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2
이른 아침 ‘광야’는 중간 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으음!”
셋째 황녀 유시아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양의 정보를 보고받았다· 그녀는 책상 위에 수없이 많은 종이를 펼쳐놓고서 꼼꼼히 살폈다·
“확인했습니다· 다음!”
그러자 일원 중 한 명이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제가 보고드리겠습니다·”
“예·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잔불의 기사 스칼렛 유디트의 유년 시절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만·”
‘광야’는 셋째 황녀인 유시아를 등에 업고있기에 보다 많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보다 많은 정보’에는 당연히 극비 사항도 포함이었다·
“의외로 그녀의 어린 시절 검술은 형편없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성적을 놓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으음 그건 좀 이상합니다· 스칼렛이라면 분명 천재의 태생을 지녔을 텐데·”
“더더욱 이상한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한 번 이것 살펴보시겠습니까·”
공손하게 내민 자료를 유시아가 받아든다·
그리고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인다·
“아···· 이건 플란 경에 관한 자료입니까?”
양은 방대하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유년 시절의 플란을 향한 주변 인물의 평가와 성적· 대충 그러한 것들 뿐이었으므로·
“예· 맞습니다 황녀님·”
“플란 경이 훌륭한 검술을 지녔다는 것은 직접 보았어서 압니다···· 아? 그것 때문에 건넨 것이 아니군요?”
문득 유시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저는 시기에 주목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플란이 검을 놓은 후 스칼렛의 성적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으으음····”
셋째 황녀가 고민에 잠겼다· 이 부분은 확실히 그저 우연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아 그리고 저희에게 들어온 의뢰도 있습니다·”
“의뢰? 광야는 의뢰를 받지 않습니다·”
꼬리가 잡혔을 때를 대비하여 유시아는 광야를 평범하게 의뢰를 받아 활동하는 조직 정도로 위장해두었다·
하지만 위장은 위장일 뿐· 실제로 의뢰를 수행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
유시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 이것도 플란 경에 관한 의뢰입니까?”
“그렇습니다· 한데 금액을 보십시오”
“금액···? 엇 3천 개라니···!”
3천 개· 착수하기만 해도 주겠다는 금액이었다·
[플란 유디트의 모든 것을 조사할 것· 선수금 금화 3천개입니다· 완료하면 세 배를 줌·]
“이건 아마····”
애초에 이만큼의 금화를 쉽게 제시할 수 있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전혀 통일성 없이 엉터리에 가깝게 써진 문장들· 이런 것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유시아는 어렵지 않게 상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혈귀나 마인? 어째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방에서 관심을 갖는 걸 보면 플란에게 정말 뭐가 있긴 한가봅니다·”
조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어쩌면 정말 친자가 아닐 수도 있고요·”
유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음 그래도 그건 아닐 겁니다·”
그의 말을 단칼에 잘라낸 후 셋째 황녀의 황금빛 눈동자가 더없이 깊은 생각에 잠긴다·
“저는 오히려···· 잔불 쪽이 의심스럽습니다·”
◈
···결국 끝까지 점수를 다 쓰지 못했다·
마법 학부의 대표 셋은 점수를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했으나 조금도 쓰지 못했고 결국 도박장에서의 일은 세 개의 기사조가 점수를 탕진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예외조항인 ‘안개 절벽의 유령’을 이용해 토벌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점수를 이만큼이나 쌓다니 그걸 또 불리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성과였다·
“와····”
그리고 안내 방송에 따라 광장에 모인 후 베키는 저도 모를 감탄을 내뱉었다·
대표들이 모이는 공간을 사각형으로 비워둔 채 그 근처를 바글바글 몰린 사람들이 메우고 있었다· 기자 주민 관계자···· 구성원은 다양하다·
“이쪽 한 번만 봐주세요!”
“인사해주세요! 인사!”
“─!”
“언니! 마수 많이 잡아줘여!”
난생처음 겪어보는 요란함· 소란의 일부가 본인을 향한다는 감각이 소녀에게는 숫제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하긴 주민들 입장에선 토벌제가 축제지····”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여러 조가 마수를 치워주겠다는데 그걸 기뻐하지 않을 이는 없을 터·
“그렇다쳐도 토벌제가 진짜 대단하긴 하구나·”
베키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토벌제의 위용을 실제 육안으로 담으니 체감이 된다·
심지어 이건 현장에 모인 사람들에 불과하다· 기자들이 수정구를 통해 현황을 중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생각해보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현재 토벌제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음····”
그런데 지금 베키에게는 그것보다도 더더욱 신경 쓰이는 사실이 있었다· 베키는 고깔모자의 끝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분명 각혈이었던 것 같은데·”
피를 토했던 플란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대체 왜일까·”
베키는 아주 진지하게 골몰했다· 대상이 다른 누구도 아니고 플란이라서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멀쩡한 게 오히려 이상한가?”
