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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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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70

레헬른의 험지는 자비를 베풀지 않고 후텁지근한 기후는 땀을 솟아오르게 만든다·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것조차도 힘든 이곳에서 수접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격렬한 양상을 띠며 진행되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현재까지 어떠한 전투도 없다는 점이 특히 그러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누군가가 평화로울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어버렸다·

“망할 여기에도 마력이 묻어있잖아·”

“이러니까 나비가 안 보이지····”

누군가가 모여서 불평했다·

인간 수인 엘프···· 종족을 가리지 않았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채집을 시도했지만 누군가가 남긴 마력흔이 모든 걸 망쳐놓았다·

“가자· 이미 텄다 텄어·”

“이러면 별 수 없네·”

많은 이들이 현장을 떠나는 와중 기억을 베는 자· 리브라가 비틀린 나무 하나에 검날 하나를 박아넣는다· 잠시 후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확실히 여기도 글렀소·”

그와 동시에 일행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리브라의 조원은 전부 엘프 출신 마법사들이었다·

리브라가 살폈던 나무에 엘프 한 명이 다가간다· 그녀도 이내 답답하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정말이네· 여기에도 온통 마력을 둘러놨어·”

“진하게 발라두면 나비가 다 도망가버리잖아···· 자기들은 이미 잡았다 이거야?” 

“심지어 그런 것도 아니야· 걔네도 못잡았어·”

“뭐라고? 그럼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기에 잠시 일행들 사이에서는 침묵이 감돌았다·

“아·”

그러던 중 엘프 하나가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알았다· 자기들이 못잡을 것 같으니까 괜히 남들도 못잡게 하는 거지· 뭐 그런 심리 아니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다른 엘프가 고개를 젓는다·

“그런 식이면 본인만 손해야· 우리는 밑져야 본전이지만 걔네는 나비를 못잡으면 마탑 건설이 통째로 무산된다고·”

“그렇긴 하네· 그럼 정말 의도를 모르겠는데·”

레헬른 언덕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일행은 그중에서 무려 4구역을 방문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플란 일행이 발라둔 마력이 나비를 쫓아버린 뒤였다·

“이러면 무승부지· 별 수 있나·”

“기대좀 했는데 결국 전투는 한 번도 없었네·”

전투에 있어 명분은 중요한 요소이다· 여명 나비를 쟁취하기 위해 치르는 전투에는 명분이 더없이 충분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느 조도 여명 나비가 없었으니 굳이 전투를 치를 명분이 없었다· 평화가 강제로 이룩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그 때·

이상한 기류가 온통 근처를 휘감았다·

“···!”

리브라는 본능적으로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엘프들은 마나를 둘러 몸을 보호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긴장감이 팽팽하게 어리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변화는 결계에서 일어났다·

결계가 물결처럼 찰랑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휘어지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쥐도 새도 없이 모습을 감추었다·

“결계가····”

“아예 사라져 버렸는데?”

엘프들은 잠시간 서로 시선을 교환했지만 이를 무척이나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태생이 엘프였던 탓이다·

“뭐 상관없나· 수접제도 이제 끝나가는데·”

“어차피 인간들 일이고·”

문득 엘프 하나가 리브라에게 물었다·

“이렇게 되면···· 수도 기사씨· 당신은 어떡할 거에요? 지금부터는 남아도 떠나도 자유인데·”

수접제의 의무 기간은 3일· 이후로 잔류하는 것은 자유다· 레헬른 언덕을 떠나도 중도 포기로 간주되지 않는 것이다·

“벌써 삼일이 지났네· 내내 나비도 못보고·”

“한 일주일만 더 해볼까 우린?”

리브라는 조용히 강아지 풀을 질겅이며 무언가를 고민하다가 이내 삿갓을 고쳐쓰며 답했다·

“나는 복귀하겠소이다·”

그게 수도 기사의 대답이었다·

물론 엘프들도 이러한 대답이 돌아오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수도 기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고 남아있을 이유가 하등 없었으니까·

“하긴 남아있을 이유가 없으시겠네·”

“모두가 무승부면 차라리 낫겠다·”

모두가 무승부라는 것은 바꾸어 말해 수도 기사중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고생하셨어요·”

“어차피 다른 조도 분위기가 비슷하더라· 수도 기사는 복귀하고 나머지는 잔류하는 분위기야·”

“이거 근데····”

문득 엘프 하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걸 의도한 건 아니겠지?”

“뭘?”

“아무도 나비를 잡지 못하고 수도 기사들만 복귀하는 상황 말이야· 좀 오묘하다 싶어서·”

“또 헛소리를 하네·”

엘프가 코웃음을 쳤다·

나는 여전히 독서중이다·

고대 룬어에 관한 정보들을 간단하게 갈무리했다· 다시 한 번 정리하니 명확해졌다· 여명 나비가 품은 고대 룬어는 확실히 이전 세계의 것이다·

‘이전 세계라····’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한 와중 유시아가 상황을 전달했다·

“플란 경· 빠짐없이 완료했습니다· 눈에 띄는 초목마다 마나를 강렬하게 칠했습니다!”

“수고했다·”

그때 트릭시가 끼어들었다·

“너·”

푸른 소녀가 머리칼을 조용히 쓸어넘긴다· 수많은 남성을 홀릴만한 외모였다· 표정에 불만이 가득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이게 나비를 잡는 방법이라는 거야? 정말?”

