·’

지금까지 쌓아 온 원한을 참고 메피스토펠레스를 풀어 주기로 한 건 그녀가 쥐고 있는 몇 가지 힘 때문이었다· 작게는 나를 방해하지 않을 힘부터 크게는 정보까지·

그런데 그걸 제공 안 해? 그럼 내가 왜 풀어 줘야 하지?

[알았어 알았다고· 애초에 나도 금방 말할 생각이었어· 사탄이 잡혀야 나도 풀려날 텐데 당연하잖아?]

‘그럼 쓸데없는 말 말고 정보나 토해 내· 도착하자마자 써먹을 수 있게·’

내 타박에 심상 속 악마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곤 가볍게 기억을 뒤적이는 양 턱에 손등을 대더니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입술을 달싹였다·

[대악마들에겐 내가 아슬아슬한 차이로 사탄에게 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것보다 좀 더 강해· 아슬아슬하게 진 건 맞지만 그건 사탄이 나를 생포한다는 페널티를 떠안은 채 싸운 것 때문이니까· 뭐 그게 더 기분 나빠서 일부러 부정 안 한 것도 사실이긴 한데·]

‘그러니까 너는 사실 좆밥이고 나머진 와전된 소문이다?’

[내가 살게 된 것에 짜증 난 건 알겠는데 사사건건 시비는 말자고 그대· 쓸데없는 말로 대화가 길어지길 바라진 않는댔잖아?]

칫 들켰나·

소중한 이를 위해 복수를 포기한 건 후회하지 않지만 그래도 전투 후 메피스토펠레스가 살아 도망칠 걸 생각하면 역시 꼴받는다· 그러다 보니 말이 튀어 나가는 족족 불퉁한 형태를 띠었는데··· 그게 딱 걸려 버렸다· 눈치 못 채는 게 이상한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또 마지막으로 난 개좆밥이 아니야· 정말 조금 아주 약소하게 더 차이 날 뿐이라고·]

근데 이렇게 말하면 역시 이놈이 좆밥인 같잖아· 이 새끼 진짜 좆밥인데 자존심 때문에 약 치는 거 아니야?

[아무튼 사탄의 대략적인 강함은 그래· 그리고 세부적인 능력으로 넘어가면··· 먼저 사탄에겐 창조 능력이 없어· 정확히는 창조주가 되고 싶지만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추지 못해서 반만 따라 하는 게 다지·]

‘반만 따라 한다는 것의 정확한 의미는?’

[그 부분은 낮은 서열의 악마들을 떠올리면 금방 이해가 갈 거야 그대· 하나같이 멀쩡한 놈들이 없잖아? 악마들로만 구성된 생태계가 기능은 할지 의문일 정도로·]

확실히 악마 하면 다들 파괴 파멸 몰락만 떠오르긴 한다· 생명의 탄생이라든가 생명의 순환이란 것도 어째 상상이 잘 안 가는 놈들투성이기도 하고·

[놈이 만들 수 있는 건 전부 반쪽짜리야· 무언가를 잡아먹지 않고선 새로운 걸 만들 수 없지·]

‘그런 것치곤 악마들을 잘도 양산하던데·’

[이 세계의 자원을 갉아먹고 있었으니까· 당연하지·]

‘아니 그 전에도 악마는 있었을 거잖아·’

[오 혹시 그대· 사탄이 잡아먹으려 한 세계가 이곳뿐이라고 여기는 건 아니겠지?]

‘···어 그래· 네 전 상사 잘났다·’

[그걸 상사라고 표현하는 정신머리가 놀랍지만··· 중요한 건 아니니 넘길까·]

메피스토펠레스가 길고 긴 손가락으로 하얀 머리카락을 넘겼다·

[중요한 건 사탄의 창조가 자원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고 지금의 사탄에겐 외부 자원을 캐 올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거지·]

‘쫄 패턴이 안 나올 거란 소린가·’

[정말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쫄 패턴의 삭제가 아니야·]

‘···?’

나는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잠시 고민했다· 하나 계명과 마이스터의 화법에 익숙한 나라도 이 말에서 바로 정답을 찾아내긴 어려웠다·

내가 답안지를 작성하기도 전에 메피스토펠레스의 말이 이어졌다·

[최악의 경우 사탄이 내부 자원을 돌려막기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아··· 이미 만들어 둔 악마를 갈아서 다시 쓴다고?’

[그래·]

‘설마 있는 악마들 다 합쳐서 대악마 하나를 탄생시킨다거나····’

[참고로 대악마는 쉽게 탄생되지 않아· 힘만 필요한 게 아니라 그 거대한 힘을 제대로 다뤄 낼 수 있을 만한 자아가 동반되어야 하니까· 베헤모스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던 거고·]

그러고 보니 오만도 외부 출신이고 메피스토펠레스도 외부 출신이었지· 그럼 안 그래도 일곱 마리뿐인 대악마 거진 1/3이 외부 출신이란 거네· 대악마 탄생하기 어렵다는 건 바로 와닿아서 다행인데 사탄 입장에선 이게 맞나?

