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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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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8

다음날 아침·

마법학부가 강림제의 열기로 후끈하게 달아올라있는 지금 나는 기숙사에서 업무를 살폈다· 

물론 마이에브도 함께였다· 그녀는 옆에 붙은 조그만 책상에서 서류와 씨름하고 있었다·

나는 우선 차부터 한 모금 했다·

 한데 평소의 독성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은 차 맛이 평범하다·”

“네·”

마이에브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서류들을 세로로 세운 다음 탁탁 소리가 나게 책상에 두드린다· 그런식으로 낱장들의 높낮이를 맞추면서 말을 잇는다·

“그간 제가 시도했던 것들이 오히려 주인을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흥미롭군·”

그런데 신경쓰이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지금 보니 그녀는 책상 앞에 서있는 채였다·

“너는 왜 선 채로 작업을 하고있지·”

“의자가 없으니까요·”

“그것도 흥미롭군·”

나는 천천히 마이에브의 보고서를 펼쳤다·

─[ 공허 보고서 ]─

1· 계급도와 간부

2· 그들의 목적 

3· 계획····

────────

우선적으로 살핀 것은 2번 항목이다· 혈귀들의 목적은 역시 고대 룬어를 담은 동력원이었다·

단 정작 이 녀석들도 고대 룬어에 대해 완벽하게는 모른다는 사실이 유독 눈에 띄었다·

“마이에브· 혈귀들의 공용어는 룬어 아니었나·”

“네· 맞아요 주인·”

“고대 룬어를 잘 모른다는 점이 어색하다만·”

“혈귀들의 역사는 길고 그 중 대부분이 암흑기에요· 그때 고대 룬어가 대부분 실전되었죠·”

마이에브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다·

“그렇기에 그 분께서도 주인에게 큰 관심을 가지는 거에요· 생각해보세요· 인간이 고대 룬어를 해석해 나가고 있는데 얼마나 신기해·”

자기가 생각해도 신기하다는 듯 마이에브는 두어번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하는 ‘그 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혈귀들의 정상에 군림해있는 공주였다·

“공주가 내게 큰 관심을 갖는다는 건 몰랐군·”

“운 좋은 줄 아세요· 그분께서는 주인을 죽이는 걸 목표로 삼지 않으셨으니까요· 그랬더라면 이곳이 벌써 초토화되었을 걸요·”

“그럼 다른 목표가 또 따로 있나·”

“당연히 곁에 놔두고 부리고 싶으신 거겠죠·”

우선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잠시 보고서를 내려놓은 뒤 이번에는 황금색으로 덧칠 된 종이를 확인했다· 둘째 황녀로부터의 전언이었다·

“그러고보니 약속을 했었지·”

어느덧 강림제의 유치를 대가로 약속했던 ‘단 둘이서 나누는 대화’를 지킬 때가 되었다·

다만 장소가 또 황궁이라는 점이 신경쓰였다·

원래라면 오로라가 아카데미에 방문하게 되어있었으나 그녀는 중요한 것이 있다며 나더러 황실로 와줄 것을 당부했다·

“글쎄·”

이 부분은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똑똑─

그때 누군가가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나는 염동으로 소리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아!”

눈이 마주치자 놀라는 목소리 그리고 특유의 하얀 솜뭉치같은 모습이 내게는 익숙했다·

유시아가 입술을 떼었다·

“이른 아침에도 깨어계시는군요· 플란 경·”

“무슨 일로 찾아왔나·”

유시아는 방긋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쁜 혈귀들을 제압하셨다는 소문을 전해들었습니다· 또 얼굴을 뵙고싶기도 해서···· 어?”

마이에브를 발견한 유시아의 눈이 동그래졌다·

다행히 현재 마이에브는 상단주 ‘마셀린’으로 위장해있는 상태였다·

액자에 보관해둘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소녀 혈귀의 술식 분석을 맡겨두었고 1분 1초가 아까운 시점이었으니까·

“이 분은 누구십니까?”

“이 분이 아니라 마셀린 상회의 상단주 마셀린인데요·”

유시아의 질문에는 마이에브가 직접 답했다· ‘나쁜 혈귀들’이라는 말이 내심 신경쓰였던 건지 말투가 영 곱지만은 않았다·

“왜 플란 경의 기숙사에 계시는 겁니까·”

유시아도 묘하게 표정을 굳혔다·

“상단주 일이라는 게 참 바빠서요·”

“일을 왜 서서 하십니까· 수상하게·”

“의자가 없···· 아니 신경 끄세요·”

나는 연성을 활용하여 목재 옷장 하나를 의자로 뒤바꾸었다· 그것을 유시아 앞으로 놓아준다·

“···!”