그간 ‘플란의 멀쩡함’을 너무 당연시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가 해왔던 일들을 하나하나 놓고 보자면 몸이 버틴 것이 신기할 정도인데 말이다·
플란은 중요한 사실을 베키에게 감춘 것 아닐까?
아니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플란이 피를 토했는지 그 창백한 안색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그 모습만으로도 베키에게는 중대사항이었으니·
“너·”
“읏?”
갑자기 들려온 트릭시의 목소리에 베키가 폴짝 뛰었다· 트릭시는 그 요란한 꼴을 보고서 미간을 좁혔다·
“아까부터 왜 그렇게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어·”
“아 좀 중요한 고민을 하고 있었어·”
“하·”
트릭시가 코웃음을 쳤다·
“또 막상 놓고 보면 안 중요한 거겠지·”
그러나 그 말만큼은 베키도 참을 수 없었다!
“중요하거든?”
“안 중요해·”
“중요하다니까!”
“안 중요해·”
···베키는 자초지종을 전부 털어놓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시한부라고?”
이야기를 들은 직후 트릭시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설마 했던 말이 나오자 베키가 진땀을 흘렸다·
“시 시 시한부까지겠어? 설마·”
“피를 토했다며· 최근 행동도 따지고 보면 수상하긴 하잖아· 저번에는 대뜸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질 않나·”
가만히 듣던 루이스도 거들었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있긴 하네· 물론 성미가 부지런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도 있겠지만·”
만일 플란이 시한부라면 모든 것이 나름 설명되기는 한다· 최근 들어 태도가 달라진 것도 늘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삶의 기한이 정해져 있다면 충분히····
“아이씨 그래도 이건 너무 억지인 것 같애· 내가 괜한 말을 꺼냈나 보다·”
결국 베키가 대화를 수습했다· 플란이 시한부라는 사실 자체를 상상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아직도 출발하지 않은 풋내기들이 있었나·”
조별로 줄을 맞춰 선 그들 앞으로 턱수염이 덥수룩한 정규 기사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을 벗어나는 순간 실전임을 명심해라· 지금부터 너희들이 마주치게 될 것은 실제 마수야·”
토벌제의 규칙을 모르는 대표는 이제 없었다·
대표들은 지금부터 베르켈을 탐험한다· 지형이 뒤바뀐 이곳에는 마수를 비롯하여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태다·
모두 여기서 일주일간 생존을 하고 점수를 쌓아야 한다·
마수를 잡는 것으로 기본적인 점수를 획득한다·
이 부분은 마수가 사망할 때 발생하는 ‘사념’을 팔찌 형태의 아티팩트가 감지하는 식이기에 오차를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또한 동맹이 허용되며 점수는 양도가 가능하다·
“곳곳에 정규 기사들이 배치되어있긴 하다만 결국 본인 안전은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한다·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구간에는 기자도 정규 기사도 없으니까·”
정규 기사의 표정이 사못 진지해졌다·
“다들 이해했나? 아무리 점수가 급해도 웬만하면 위험 지역은 피하도록 해라· 거기선 누구도 너희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어· 애초에 지형이 실시간으로 뒤바뀌는 곳이다·”
그는 이후로도 위험 지역에 관한 설명을 3번이나 강조했는데 이를 호들갑이라고 여기는 대표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위험 지역은 경고를 몇 번이나 강조해도 아깝지 않을 장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토벌제의 인명사고 10번 중 9번이 위험지역 내부에서 발생한다·
“안내는 여기까지· 너희도 슬슬 출발해라·”
다들 긴장이 어린 표정으로 본인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마법 학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플란이 합류한 것은 그때쯤이었다·
그는 서류 가방 하나를 들고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나머지 셋은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왜곡 가방?”
“왜곡 가방이네·”
모를 수가 없었다·
플란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세 명이 상점에서 구매할까 했다가 포기했던 것이라 보기 익숙했다·
공간의 제약에서 일부 벗어나 많은 짐을 담을 수 있는 아티팩트· ‘왜곡 가방’이었기 때문이다·
베키가 눈을 깜빡거렸다·
“플란 왜곡 가방 구입했네? 그것만 산 거야?”
“아니· 환상 지도 역시 구매했다·”
“엇 환상 지도!”
베키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음 말을 이어간다·
“아아···· 다행이다! 우리가 상점을 아예 이용하지 않을 계획인 줄 알았어· 근데 왜곡 가방이랑 환상 지도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든든하네·”
트리깃와 루이스의 얼굴 위에도 안심스러운 기색이 떠오른다· 그들 역시 어떠한 물건도 없이 토벌제를 헤쳐나가는 것은 어렵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그러나 플란은 태연하게 받아쳤다·
“환상 지도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다·”
“····”
잠시 정적이 흐른다·
트릭시가 되물었다·
“···뭐?”
의문이 담긴 세 명의 시선이 플란에게로 향한다·
플란이 조용히 손가락을 튕긴 것은 그때였다·
“···?”
모두의 시선이 허공에 붙박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전부의 표정이 멍청해졌다· 모두 자신의 시야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저거···· 뭐야·”
“환 환상 지도?”
