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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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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길었던 토벌제도 마침내 끝을 맞이했다·

마인이 부활하는 일은 없었고 위험지역에 뒤늦게 도착한 파견인들은 빠르게 대표들을 수습하여 자리를 떴다·

그렇게 모두가 자리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

잔불의 기사 스칼렛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어지럽다·

현기증 비스무리한 걸 느끼는 듯하다·

스칼렛은 두 발이 못이 된 듯 땅에 박혀있었다·

이유는 오로지 한 명· 플란이었다·

의문투성이다·

스칼렛은 나약함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감정을 결코 드러내는 법이 없었다·

당황 걱정 초조···· 그따위 감정들은 주인을 흔들리게 만들고 그녀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될 위치에 섰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토록 감정적으로 나약했던가· 그간 쌓아왔던 마음의 벽이 이토록 허술한 것이었나·

방금 목격한 화염을 현재 스칼렛의 상태를 그녀조차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네가 어떻게·”

그런 화염을 구현할 수 있을까·

작열(灼熱)을·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내지 못한 업적이 없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했던 적 또한 없으며 자신이 옳을 길만을 걸어왔다고 굳게 믿는 잔불의 기사·

유디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는 자신에게 제 마음속 의문을 수없이 속삭이다가·

“이봐!”

스칼렛이 바닥을 박차고 단숨에 플란에게로 접근했다· 그건 돌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둘의 키는 맞먹을 정도로 거대했고 이내 서로의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플란은 조용히 스칼렛을 흘겨보았다· 스칼렛이 대뜸 다가온 것이 반갑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내게 볼일이 있나·”

플란이 나지막이 물었다· 스칼렛은 흔들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따져 묻는다·

“방금···! 방금 그 화염은···! 대체 뭐였지?”

플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 스칼렛을 바라보더니 이게 굳이 질문이 필요하냐는 듯한 말투로 짧게 대답했다·

“간단한 마법이다·”

“이····”

스칼렛이 조용히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그건 네 것이 아니다! 그건 나의···!”

플란은 이미 몸을 반쯤 돌린 채였다·

스칼렛이 다급하게 팔을 뻗어 플란의 팔을 움켜쥔 그 순간 둘의 피부가 맞닿는 그 순간에·

“···!”

스칼렛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새하얗게 타버리고 남아있는 재· 플란의 고유 능력 회로는 그와 비스무리한 상태였다·

“무슨····”

한 층 더 깊어진 혼란에 스칼렛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화염은 정녕 마법이었단 말인가·

마법이었든 고유 능력이었든· 무엇하나 스칼렛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플란은 미간을 좁히며 스칼렛의 손을 떼어낸다· 사내는 조용히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거기 서라·”

스칼렛이 말했다·

상대가 그 누구였어도 통했을 그 경고가 플란에게만큼은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

“멈추어 서라고 했다!”

그건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화염을 다루는 이가 누구인지는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다·

작열을 다루는 이가 가문의 뜻을 버린 배신자라면 유디트를 마법 가문으로 바꾸겠다며 가문의 정통성을 통째로 갖다 버리겠다는 놈이라면····

···그것만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타앙─!

둔탁한 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플란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팔을 쭉 뻗은 스칼렛 앞의 지면에 그녀의 자랑스러운 견갑이 처박혀있었다·

“나와 결투해야 할 거다· 플란·”

“결투· 지금 그렇게 말한 건가·”

“네놈에겐 화염을 다룰 자격이 없단 말이다!”

플란은 한동안 바닥에 내던져진 견갑만을 바라보았다·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지·”

플란이 시선을 올려 스칼렛을 마주 보았다·

“한데 스칼렛·”

그의 표정에 어려있는 것이 비웃음인지 무시인지 스칼렛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딱히 네 견갑은 필요 없다·”

고작 그 한마디를 남겨두고서·

플란은 자리를 떠났다·

···메르헨 아카데미의 공동 회의실·

[마법 학부 —-]

[천축 9045]

·

·

·

토벌제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아직 외부에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다음날이 되면 바깥의 모두가 이 수치를 알게 될 터였다·

마법 학부의 점수는 숫자로 표기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들의 순위를 모르는 이들은 여기에 단 한 명도 없었다·

“후후후····”

마법 학부의 총장· 코네트의 입술 사이로 조소가 연이어 새었다·

“후후후 아 이런·”

그녀가 뒤늦게 손바닥으로 입을 가렸다· 그 간단한 동작이 퍽이나 우아하다·

그녀의 직위는 마법 학부의 총장이다· 우선 그에 걸맞게 차려야만 하는 예의가 응당 있었다·

그러나 당연히 모든 마법사가 코네트처럼 예의를 차리고 있지는 않았다·

“이겼다! 마법 학부가 이겼어요!”

