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8
‘분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왕 거미의 실이 허공에서 한순간에 끊어져 내린다· 붉은 비가 내리는 듯한 광경에 세 명 모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다들 한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
“플란!”
“왔구나!”
거대한 마수가 눈앞에 있다는 것 현재 위험 지역에 발을 딛고 있다는 것 따위는 반가움 앞에서 뒷전인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플란은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가르칠 것이 있으니 너희들은 우선 방어에만 집중하도록·”
여왕 거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그렇게만 이야기를 내뱉을 뿐·
세 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유희를 방해받았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크게 분노한 듯 거미가 길길이 날뛰면서 붉은 실을 휘둘렀다·
루이스는 빠르게 얇은 빛기둥을 여러 개 생성해냈다· 그것들을 창살처럼 겹쳐 공격을 방어해낸다·
─콰아앙!
“무슨····”
어이가 없어서 말이 저절로 새었다· 붉은 실 가닥 하나하나가 강철 채찍 같은 느낌이다·
위험 지역은 가급적이면 피할 것· 아니 반드시 피할 것· 누차 들었던 경고들이 다시 한번 머릿속에서 저절로 재생된다·
“어? 내 얼음 방패!”
방어에 고전하는 것은 나머지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채찍 중 일부는 베키의 얼음 방패를 휙 낚아채 갔다·
“그렇게 놀라있을 때가 아니잖아!”
“아 으응!”
채찍이 막힐 때마다 여왕 거미는 더더욱 날뛰기 시작했다·
수백 가닥이 넘는 붉은 채찍이 허공에서 어지럽게 교차하는 광경이란 그 자체가 최면일 정도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광경이었다·
“나 슬슬 팔이 저려!”
“····”
베키의 외침을 들은 트릭시가 미간을 좁혔다·
평소라면 엄살떨지 말라며 베키를 다그쳤겠지만 지금은 저게 전혀 호들갑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건 정말로 감당하기가 힘든 마수였다·
“윽!”
아래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 동시에 트릭시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어느샌가 소녀의 발목을 붉은 실이 휘감고 있었다·
“마법사라면 시야를 넓게 가져야지·”
플란이 조언 한마디를 건네며 실을 끊어주었다· 살짝 붙잡힌 줄 알았던 발목은 채찍에 휘감긴 듯 멍이 들어있었다·
‘장기전으로 가면 안 되겠어·’
공격을 한두 번 정도 허용한 것쯤이야 괜찮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부상을 입은 상태로 전투를 더더욱 길게 이어가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한 방으로 승부를 보면 될 일· 트릭시는 푸른 화염에 온 힘을 실어서 일직선으로 쏘아냈다·
제아무리 위험 지역의 마수라도 이런 일격에 당하면 멀쩡할 리가 없다· 그리 생각한 순간·
거미 마수는 실을 주욱 당겨 허공으로 뛰어오르더니 트릭시의 화염을 피해 냈다·
“피했다고?”
단순히 난폭한 것을 넘어서서 지능마저도 갖추고 있다는 건가 심리전까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급격히 서늘해진다·
현재의 수준으로 이 마수를 이길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 것부터가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플란이 합류하지 않았더라면 트릭시도 시체 인형 중 하나가 되었을 터다·
하나둘 대표들의 얼굴이 한 명을 향해서 돌아간다· 당연히 플란이었다·
“좋다· 우선 여기까지만 하지·”
플란이 중얼거리며 손을 뻗었다·
“플···”
그의 이름을 소리 내서 부르려던 베키는 마지막 한 글자를 내뱉어 매듭짓지 못했다· 정확히는 매듭지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플란이 그저 손 하나를 뻗었을 뿐인데·
상황의 급박함과 마음속의 다급함이 일시에 소멸했다· 마침내 그의 손이 붉은 실을 쥔다·
스스스─
어디선가 물감이 번지는 듯하다· 손으로 채찍 같은 실을 쥔 것도 놀라웠지만 그것이 점점 푸르게 물드는 광경은 더욱 충격이 컸다·
트릭시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겼다· 원체 좋아하는 푸름이 눈앞에서 펼쳐졌으니·
다음 순간·
“키에에엑!”
