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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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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0

클라우드 가문·

끝없이 이어진 광활한 영지· 넘쳐흐르는 자본의 힘· 황실 내에서도 입지가 있는 권력· 그리고····

클라우드 가문의 가주 콘라드·

눈 밑에 십자가 모양으로 그어진 흉터 백발을 올백으로 깔끔하게 넘긴 그는 요즘 수많은 정보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후─”

지금도 그렇다· 시가의 매캐한 연기를 쉴새없이 뱉어내며 눈은 자료 위에 쓰인 활자들에 고정해둔 채였으니·

평소라면 가문의 사업 수완을 점검하거나 검을 휘두르는 데에 오차없이 시간을 안배했을 터이나 지금은 오로지 정보만이 그의 관심사다·

무려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키안· 

청운의 단장 생도로서 활동하며 가문의 유망주로 성장하던 아들의 사망 경위를 콘라드는 아버지로서 반드시 알아내야만 했다·

“일주일에 거쳐 무사히 수송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문의 지하실·

중개인들이 ‘키안의 시체’를 구해오는 데에 성공했다· 일주일이나 걸리긴 했지만 타인의 눈을 피해 시체를 조용히 빼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훌륭한 성과였다·

“고생했다·”

콘라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실의 눈조차 피할 계획을 세우다니 평소라면 이토록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은 너무나도 경우가 특수했다·

“····”

막상 지하실의 문고리를 쥐니 감회가 새롭다·

아들의 시체를 확인하는 행위가 오묘하다·

고작 시가를 한 번 빨아들이는 것으로 마음을 갈무리한 후 콘라드는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음·”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서서 마주한 풍경은 그의 예상과는 다소 다른 것이었다·

콘라드가 요구했던 것은 청운 생도의 시체 총 네 구· 그러나 놓여있는 철판이 다섯 개이지 않은가·

콘라드는 철판 위를 덮은 흰 천을 차례차례 걷어내기 시작했다· 우선 아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세 명·

결국 참지 못하고 나머지 철판의 헝겊을 모조리 걷어냈을 때· 

“···허·”

마음 속으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라 그의 부동심이 실로 오랜만에 깨졌다·

두 개의 철판 모두 키안의 시체를 담고 있었다· 정확히는 아들의 시체가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콘라드는 그제야 왜 철판의 개수가 하나 더 많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

그는 시가를 짓씹었다· 그것을 바닥에 뱉었고 안구가 터질 정도로 힘을 주어 아들을 살폈다·

도대체 위험 지역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자신의 아들이 이 따위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

그러나 콘라드는 이내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들의 시체를 똑바로 마주하고 있노라니 뭔가 기이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잠깐·”

단순한 위화감이 아니다·

그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아들의 몸은 평소와 같지 않다고· 그것과는 너무나도 낯설고 다르다고····

콘라드는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시체의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폈다·

이윽고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마기····”

이윽고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기사도를 따랐던 아들의 몸에서는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기운이 없었다·

고유 능력을 활용하는 기사의 기운은 온데간데 없다· 오로지 음험한 마기만이 가득할 뿐이다·

“한심하구나·”

콘라드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제아무리 아들이라도 경멸스럽다· 가문과 기사도를 제쳐두고 자신의 이익을 좇아 마인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더없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나약한 놈·

“클라우드 가문의 명예가 있거늘····”

머리가 차게 식는다·

아들을 향한 동정과 연민따위는 순식간에 지워지고 가문의 명예에 관한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콘라드는 조용히 턱을 문지르며 고민했다·

클라우드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가 열 명 정도 되는 중개인을 향해 물었다·

“이 일에 관해 아는 사람은 더 없겠지·”

“토벌제 도중 마법사들을 마주친 것 같긴 합니다만···· 이외에 절대로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알았다·”

“저기 그럼 약속하셨던 대로····”

중개인 대표가 손바닥을 슬그머니 비비며 콘라드를 바라보았다· 표정에는 탐욕이 가득했다·

콘라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동시에·

촤아악─!

“으억!”

“커 커헉!”

매캐한 연기가 중개인들의 어깨 복강 허파 심장을 동시에 난자했다· 그의 고유능력 「연기」가 그들을 한 줌의 고기덩어리로 다져놓는다·

시가 하나를 새로 물고서 콘라드가 중얼거린다·

“치워라·”

그러자 여인 한 명이 들어와 조용히 바닥을 치우기 시작했다· 키안의 누나였다·

연기를 폐부 깊숙히 빨아들이며 콘라드는 한숨을 내뱉듯 중얼거렸다·

“···남은 목격자는 이제 넷 뿐인가·”

마법 학부의 대표 넷·

이제 목격자는 그들이 유일할 터였다·

격전의 아침이 밝았다·

잔불의 기사 그녀의 결투는 무려 장소를 옆 지역으로 옮겨서 진행되었다·

일정한 경지를 뛰어넘은 이들의 무력 충돌은 주변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는일이 비일비재하기에 고작 장소 하나를 설정하는 데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칼렛이 하늘처럼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 결투를 기다리는 와중 누군가가 다가와서 말을 붙였다·

“오랜만이야 자기·”

상냥하고 고혹적인 목소리로 말을 붙인 이는 고위 기사 셀펜· 

고유 능력 「매혹」의 주인이며 스칼렛의 동기 출신인 그녀는 적어도 스칼렛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엉덩이까지 늘어트려진 분홍색의 머리카락 뱀처럼 아랫입술을 핥는 습관· 모든 것이 전과 달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스칼렛은 짧게만 대답했다·

“너도 왔나·”

“반응이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나 그런 거 싫어하는데· 아니다· 자기는 까칠해서 좋아·”

“고위 기사라면 응당 걸맞게 행동을 해라·”

“그럼 아예 검성이 되어버릴까? 뭐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구 저거 봤어?”