바이올렛이 쾌재를 불렀다·

“점수가 표기되지도 않는다니 이런 건 처음 봐·”

“그만큼 대단하다는 거죠· 처치한 마수가 얼마나 많아야 이런 일이 생기겠어요?”

코네트는 그러한 반응을 지켜보며 의례적인 말을 내뱉었다·

“자자 다들 진정하시지요·”

“어떻게 진정해요! 마법사들이 토벌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요! 저거 다 내 제자들이에요!”

바이올렛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 뒤로는 코네트도 굳이 말리지 않았다· 애초에 그녀 역시 이런 분위기가 싫지 않았다·

예의가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그동안 늘 적정선을 지켜왔다고 자부하지만 기사 학부에서도 그것을 지켜주었던 기억은 굉장히 드물었다·

“마법 학부의 체면이 드디어 섰습니다!”

“그냥 선 수준이 아니죠· 날아올랐어요!”

“돌아오면 뭐부터 챙겨줘야 하지?”

크기를 곱절로 키워가는 소란 속에서도 기사의 목소리는 단 하나도 없었다·

“····”

클라우드 기사 가문의 가주 콘라드는 토벌제의 결과를 보고서 멍하니 섰다·

인간이 극한에 몰리면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던 말·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를 비롯한 기사들은 현재 분노라는 감정을 느낄 수조차 없었다· 그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허탈함만이 마음속에 자리할 뿐이었다·

“왜?”

콘라드가 아주 작게 내뱉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은 의문뿐이다·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치달았단 말인가·

토벌제는 기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축제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마법사들의 조가 끼어든 올해 전례가 없었던 참패까지 당해버렸다·

···그저 패배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판도가 뒤바뀔 것이다·

기사들의 입지가 당장 부정당하진 않겠지만 사람들은 미래를 논하면서 꼭 마법사들을 언급하게 될 터·

또한·

그는 외부에 있는 기사 생도들을 떠올렸다·

그들 또한 마법사를 견제하게 되겠지· 어쩌면 공포를 느낄지도 모른다· 

그동안 온실 속의 화초처럼 즐겁게 성장했던 이들이 이제는 마법사들을 상대로도 좌절하고 무너지는 경험을 해야만 한다·

‘플란!’

그는 속으로 한 마법사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그 한 명이 모든 것을 뒤바꾸어버렸다·

플란은 심지어 1학년에 불과하다· 가장 어린 학년이 기사들을 꺾어버렸으니 무어라고 변명할 거리조차 없다· 

이게 무슨 치욕이란 말인가·

다시는 없을 치욕이었다·

“대표들을 직접 데리러 갈까요?”

“그냥 기다리게· 주책맞게 굴지 말게나·”

“축하는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지금도 사방에서는 기쁨에 젖은 마법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 하나하나가 콘라드의 뇌를 통째로 갉아먹는 듯했다·

그가 참다못해 소리쳤다·

“다들 지금 뭐하는 겐가! 황녀님 앞에서!”

순간 공동 회의실이 고요해졌다·

상당수의 마법사가 둘째 황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인지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소식에 그만 황실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내 눈치를 굳이 살필 것 없느니라·”

그러나 정작 오로라는 태연했다·

“플란· 플란이라····”

그녀는 그 이름을 정확히 두 번 중얼거렸다·

“어째 반가운 놈이로구나·”

오로라는 플란을 반갑다고 표현했다·

플란의 모습을 아주 잠깐 지켜보았지만 그로부터 분명히 발견해낸 몇 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영혼· 자신을 결코 추레하게 두지 않는 고결함· 

그리고 끝도 없이 나아갈듯한 야심·

오로라는 거기서 문득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다 문득·

오로라는 주변을 한 차례 둘러보았다· 공동 회의실이 쥐 죽은 듯 고요해져 있었다·

둘째 황녀가 혀를 쯧 찼다·

“눈치를 살피지 말라 하였거늘···· 다시 아까처럼 떠들도록· 명령이니 누구도 어기지 말거라·”

그리고 선언하듯 내뱉었다·

“토벌제의 우승은 마법 학부가 하였느니라!”

