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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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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3

레헬른 언덕의 수접제는 황실에서 주관한 행사였기에 이후 변화가 생기는 건 필연적인 일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제국의 백성들 사이에서는 결계의 해제를 두고서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황녀가 무사했다고는 하더라도 평범한 삶을 영위하던 이들 입장에서는 혈귀들이 습격했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일 수밖에 없었으니까·

심지어 위험에 처한 인간이 다른 누구도 아닌 권력의 중심에 있는 둘째 황녀였다· 결코 닿을 수 없다 여겨지던 고귀한 혈통이 공격받은 것이니 충격은 더 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계를 다시 설치해달라는 항명이 올라왔다· 평소에 과묵함을 지키던 황실조차도 이번에는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사실 황실도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애초에 둘째 황녀 오로라가 독단으로 벌인 일이었다· 황실 입장에서는 황실의 입장을 표명하랴 난리가 난 사람들을 달래랴· 도저히 쉴 틈이 없었다·

─수접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황실의 힘으로 잘 수습했다· 피해는 최소화되었다·

내막이 어떻든 황실 입장에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유일한 목격자인 오로라가 일주일간 의식이 없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뜸 ‘오로라의 실수다·’라고 공표할 수 있을 리가·

그래서 내려진 판단은 단순했다· 우선 최대한 평범히 공표한 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황실의 여론에 불과했다·

마법 학부의 여론은 당연히 또 달랐다·

아니 아예 정반대에 가까웠다·

마법 학부의 편집부·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다음 순간 열린 문틈 사이로 총장 코네트의 비서가 등장했다· 살펴야하는 자료가 많았는지 양 손 가득 종이 뭉치를 든 채였고 다크서클은 턱 밑까지 내려와있었다·

혼자 방문한 것은 아니었는지 비서는 문이 열린 뒤로도 잠시 옆을 바라보며 누군가와 대화했다·

“저를 쫓아다니실 게 아니고···· 바깥으로 나가서 뭐라도 좀 알아오시죠· 상황이 상황인 지금 이렇게나 답답하게 행동하실겁니까·”

비서는 아랫사람으로 추정되는 이를 따끔하게 혼낸 뒤 편집부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편집부의 부장 세피아에게 물었다·

“혹시 황실에서 발표한 거 들었어요?”

피곤에 젖은 편집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쏠리자 비서는 피곤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참가자들이 사고를 치고 황실에서 수습한 것처럼 공표를 했던데· 납득이 안 되네요· 우린 뭐 없어요?”

“뭐가 있긴 하죠·”

세피아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있으면 뭐라도 해야죠· 마법 학부 전체가 마비된 상태입니다· 미쳐버릴 노릇이네요· 또 총장님께서는 심정이 어떠실지····”

비서가 안경을 벗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에 비해서 세피아는 꽤 태연해보이는 얼굴이었다·

“비서님· 우선 여기 앉아서 차라도 한 모금 하세요· 지금 너무 흥분하신 것 같으니·”

세피아가 염동으로 의자 하나를 끌어주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찻잔과 주전자가 차례대로 놓인다·

비서는 여전히 선 채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흥분을 안 할 수가 없군요· 우리가 플란에 대해서 모릅니까?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닌데 황실에서 태도를 싹 바꿔서 마법 학부를 누르니까···· 음?”

불만을 구구절절 늘어놓던 비서가 한 차례 멈칫했다· 어딘가 모르게 여유로운 세피아의 얼굴을 꼼꼼하게 살피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데 저만 다급한 것 같네요· 다들 어제랑은 너무 딴판인데 뭐가 있다는 거랑 관련된 겁니까?”

“정답·”

세피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옆에 앉아있는 학생의 어깨 위로 손을 얹더니 생긋 웃었다·

“이 학생에게 물어봐요· 아주 큰 일을 했으니까·”

“큰일?”

이런 상황에서 ‘큰일’이라면 보통 불길한 의미로 쓰는 것 아닌가· 아직 진상을 파악하지 못한 비서가 도리어 불안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세피아의 옆에 앉아있는 소녀는 유시아· 솜뭉치를 연상시킬 정도로 새하얀 소녀였다·

비서가 물었다·

“이 학생은 누굽니까·”

“누구긴요· 자랑스러운 유시아 학생이죠·”

“자랑? 갑자기 무슨····”

“우선 이것좀 보세요·”

세피아는 책상 위로 한가득 쌓인 종이 뭉치들을 가리켰다· 편집부 부장의 얼굴에는 굳이 입으로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한 기색이 만연했다·

비서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취재···? 취재를 기록한 건가요?”