“환상 지도잖아!”
환상 지도·
모두가 육안으로 선명히 살필 수 있계끔 플란은 허공에 환상 지도를 보란듯이 펼쳐버렸다·
토벌제 초반에 어떤 조보다도 빠르게 점수를 모아야 할 이유· 기간 내내 이정표가 되어줄 그 지도·
새 해를 맞이하여 바뀐 베르켈의 지형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마수가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지까지 그 형세가 세밀하게 묘사되어있는 신물(新物)·
그것이 보란듯이 허공에 펼쳐져 있었다·
“─”
시간이 정지한 듯 침묵이 내려앉기를 잠시·
이윽고 광장에 혼란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저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규정 규정 확인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또 마법 학부에서 이상한 짓을···!”
예상을 벗어난 마법 학부의 행위에 몇몇 기사들은 곧바로 의문을 품어 반발했다·
사실 마법 학부의 행위라고 칭하기에도 나름 어폐가 있었다· 순전히 플란의 독단에 불과했으니까·
“프 프 프 플란···?”
“너···· 무슨 짓을····”
따라서 마법 학부 대표들이라고 한들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플란을 쳐다볼 뿐이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그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므로·
그러한 와중 ‘청운’이 가장 먼저 지면을 박찼다· 베키가 도박장에서 마주쳤던 그 기사조였다·
“확인 끝났어· 출발한다!”
“가자!”
그들은 플란의 행위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했다· 뒤조차 돌아보지 않으며 빠르게 저편으로 달려나간다·
“어····”
1학년의 섬광기사 아이반이 청운 생도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한 박자 늦게 지면을 박찼다·
아니 박차려 했지만 중간에 한 번 우뚝 멈추어 선다· 플란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생긋 웃었다·
“플란 공 무운을 빌겠소·”
빛나는 미소를 끝으로 그녀 역시 아주 빠른 속도로 광장을 벗어났다·
팅─
천축의 단장 자네트는 동전을 튕기기 시작했다·
“···이야· 또 한 번 예상을 벗어나는 걸·”
동전이 오로지 같은 궤적으로 정교한 움직임을 보이며 자네트의 엄지와 허공을 뛰논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플란을 바라보았다·
“재밌네 플란· 이런 짓을 벌일 줄이야·”
화난 듯 즐거운 듯· 오묘한 표정이었다·
동시에 광장 구석에서 온 몸을 꽁꽁 싸맨 기사 하나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읊조렸다·
“이제 환상 지도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
그 기사는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꽁꽁 가려진 로브 사이에서는 사검이 빛났다·
◈
토벌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제 광장에 남은 것은 마법 학부의 대표들 뿐이었다·
환상 지도를 누구라도 볼 수 있게끔 넓게 펼쳤기에 다들 나름대로 목적지를 정했을 것이다·
베키가 입을 벌리고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혼이 빠져나간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프 프 플란? 그걸 전부 보여주면 어떡해?”
곁에있는 트릭시와 루이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미간을 좁힌 트릭시가 입술을 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그녀는 기사들이 달려나간 방향으로 시선을 한 번 던지더니 이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나를 바라본다·
“다들 그림자 마수를 독점하러 가버렸잖아· 우리가 독차지해도 모자랄 판에····”
“그림자 마수라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
늑대 들개 인간···· 그림자 마수는 말 그대로 형태를 제멋대로 뒤바꾸는 마수다· 그러나 이것의 인기 비결은 엄청난 개체수에 있다·
많은 마수를 처치하면 그만큼 많은 점수가 뒤따라오기에 토벌제 초반부에 점수를 벌기에는 이만큼이나 훌륭한 마수가 없다는 것이다·
트릭시가 쯧 혀를 찼다·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최선의 수잖아·”
“그 그래 플란· 나도 토벌제가 시작되면 곧바로 그림자 마수만 찾아다니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러한 와중 루이스가 입을 열었다·
“아 혹시·”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루이스가 손바닥 위로 주먹을 탁 소리가 나게 내리쳤다·
“우리가 점수를 벌어온 게 문제였나? 혹시 그것때문에 기권하기로 한 거야?”
“···!”
트릭시와 베키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트릭시는 입술을 몇 번 달싹이고 베키는 끓는 솥에 들어간 개구리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프 플란! 그 부분은 내가 해명할 게 있어! 지려고 했는데도 이겨버린 걸 어떡해? 알잖아? 애초에 포커는 운으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이란···· 읍!”
나는 염동으로 그녀의 입술을 꽉 쥐어버렸다·
“읍···· 으븝····”
발언의 자유를 빼앗긴 베키가 손으로 설명을 이어나간다· 굳이 쳐다보지는 않았다·
“스칼렛·”
대신 내가 입을 열었다·
고작 세글자에 불과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대표들의 몸이 뻣뻣해지는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잔불의 기사 스칼렛 말이다·”
나는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그 여자의 견갑을 부수면 점수를 어마어마하게 얻을 수 있다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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