거미가 자유를 잃고 장난감처럼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자기 몸을 물어뜯고 비틀어가며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콰드드득·
무언가가 꺾이는 소리가 세 명의 귓전을 때렸다· 여왕으로 군림했던 거미 마수는 이내 한낱 시체에 불과했다·
“····”
트릭시는 저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 자신이 품고 싶었던 푸름을 더 길게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웠다·
모두가 그에게 감사 인사라도 전하려는 순간·
“방금 그 난이도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플란의 말이 더욱 빨랐다·
“오히려 이 정도면 약한 편에 속하지· 너희들은 앞으로─”
한동안 길게 이어지는 그의 가르침을 세 명은 얌전히 경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
몇 가지 조언을 마친 후 내가 곧바로 발걸음을 떼지는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전 해야만 하는 일이 두 가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이미 속세를 떠난 이들의 육신이 희롱당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으므로 나는 임시로 관을 만들어 기사들의 시체를 담았다·
옆에서 루이스와 베키가 숙연한 얼굴로 한 마디씩 중얼거렸다·
“안타깝네· 아무 사이가 아닌데도·”
“그러게· 운이 좋지 않았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내 관심사는 위화감에 있었다· 관의 뚜껑을 닫지 않는 이유는 이들을 향한 추모가 아니라 단순한 의문 때문이었다·
‘애초에 쉽게 마수에 당할 실력이 아니다·’
임시 거처에 있던 당시 근처에 있는 기사들의 기운이 강인함을 확인하고 마법진을 발동했었다·
의문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 시체는 마수에 당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지금부터 직접 확인하도록 하지·”
이내 고개를 저어서 상념을 털어냈다·
어차피 머지않아 진실을 알게 될 터다·
나는 남은 일 중 두 번째를 했다· 치료였다· 대표들의 상처 위로 치유 마법을 덧입혔다·
응급 처치 수준에 불과하지만 또 장기전에서 응급 처치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우와· 뭔가 의외네·”
“그러게· 이건 정말로 예상 못했는데·”
베키와 루이스가 눈을 크게 뜨고서 시선을 교환한다· 그들에게는 내가 치료를 해준다는 사실 자체가 대사건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나는 혀를 쯧 찼다·
“너희는 손이 참 많이 가는군· 두 번은 없다·”
“아니· 플란 싫다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베키가 급하게 손을 양옆으로 저었다· 그렇게 한동안 새삼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 저기 플란·”
어느 순간 베키가 또 한 번 입을 열었다·
“방금 그 거미 말이야 정말로 약한 편일까?”
“아마 그렇겠지· 지금부터 마수만 상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으음 그렇구나·”
베키의 얼굴에 살짝 걱정이 어렸다· 나는 그녀에게 짧게 한마디만 했다·
“굳이 겁먹을 필요 없다·”
“응? 아 으응· 그럴게·”
그녀가 눈을 두어번 깜빡거린다· 옆으로 휙 돌아가는 고개가 조금 붉어져 있었다·
“플란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해야지· 응·”
베키가 지면을 발끝으로 툭툭 차면서 중얼거렸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단순히 베키를 위로하기 위해서 건넨 말이 아니다· 오히려 덤덤하게 뱉어도 될 사실에 가까웠다·
“그런데 플란 너는 괜찮아?”
이번에는 루이스가 내 안부를 물었다·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그는 지금 실제로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건가·”
“아하하 티 났나? 그냥 고마워서 그랬어·”
루이스가 방긋 미소 지었다·
“사실 우리를 기권시키면 네 입장에선 편하잖아· 플란 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굳이 우리를 챙겨주는 게 궁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너는 고등위에 도달하고 싶은 것 아닌가·”
“응?”