“네네· 중요한 건 내용이에요· 차 한 모금 하면서 한 번 쭉 살펴보세요·”

선 채로 안절부절 못하던 비서는 결국 자리에 앉았다· 침묵 속에서 그녀는 활자들을 훑기 시작했다·

잠시 후 비서의 시선이 밑줄로 내려가자 세피아가 흡족스럽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이 중요해요· 그리고 재밌죠·”

─플란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플란···· 플란밖에 기억 안 나는데·

수접제 참가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본인이 읽는 것도 아닌데 세피아의 얼굴이 안도감으로 번졌다· 며칠간을 앓다가 나은 얼굴이랄까·

그리고 곧 비서의 얼굴도 그렇게 되었다· 그녀가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며 입술을 떼었다·

“다행입니다· 참가자들의 증언이라면 확실히 효과가 있겠네요· 그럼 그렇지 플란이 그랬을 리가····”

“그럼요· 플란은 플란인데·”

“취재 대상이 수인이나 엘프라서 다행입니다· 이들의 발언이라면 꽤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에요·”

“그렇죠·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는 힘드니까· 설령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이런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

세피아가 맞장구를 쳤다·

비서의 시선이 이번에는 유시아에게로 향했다· 소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겠다는 듯 안경을 다시 쓰며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유시아···· 라고 했던가요· 수인과 엘프의 취재를 따낸다는 건 굉자히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한 거죠?”

“아 그건·”

유시아가 자신의 트리비아를 보여주었다·

“트리비아 게시판을 분석했습니다· 플란 경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익명들을 중심으로 꼼꼼히 살폈어요·”

“익명?”

“예· 모두 익명이었지만 이야기의 공통 분모가 많았고 특유의 말투를 숨기지 못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수접제의 참가자라는 걸 눈치챈 다음에는 정중하게 취재 요청을 드렸습니다·”

“····”

비서가 고개를 저으며 아주 살짝 미소지었다·

“대단하네요· 또 기특하다는 말밖에·”

“그렇죠? 굉장히 씩씩하죠? 편집부가 이런 인재를 놓칠 뻔 했다니까요· 예뻐죽겠어 아주·”

세피아가 신나서 말을 이어갔다·

“플란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막막했는데 취재를 따놓으니까 든든해요·”

“그렇죠· 이 정도면 안 믿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제 플란 플란만 돌아오면 되는데····”

비서와 세피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그때·

유시아는 문득 팔찌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신호를 주고받는 물건으로 자신의 비밀 조직 ‘광야’의 조직원이 신호를 보낸 듯 했다·

“저는 잠시 화장실좀····”

유시아는 평범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리를 떠났다· 

소녀는 바깥으로 나가자마자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았다· 기척을 숨기고 차분히 기다리자 곧 조직원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시아님·”

그는 꽤 다급한 얼굴이었다·

“결국 나타났습니다·”

“나타났다고요?”

꽃이 만개하듯 유시아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유시아가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이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플란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조직원의 말은 기대와 어긋났다·

“오로라 황녀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셨습니다· 현재 이쪽으로 오고 계신 모양입니다·”

“아····”

“특이사항이 하나 있는데 혼자라는 점입니다·”

“예····”

소의 얼굴 위로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어렸다·

유독 화창한 날이었다·

아카데미를 바쁘게 활보하는 학생들은 활기차다기보단 다급해보였다· 마법 학부가 마비된 상태이니 다들 무엇이라도 하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변두리의 찻집· 

유시아와 오로라는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차가 전부 식을때까지도 둘 사이를 오가는 대화는 없었다·

“····”

오로라는 문득 멀지 않은 과거가 떠올랐다·

황궁의 복도에서 유시아를 마주쳤을때 유시아는 궁지에 몰린 고양이처럼 긴장된 기색이었고 오로라는 여유로움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가 되었다·

자신은 사실상 죄인에 가까운 위치였으며 유시아는 예전의 자신처럼 단단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앞으로는 더 단단해지겠지· 

당연한 일이었다·

태생이 혈귀인 오로라는 황녀의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누군가가 이 비밀을 눈치채지 않더라도 그녀 스스로 다해야만 하는 의무였다·

첫째 황녀 나이오비는 권력의 자리에 관심이 없으니 자연스레 유시아가 그 뒤를 물려받게 될 터·

그러니 자신은 일개 혈귀일 뿐이고 눈 앞에 있는 유시아야말로 이제 진정한 황녀였다·

“····”

오로라는 물끄러미 유시아를 바라보았다·

미래 예지가 차근차근 돌아오고 있었지만 유시아의 미래는 여전히 검게 칠해져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유시아의 미래에는 플란이 깊게 관여되어있는 것이다· 그게 부러워서 또 부러움을 느끼는 자신이 초라해서· 오로라는 할 말이 없었다·

“···당신입니까·”

한편 유시아가 서늘한 목소리로 침묵을 깼다· 

“아카데미에는 왜 오셨습니까· 무슨 자격으로·”

“마법 학부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

“플란 경을 찾으러 오신 것 아닙니까?”

플란을 황궁으로 불러들인 장본인 플란을 수접제에 참여하게 한 장본인····

···그리고 지금 플란이 사라지게 만든 장본인·

“뻔뻔한 여자·”

단두대의 날을 떨어트리는 듯한 음색·

서릿발같은 시선이 오로라를 꿰뚫는다·

유시아는 오로라가 미웠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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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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