마이에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의 허전한 책상 앞과 나를 자꾸만 번갈아가면서 쳐다본다· 유시아는 마이에브를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침묵을 깬 건 나였다·

“유시아· 내게 할 말이 있나·”

“예· 물론입니다· 한데····”

유시아의 시선이 마이에브에게로 향했다· 

“신경쓰지말고 이야기 해라· 괜찮으니·”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플란 경 슬슬 둘째 황녀님을 만나러 가시는 겁니까?”

유시아가 내게 조심스레 물었다·

“고민중이다·”

“그렇군요· 만약 만나러 가게 된다면 꼭 조심하십시오· 전에 말씀드렸듯 정말 위험한 여자입니다·”

“그러지· 우선 저택 방문이 먼저다·”

슬슬 유디트의 이름을 밝힐 때가 되었다·

또한 모인 투자금도 점검해야하니 이곳에서의 업무를 마치는 즉시 저택에 들를 계획이다·

유시아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누구도 아닌 둘째 황녀의 요구를 제쳐놓는다니···· 아마 이럴 수 있는 사람은 플란 경이 유일할 겁니다·”

“내가 유일하지 않으면 곤란하지·”

“예· 그럼요·”

그렇게 다시 정적· 기숙사 내부에서는 한동안 사그락거리는 종이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흐음·”

나는 시계를 보았다·

이제 고작 오전 6시·

예상보다 40분이나 빠르게 업무를 마쳤다·

“유시아·”

“예·”

“왜 이곳에 남아있나·”

“플란 경을 구경하는 게 좋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추가로 진행할 업무가 없는지 확인했다· 없었고 유시아는 지금도 나를 뚫어져라 바라만 보는 중이었다·

하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야광 퍼즐 가져왔나·”

“예?”

유시아가 뒤늦게 고개를 끄덕인다· 배낭에서 허겁지겁 야광 퍼즐을 꺼내든다·

“아 예· 챙겨왔습니다! 물론입니다!”

“그거나 하지· 40분만이다·”

유시아는 두 손을 모으고 세차게 끄덕였다·

“예─!”

그녀의 새하얀 얼굴 위로 해바라기가 피었다·

진심으로 기쁜 듯 했다·

···한편 스칼렛은 저택으로 일찍 복귀했다·

유디트의 저택은 지하에 창고가 있었고 현재 스칼렛의 발걸음 역시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좁은 계단을 쫓아 내려간 다음 단단한 철문을 천천히 밀어서 열었다· 잠시후 어둑어둑한 창고의 모습과 익숙한 뒷모습이 시야에 담긴다·

하녀장 카타리나였다·

“···어? 아가씨·”

카타리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하녀장으로서의 예의를 다했다· 스칼렛은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과연 자신은 하녀들의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 이제는 그것조차도 알 수 없게 되었으니까·

“카타리나·”

“네· 아가씨·”

“저택에 오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었나?”

“유디트 저택에서 근무하기 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음···· 그 전에는 뭘 했더라····”

카타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름 최선을 다해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한숨을 토해낸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이전에 무엇을 했었는지 조금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역시·”

스칼렛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타리나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기억을 베는 자 리브라·

그녀가 과거의 사건이 있었던 직후 모든 사용인들의 기억을 제거했으니까·

스칼렛의 시선이 문득 하녀장의 손으로 향했다· 카타리나는 종이 뭉치를 품에 가득 안은 채다·

“태우는 건가?”