그녀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맡은 바를 누구보다도 열심히 수행했으니 품고 있는 의문의 크기도 자연스레 가장 커졌으리라·

“그래·”

하지만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대답이었다·

“진척이 되고있는건지 전혀 모르겠는데·”

“믿어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거짓말이 아니라는 뜻으로 트릭시의 눈을 지긋이 마주했다· 그러자 트릭시는 시선을 사선으로 두며 은근슬쩍 내 눈을 회피했다·

“못 믿어서 물어본 게 아니라 순전히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매번 자세한 설명도 안 하니까····”

트릭시가 들릴 듯 들리지 않을 듯 애매한 목소리로 투덜댄다· 이대로 방치해도 상관 없었지만 문득 그녀를 달랠 수 있을 법한 방법이 떠올랐다·

“트릭시·”

“왜·”

“트리비아 좀 잘 보라고· 그리 말했던가·”

“····”

의외의 말이었는지 트릭시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여러번 눈을 깜빡이더니 정갈한 머리칼을 몇 번이고 다시 쓸어넘기며 정리한다·

“그 그랬었나· 그건 왜·”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되면 나도 제법 한가해질 것 같군· 트리비아를 볼 시간은 넘칠 것 같은데·”

“···”

트릭시의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찰나의 순간에 불고했지만 부루퉁한 표정이 풀리는 것을 나는 확실히 포착했다·

“뭐래· 갑자기 무슨 소리를····”

트릭시는 휙 돌아섰다· 하지만 어깨가 몇 번 정도 으쓱거리는 것이 여실히 보였다·

그때쯤 스칼렛이 복귀했다· 스칼렛에게는 다른 조의 정찰을 지시해둔 채였다·

“왔나· 스칼렛·”

“그래· 예상대로야·”

스칼렛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수도 기사들은 전부 레헬른을 떠나는 모양이다· 잔류하는 것은 전부 평범한 조원들 뿐이야·”

“그래도 몇 분 정도는 남아계실 줄 알았는데 이유가 있는 겁니까?”

유시아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시간과 익숙함이 무섭다는 게 이런 것인지 유시아도 이제 스칼렛에게 이런 저런 것을 물을 수 있게 되었다·

“수도 기사들의 목표는 결국 검성이다· 수접제에서 우리 의욕을 끌어올릴만한 건 특전이었지·”

“특전?”

“그래· 결투의 일시 장소등을 정할 수 있는 특전인데···· 무승부 상황이라면 굳이 잔류할 이유가 없다· 누구도 특전을 받지 않겠지만 동시에 누구도 불이익을 받지 않으니까·”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유시아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스칼렛님께서도 삼일간 고생하셨습니다· 부디 안전히 복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네· 안녕히가세요·”

트릭시도 인사에 합세했다· 독서에 열중하던 나조차도 마지막 인사 정도는 해주었다·

“고생했다· 쉬도록·”

그러나 스칼렛은 움직이지 않았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잠시 눈동자를 굴리다가 몇 번 정도 입술을 달싹인다· 길어지는 이별에 어색함이 내려앉기 시작했을 때쯤·

마침내 스칼렛이 입을 열었다·

“나는 복귀하지 않는다·”

“음?”

의외의 발언에 유시아가 눈을 깜빡였다· 물론 트릭시의 얼굴에도 의아함이 번졌다·

“예?”

불만이라기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일 터였다·

애초에 스칼렛 역시 수도기사고 오로라의 명령에 의해 강제로 엮인 인물이었다· 그녀가 복귀 소식을 반길 것이라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었다·

하지만 스칼렛은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복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나의 시선도 스칼렛에게 향했다· 많은 눈에 둘러싸인 여기사가 말을 이어붙였다·

“내가 원래···· 나비를 좋아한다·”

혼자서 팔짱을 끼며 나름 진지한 태도였다·

“그래서 참여하겠다는데 문제는 없지 않나· 그냥 나비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뭐 알아서 해라·”

나는 대충 납득하고는 말았다·

애초에 스칼렛이 있든 없든 별 상관이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득인 편에 속하겠지 그녀의 검술은 든든한 전력이 되어줄 테니까·

유시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 그럼 잘 되었군요· 혈귀를 막는 결계도 사라진 마당에 든든한 소식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 혈귀를 막는 결계까지도 사라져 버렸잖아· 우린 계속 나비만 쫓아내는 건가?”

트릭시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부터 시작이다·”

“시작?”

“나비를 잡을 때가 되었다는 말이지·”

마침 한 줄기 바람이 불어 나를 휘감았다· 나는 책을 덮은 후 천천히 일어나서 마나를 끌어올렸다·

수접제는 말한다·

이 행사는 여명 나비를 목표하는 행사라고 난이도가 극악에 치달은 그 신묘한 생물을 채집할 뿐이라고·

물론 실제로 그러할지도 모른다· 여명 나비를 잡아가서 오로라에게 내미는 것도 하나의 해결일지 모른다· 약속은 약속으로써 효력을 다할 테니까·

그러나·

오로라가 억지로 마탑에 다니게 해봐야 큰 의미는 없다· 필요한 상황은 그녀가 진심으로 마탑에 재학하는 것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접제의 경계선 역할을 수행하던 결계 위로 손을 얹었다·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게획대로 마나를 밀어넣었고 거울같은 결계에 비치는 건 확신을 가진 내 얼굴이었다·

파스스─!

그리고 눈 한 번 깜빡할 찰나· 커튼이 쳐지듯 결계가 온통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오차 없는 성공이다· 이제 외부에서는 레헬른 내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을 터·

“···!”

일행들의 눈이 한 박자 늦게 휘둥그레졌다·

“너· 이건 황실에서 친 결계인데···”

“결계를 건드리지 말라는 조항은 없었지·”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말했을 텐데·”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해야만 했다·

“나비를 잡을 때가 되었다·”

오로라·

채집할 나비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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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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