셀펜이 오늘의 결전을 관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눈으로 쭉 훑는다· 스칼렛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 뒤를 좇았다·

“자기야 보여? 오늘 이렇게나 많이 모였어· 설마설마 했는데 리브라 그 여자도 왔더라구·”

스칼렛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멀리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무리· 그들의 수는 스칼렛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을 정도였다·

황실 관계자와 귀족 가문의 상단주들 그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검성이 되기 위해 방랑 기사의 길을 선택했던 이들도 꽤 여럿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거기에 한 명 더 기억을 베는 자 리브라까지·

“반가운 얼굴이 엄청 많지? 그러고보면 방랑하지 않고 가문에 남은 건 우리 자기가 유일하네~”

일정 경지에 다다른 기사들은 보통 방랑 기사의 길을 택한다· 다른 모든 걸 제쳐두고 오로지 검성(劍星)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그러나 스칼렛은 방랑의 자유를 거절했다·

이유는 그저 유디트·

“가문 검성 나는 전부를 챙길 자신이 있다·”

“그래? 멋지네~ 그런데 사람이 이 정도로 많이 모였다는 게 썩 기분이 좋지는 않겠는걸?” 

당연한 이야기였다·

결과가 뻔한 경기에는 관중이 많지 않다· 일방적인 승부라는 건 지켜보기에 맥이 빠지고 그걸 끝까지 지켜보고 있기에는 귀한 시간이 아까우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모였다는 것은·

여기까지 굳이 방문한 이들은 스칼렛과 플란의 경기가 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네놈을 너무 오래 방치했다·’

플란이 최근 명성을 얻고 있다고는 하나 고위 인사들의 마음을 이 정도로 움직였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

이곳에 모인 고위 인사 한 명 한 명이 그들이 속삭이는 대화가 얼굴에 어려있는 기대감이 그 모든 것들이 최근 플란의 위세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토록 만드는 요소였다·

“자기야· 나도 저 멀리 떨어져있을게? 다른 건 몰라도 더운 건 질색이거든· 아 맞다·”

셀펜이 눈을 미묘하게 좁혔다·

“나 요즘 네 동생한테 관심 많거든 결투 보고나서 마음에 들면···· 한 번 유혹해봐도 돼?”

“결투가 끝나면 관심도 사라질 거다·”

바로 그때였다·

멀리서 스칼렛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잔불의 기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소리의 근원지를 살폈다·

“····”

저 멀리서 플란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스칼렛을 진정으로 놀라게 만든 것은 플란의 등장이 아닌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눈에 이채까지 띄어가면서 플란을 바라보는 모습·

플란이 이뤄냈던 일들은 스칼렛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만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왜 유독 사람들은 플란에게 열광한단 말인가·

가문의 배신자에게·

심지어 상대가 이 잔불의 기사인데·

플란은 일정한 걸음으로 스칼렛의 지척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은 없었다·

스칼렛은 플란의 눈동자를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그의 고유 능력 회로는 새하얗게 타버린 채고 눈동자 안에서 일렁이는 것은 결코 불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열(灼熱)

스칼렛은 그 날 베르켈에서 보았던 화염을 잊지 않았다· 아니 잊을 수가 없었다·

플란이 어떻게 그런 화염을 구현해낼 수 있었는가· 그 의문을 오늘 이 자리에서 풀어내는 것이 스칼렛이 스스로에게 내린 숙명이자 과제였다·

결국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스칼렛이었다·

“어이 굳이 시간을 끌 것 없겠지·”

“나는 늘 준비가 되어있다·”

플란의 짧은 대답·

그것을 끝으로 둘은 뒤를 돌았다· 더 나눌 대화도 없었기에 거리를 벌리며 각자의 위치에 선다·

“너의 오만방자함도 오늘 여기서 끝이다·”

작게 중얼거리며 스칼렛은 검을 들어올렸다·

검을 뽑아든 그녀의 주변에서 더없는 날카로움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이들은 그 기세에 조용히 감탄을 삼켜야만 했다·

결투가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믿어야 할 것은 오직 자신·

그리고 자신의 검·

그리고 자신의 화염뿐이다·

진정한 유디트는 분명 자신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스칼렛의 기운이 무겁게 내리깔렸다· 자신의 신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확신해야만 가질 수 있는 진중한 기운이었다·

막힘없고 기운찬 그것이 주변의 기류를 잡아먹으며 점차 그 기세를 늘려간다·

당연히 승리한다·

그리 결심한 순간 스칼렛은 화염을 끌어올렸다·

결코 꺼지지 않는 화염이 그녀의 검을 뒤덮는다·

“···?”

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칼렛이 쥐고있는 흑색의 검신은 여전히 검을 뿐이다· 그 위로 화염이 입혀지는 일은 없었다·

“····”

화염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화염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스칼렛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힌 그때·

“뭐가 잘 안 되는 모양이지· 스칼렛·”

플란의 서늘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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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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