“네· 아가씨·”

카타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한참 전부터 정리를 명하셨는데 이제서야 날을 제대로 잡아 치우게 되었네요·”

“잠시만·”

스칼렛은 하녀장의 품에 안겨있던 종이 중 한 장을 직접 쥐었다· 그리고 미간을 좁혔다·

기억이 난다·

자신이 하녀장을 불러서 불같이 화를 내며 당장 태우라고 명했던 것은····

“···공책·”

플란이 마법 이론을 연습했던 공책이었다· 멀쩡하지도 못하고 온통 낱장 단위로 찢긴 공책·

그의 마법적인 기량에 대해서는 이제 스칼렛조차도 쉽게 지레짐작을 내놓을 수 없었다·

당장 어제부터는 단신으로 무도회장의 혈귀들을 제압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니 내일의 그는 오늘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 되어있겠지·

그의 행보는 파격적이며 또한 멈추어서는 법이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스칼렛의 표정이 굳었다·

이제서야 자세히 살핀 공책의 낱장에는 과거의 그가 한계를 느끼고 멈추어섰던 흔적들이 여실히 남아있었다·

한 장이 아니었다·

두 장도 아니었다·

자신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창고에 산처럼 쌓여있는 낱장들 전체가···· 플란이 몸을 비틀어가며 노력했던 흔적이었다·

손아귀의 힘이 저절로 풀렸다· 들고 있었던 종이는 팔랑이며 낙하하고 자신은 아마 복잡하고 딱딱한 얼굴을 하고있는 듯 했다·

하녀장이 조용히 스칼렛의 눈치를 살핀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빠르게 처리할게요!”

“놔둬라·”

“예 예?”

“태우지 말고 놔둬라· 그냥 정리만 해·”

그 말을 끝으로 창고를 벗어났다·

“····”

스칼렛은 정신이 멍했다· 알면 알 수록 세상이 자신에게서 점차 멀어져가는 느낌이었다·

발이 저절로 움직인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묘지였다·

스칼렛은 홀린 듯이 묘지의 길을 걸었다· 

영혼이 요동치는 듯한 정념을 느끼며 걸은 끝에 마침내 다다른 묘비의 주인은·

[작열의 기사]

[에블린 유디트]

“어머니·”

이제는 더 이상 어머니라 부를 수 없는 여인의 묘가 여전히 깨끗했다· 유디트의 정성일 테지·

“···어머니·”

에블린은 자신의 어머니지만 어머니가 아니다·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가· 정확히 어떤 사이인가· 이제와서 묻는다 한들 망자로부터는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무릎을 꿇은 뒤 묘비 앞에서 중얼거렸다·

묘비 앞에서 무슨 상념을 품어야할지 유디트를 어떻게 여겨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자신은 정말로 무엇 하나 아는 것이 없었다·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려해도 정신은 저 멀리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버릴 듯 하다·

“어머니·”

스칼렛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술을 떼었다·

자신은 여전히 작열의 기사 에블린을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도대체 얼마나 큰 믿음으로 고유 능력의 전승을 찬성하셨는지 저는 무엇 하나 아는 것이 없지만····”

잠시 자신의 눈을 감았다·

지금도 간혹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렇기에는 자신이 이미 어른이었고 또 현실적이었다·

“저는 고작 잔불로 남았습니다· 전승을 할 정도로 대단하지 못하고 플란의 회로가 모조리 타버려서 애초에 돌려줄 수도 없습니다·”

조용히 묘비 위로 꽃 한 송이를 얹는다·

“하지만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과거의 일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결국 매달린다 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일이 다른 일로 개변하는 일은 없을 터·

자신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러니까 앞으로 해나가는 수밖에····”

아침이 되면 해가 뜨고 비가 오면 지면이 젖고 햇볕에는 눈이 녹아내리듯이·

“지금부터는·”

자신은 이제 당연한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란····

“당신의 혈육을 위해서···· 오직 그 녀석을 위해서 타오르겠다고 맹세하겠습니다·”

역시 속죄의 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플란·

그가 스칼렛을 진심으로 위했으며 결국 구해냈다는 사실만큼은 자명했다·

그러니 은혜를 갚는 것 또한 자신의 숙명일 터·

“유디트가 아닌 그저 제가 하는 맹세입니다·”

볼을 타고서 눈물이 흐른다·

현재의 플란이 자신을 어떻게 여기든 스스로는 기꺼이 진정한 작열을 위한 장작이 될 것이다·

플란은 보다 농염한 화염이 되어 가면 갈수록 세상을 비추는 무언가의 증명이 되겠지·

이미 한 번 잃을 뻔 했던 목숨·

또 한 번 버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자신의 각오란 그런 것이었다·

“···그럼 이만·”

그렇게 유디트의 저택으로 복귀하는 길·

저택의 정문에서 익숙한 사내를 마주쳤다·

“플란····”

스칼렛은 억지로 시선을 아래에 두었다·

볼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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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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