‘그 새끼가 왜 끝까지 영업하려 했는지 알겠네····’

[뭐 그렇지· 그 오랜 기간 동안 지옥에서 탄생한 대악마가 고작해야 마몬이랑 레비아탄 바알제붑 베헤모스 아스모데우스 이 다섯뿐인 마당이니·]

···정정하겠다· 바알제붑이랑 베헤모스는 식탐 1·2대니까 하나로 치고 아스모데우스도 사망해서 릴리스와 배턴 터치 했으니 제외· 이러면 일곱 마리 중 무려 넷이 외부 출신인 거잖아·

이거 진짜 맞냐?

[각설하고 내가 말하려던 재사용의 의미는··· 본인이 먹어 본인의 동력원으로 삼을 거란 이야기야· 친애하는 그대·]

‘···내가 항상 생각하는 건데 너희 악마들은 동족 포식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오 친애하는 그대· 굴러다니는 마기 덩어리들과 나를 동족 취급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염병 저런 마인드니까 섭식이 일반화되지· 아오·’

사탄 새끼가 부하들 불러 놓고 ‘자 우리끼리 싸우지 말아요·’ 한 이유를 알겠다· 동족 의식은 개뿔 서로를 배터리 내지 경험치 토템으로 알고 있잖아· 근데 그게 정작 사탄 자신에게도 적용되고 있고·

‘···아니 그보다· 이거 자칫하면 무한 마기잖아·’

[정답이야 그대· 참고로 저쪽은 악마들의 탄생에 대부분 관여한 만큼 어지간해선 섭식의 부작용이 없어· 정말 개같은 이야기지·]

‘미친· 그럼 지옥에 있는 악마를 다 잡아야 하는 거야?’

[사탄이 회복할 틈도 없이 죽인다면 그렇게까지 될 일은 없을걸?]

‘회복할 틈도 없이 죽이는 게 가능은 하고?’

[글쎄· 일단 과거의 나는 불가능했어· 놀랍게도 사탄의 본질 역시 불꽃이라서 말이지· 기본 맷집이 워낙 좋아서 티도 잘 안 나고 본인도 잘 안 꺼내는 힘이지만·]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걸음을 우뚝 멈추고 말았다· 이럴 타이밍이 아닌 건 알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착잡한 이야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불꽃이라면 재생 수준은 말할 필요도 없겠군·’

[아무래도 그렇지·]

‘그 외의 특징은?’

[딱히 없어· 아까 같은 시공간 계열 능력도 나는 몰라· 그런 걸 쓰는 걸 딱히 본 적 없으니까· 애초에 그쪽은 주 능력이 마법인 쪽도 아니라고?]

그리고 나는 다시 걸음을 바삐 재촉했다· 인퀴지터와 계명이 어디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탄이 불속성인 걸 알아 버린 이상 합류를 더 늦출 수는 없었다· 그들이 큰 피해를 입기 전에 반드시 만나야 했다·

[아 사탄은 형체를 제멋대로 바꿔 가며 싸우는 스타일이야·]

‘자세히·’

[자세히라고 해도··· 인간형 짐승형 기타 등등 온갖 형태를 그때그때 바꿔 가며 즉흥적으로 싸우는 타입이라· 다만 평상시 싸울 일이 드물어서 기교나 기량이 뛰어난 편은 아니야· 동력이 넘쳐 나다 보니 세세한 조절보다는 힘으로 찍어 누르는 성향도 있고··· 이렇게 보니 그대와는 제법 상성이 맞을지도 모르겠네· 오만처럼 함정을 파는 것도 아니야 다양한 마법으로 사방을 꽁꽁 틀어막지도 못해 가진 거라곤 압도적인 화력과 끈질긴 생명인데 이건 그대도 동일한 지점이니까·]

확실히 쐐기 역을 맡고 있던 상황에도 압도적인 피지컬과 동력으로 찍어 누르는 느낌이긴 했다· 거대한 몸체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긴 했지만··· 근데 내가 언제 압도적인 화력을 썼냐? 나는 궁만 빼면 항상 숟가락 딜로 싸워야 하는 인간이라고·

‘···각설하고 홈 어드밴티지까지 고려하면 행성 자체를 싸그리 몰살시킨다는 마인드로 가야 하나·’

[좋은 마음가짐이야· 최악을 항상 대비해 두는 건 훌륭한 태도지·]

‘그래 그런 점에서 너는 반드시 지옥에 떨구고 간다· 행성이랑 같이 몰락해 버려·’

[···사탄의 심장은 양보해 주기로 한 것 기억하고 있지?]

‘제발 전투 도중에 심장도 터져 버렸으면 좋겠네·’

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불행을 기원하며 고개를 힐끔 들었다·

지옥이 보였다·

서걱!

아울러 한쪽 팔을 날려 먹는 계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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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Difficult if the Main Character is a Concept Bug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m a roleplayer. A gamer who creates characters according to their classes and happily acts as them. “Don’t… Touch me……” “Talk more and see if you can handle my wrath……” My current character was a Demon Knight who kept a Demon sealed in his right arm! One day while I was just acting as my character and enjoying the game as usual……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And as if not being able to log out wasn’t enough… “You disgusting Demon! So you finally took over Sir Demon Knight’s body!” “My eyes cannot be deceived! Sir Demon Knight isn’t that kind!” Because of my damn companions I couldn’t even stop role playing! Can this role playing gamer faithful to their setting ever return to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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