나는 그를 향해서 조용히 말을 이었다·
“말한 그대로다·”
“음···· 맞지· 6등위 이상은 도달하고 싶어·”
루이스가 조심스레 대답을 내놓는다· 우선 그 정도의 대답이면 충분했다·
“조금 거들어줄 뿐이다·”
마법 학부의 총장· 코네트는 토벌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반을 편성해주겠다고 내게 약속했었다·
세 개의 원석 위험 지역에 잠들어있는 고대 룬어와 관련된 물건 토벌제의 성적·
이 세 가지 요소는 분명 뒤따르는 이들의 나침반이 되어줄 터· 나는 이 세계에서 마법이 조금이라도 빨리 위대해지기를 바란다·
‘심지어 성장세가 나쁘지 않다·’
본인들조차도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 같지만 세 명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게 기꺼이 치료를 해주는 이유다·
‘가망이 없다면 기권시킬 생각이었다만·’
여왕 거미의 공격을 나름 방어해냈다는 점 기류가 탁한 이곳에서 호흡을 무리 없이 하고 있다는 점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이 전부를 ‘운이 좋았다’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바꾸어 말해 지금도 세 명 모두가 자신을 뒷받침할 실력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더 성장시켜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자연스레 생겨난다· 이들을 보고 ‘원석’을 떠올렸던 내 안목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최근 마법 학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던 황실에서도 머지않아 그 가치를 알게 되겠지·
상념은 그쯤에서 접었다· 아직 트릭시의 치료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발을 내밀어라· 트릭시·”
“····”
그런데 트릭시는 발을 오히려 슬그머니 뒤로 뺐다· 자긴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난 괜찮아·”
“일을 귀찮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데·”
“멀쩡하다니까···· 읏!”
뒷걸음질 치더니 아예 엉덩방아를 찧는다·
트릭시는 필사적으로 자기 발을 감췄다· 입술을 몇 번 달싹이더니 고개를 휙 돌린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멀쩡하다는 말은 당연히 거짓말이다· 척 보기에도 왼쪽 발이 움직이지 않는 듯했으니·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염동을 활용해서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트릭시가 어깨를 움찔 떨면서 반응했다·
“뭐 뭐하는 거야· 괜찮다고 했는데·”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발목에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멀쩡하다는 건 조금 억지였는지 트릭시는 이내 말을 바꾸었다·
“다른 곳· 다른 곳 쳐다보면서 해·”
트릭시는 안절부절못하다가 손바닥으로 아예 얼굴을 가려버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잔뜩 그을린 발이 보였다· 내 시선을 확인하자마자 트릭시가 다급하게 덧붙였다·
“···보지 말라고 말했잖아· 흉하니까·”
나는 대답 대신 질문을 돌려주었다·
“발이 왜 이 모양이지·”
“갑자기 왜 시비야·”
트릭시는 어이없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가도 악의가 없는 내 시선을 마주하자마자 표정에 힘을 살짝 풀었다·
나는 다시 한번 조용히 물었다·
“이렇게 된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예전이라 기억 안 나· 치유 끝났지?”
그렇게 트릭시는 도망치듯 발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내가 그 발목을 붙잡았다· 자세히 보니 원인을 알 것 같았다· 발등 위에는 마력의 그을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채였다·
나는 다시 한번 이번에는 다르게 물었다·
“너는 이 발을 고치고 싶나·”
“····”
트릭시는 잠시 멈칫했다가 조용히 대답했다·
“당연한 걸 묻고 있어·”
마력의 그을음을 씻어내는 건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다· 다만 나는 이러한 상처들을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이라·
“전혀 흉하지 않다·”
우선 그 정도로만 내뱉었다·
그 순간 트릭시의 몸이 강하게 경직되었다· 그녀가 헛숨을 들이키고 마나가 정신없이 흩어졌다·
이내 트릭시가 눈을 여러 번 깜빡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충격과 의문이 반반씩 섞여서 일렁이고 있었다·
“무 무슨·”
그녀가 한 박자 늦게 발을 빼더니 급하게 일어섰다· 보아하니 멀쩡해진 모양이었다·
그녀가 이마 앞의 앞머리를 몇 번이고 넘기면서 정리했다· 결국 딱 한 마디를 했다·
“···네가 이상한 거야·”
그건 유난히 날카롭지 못한 음색이었다·
◈
치료를 마친 후 나는 대표들을 이끌고 본격적으로 위험 지역을 나아갔다·
걷다보니 길이 두 갈래 세 갈래로 복잡하게 나뉘었지만 지도가 있었기에 망설임은 결코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길의 끝에 섰을 때·
“이게 뭐야·”
“신전? 엄청나게 크네·”
세 명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의 모습을 살폈다·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대한 신전이었다· 오로지 크기 하나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기에는 충분 건축물·
베키가 긴장한 기색으로 입술을 떼었다·
“지금부터는 이 안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녀가 그렇게 내뱉은 직후·
“어?”