공동 회의실은 다시 마법사들로 인해서 다시 빠르게 소란스러워졌다· 문제 될 것은 전혀 없었다· 이 또한 황녀의 명령이었으니·

“···콘라드님·”

소란 속에서 다른 정규 기사 하나가 콘라드에게 문서 한 장을 내밀었다·

“토벌제 생존자 명단입니다·”

콘라드는 한숨을 푹 내쉬며 명단을 받아들었다· 짜증 섞인 눈동자를 위에서 아래로 움직인다·

“····”

그리고 느껴지는 위화감·

한 번 두 번 세 번···· 명단을 반복해서 확인할수록 콘라드의 눈이 점점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생존자 명단·

그곳에 자신의 아들 청운의 단장 생도·

키안 클라우드의 이름이 없었다·

이틀 뒤 늦은 밤·

내가 베르켈을 떠나 마침내 아카데미의 정문에 도착했을 때· 현장은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굳이 또 소란을 피우는군·”

마법 폭죽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지면으로부터는 악단의 연주가 흘러와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정문에 선 베키가 소스라치게 놀라 했다·

“이 이게 다 뭐야···?”

마법 학부로 향하는 붉은 융단이 깔려있었다· 그뿐인가 옆에는 고급스러운 장식의 울타리까지도 세워진 채였다·

누구를 위해 이런 것들을 준비했는가· 굳이 어렵게 생각해야만 이해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트릭시가 무심하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 우승했는데·”

“이거···· 나중에 집으로 가져가도 되나?”

베키가 장식에 붙어있는 보석을 만지작거렸다· 당연히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다·

휘이이잉─ 펑─! 퍼엉─!

마법 폭죽은 지금도 끊임없이 하늘을 수놓는다· 융단 위를 걸으면 걸을수록 사람들의 환호도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마법 학부의 권역에 발을 딛은 순간·

“···!”

나를 제외한 세 마법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쪽 한 번만 봐줘!”

“왔다! 대표들이다!”

“우승해줘서 고마워─!”

온갖 학생들이 울타리에 붙은 채로 환호를 부르짖고 있었다·

“으어어···?”

베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루이스와 트릭시조차도 이 정도는 예상을 못 했는지 입을 벌리고 한 마디씩 중얼거렸다·

“이렇게나 많이 모여주다니 시간도 밤인데·”

“···뭐야·”

세 명 모두 앞으로 나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 엄청난 관심을 처음으로 접할 때는 곁에 당혹감이 동반되기 마련이니까·

세 명의 고개가 나를 향해 휙 회전했다·

“플란! 우리 어떻게 해야 해···?”

베키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려니 해라·”

“그러려니 하라고? 이걸? 엇 잠깐만!”

나는 앞서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루이스를 제외한 두 명이 나의 등에 딱 달라붙어서 조심조심 걷는다·

“당당하게 걸어라· 우승하고 돌아왔으니·”

“생각해보니까 그렇긴 하네···· 아니 그래도!”

누군가가 등 부분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정황상 베키였다·

따뜻해진 등이 거슬렸지만 무시하고 걸었다· 발걸음에 망설임을 담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더 걸었을 때·

“플란 경!”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쏟을 겨를은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응대할 수밖에 없었다·

“플란 경─!”

새하얀 눈 뭉치 같은 것이 나의 품 안으로 다짜고짜 안겨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앞을 내려다보았다·

새하얀 머리카락 황금처럼 빛나는 눈동자·

유시아· 그녀였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물론 모두가 축하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유시아는 대표들의 품에 조그만 가방 하나씩을 안겨주었다·

베키가 얼떨떨해하며 물었다·

“유시아 이게 뭐야?”

“야광 종합 선물 꾸러미입니다! 취침하시기 전에 불을 꼭 끄고 열어보십시오!”

“야광 종합 선물 꾸러미····”

기쁘다기보단 난감해하는 표정· 유일하게 루이스만이 가방을 자리에서 곧바로 멨다·

“아 그런데 플란 경!”

유시아가 내 옆으로 달라붙더니 까치발을 들었다· 높이를 겨우겨우 맞춘 뒤 내 귀에 양손을 조심스레 모으고서 속삭인다·

“···잠시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건 평소와 꽤 다른 무척 진지한 음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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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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