─쿠구구구!
보랏빛 안개가 시야를 가득 메우며 지면이 통째로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앞이 안 보여!”
“다들 조심해 지금 옆에 있는 거지?”
안개가 사라지고 다시 시야를 되찾았을 때쯤 지금껏 걸어왔던 길은 그저 음산한 하나의 숲으로 변모해있었다·
베키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한 방울 흘렀다·
“위험 지역은 지형이 실시간으로 변한다더니···· 실제로 보면 이런 느낌이구나·”
“덕분에 선택지가 사라졌네· 이제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겠어·”
루이스가 옆에서 혀를 내두르며 거들었다·
나는 덤덤하게 그들을 이끌었다·
“어차피 신전 내부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지형이 한순간에 뒤바뀐 것이 꽤 많이 신기했는지 셋은 내 뒤를 쫓아오면서도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았다·
정작 내 관심사는 신전 안쪽에 있었다· 기운을 과시하겠다는 듯 강렬하게 내뿜는 존재들이 있었으므로·
그러한 기운을 비단 나만이 감지한 것은 아니었는지 트릭시가 진중한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안에 무언가가 있어· 좀 위험한 게·”
우리는 일자로 뻗은 신전의 복도를 걸었다·
고풍스러운 장식물로 가득했을 이곳은 현재 사방이 마수의 시체로 뒤덮인 채였다·
그리고 마침내 복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을때쯤 나는 강렬한 기운의 주인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기사·’
예상대로 놈들은 마수가 아닌 기사였다·
아니 하지만 순수히 기사라고 할 수도 없다·
우리 일행을 발견한 뒤 녀석들도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법사들이 왔네·”
“차라리 잘됐네요· 위험 지역까지 제멋대로 끌어들인 책임을 묻고 싶었거든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나는 가만히 기운을 되짚었다· 동시에 어딘지 모를 익숙함을 느꼈다·
그때· 옆에 있던 베키가 상대를 알아보았다·
“청운 기사단의 키안? 왜 그···· 도박장에서 나한테 점수 전부 잃었던 녀석!”
“그런 일도 있었죠 참· 그쪽은 여전히 내 타입이 아니지만~ 그래도 반가워요·”
잘 넘겨진 금발의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 그것을 유심히 살피던 베키가 눈살을 찌푸렸다·
“우욱 느끼해· 쟤네는 왜 여기에서 복도를 막고 있는 거야·”
베키의 말을 듣고서 키안이 무언가 반응하려고 했지만 그전에 내가 목소리를 냈다·
“키안이라고 했나·”
나는 마침내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청운 녀석들은 지금도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고 나의 기감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른 조의 기사들을 왜 죽였지·”
잠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러나 분명하다· 시체에서 얼핏 느껴졌던 기운과 저들의 것이 완벽히 일치하므로·
그러나 이는 순수히 기사의 것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마인의 것에 가깝다·
“흐음····”
키안이 잠시 턱을 문지르며 고민했다·
좌우로 눈동자를 한 번씩 굴리더니 다른 청운 기사들과 시선을 한 번씩 교환한다·
그리고 마침내·
미소를 한순간에 거두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게 왜?”
그의 목 위로 두드러진 핏줄이 새까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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