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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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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5

화중세계(畵中世界)·

지금껏 연구해두었던 고대 룬어 그리고 여명 나비가 가리킨 룬어를 메모한 채로 이 세계를 방문했다· 

우선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 결론이다· 수중에 있는 고대 룬어를 수족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나는 화중세계 내부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고 마나의 질이 좋은 중심부를 찾았다· 조용히 눈을 감은 뒤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마법을 발현했다·

눈을 감아 검게 물든 시야는 칠판이 된다· 머릿속과 눈앞에 하얀 술식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

내가 다루는 것은 총 여섯 개의 고대 룬어· 그것들을 하나의 언어처럼 서로 겹친다· 각기 다른 부분이 부각되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나는 그 완성본을 뇌리에 강렬하게 새긴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다른 문자들이 어떤 술식의 실루엣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흐음····”

물론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고대 룬어 하나가 합쳐질 때마다 피가 역류하는 듯한 불쾌감이 치밀었다· 몸이 고열로 달아오른다·

인내력은 늘릴 수 있지만 통각이 둔해지지는 않았다· 바꾸어 말해 매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안으로부터 나를 괴롭히는 중이었다·

극기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6개를 겹쳤을 즈음·

문득 과거의 일을 떠올랐다· 탈수 증상이 올 듯 몸이 땀으로 뒤덮인 상태에서였다·

─그럼 카플란 씨는 본인이 또다시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인다면 어떨 것 같나요·

이전 세계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

단순한 질문이라 생각했으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가 이 세계에 오게 된 것이 타인의 의도라면 얼굴이 없었던 그 존재와 모종의 연관이 있다면····

“아니·”

나는 많은 생각들을 치워버리고서 눈을 떴다·

설령 누군가가 개입하여 벌인 일이라 하더라도 그 누군가가 나의 위에 군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평생 누군가를 위로 두고 산 적은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나는 화중세계 내부의 집무실을 찾았다·

비록 육신이 지쳐도 정신력은 멀쩡했다· 

기숙사 방과 환경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시간이 3분의 1만큼만 흐른다는 것이 커다란 이점이다· 얻어낸 정보들을 요약하기엔 매우 효과적인 것이다·

나는 곧바로 요약 작업에 착수했다· 일목요연하게 적히는 활자들은 스스로가 보기에도 썩 괜찮았다·

“다섯 여섯····”

시간의 흐름조차 망각하며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펜을 내려놓았을 때쯤엔 1주가 지나있었다·

이전 세계와 여명 나비의 연관성을 확인했으니 우선 그걸로 족하다· 수련의 길에는 어차피 끝이 없을 테고 이제는 바깥 세계를 살필 때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화중세계를 벗어난 뒤 나는 마이에브에게 물었다·

“네 주인· 정확히 일주일이네요·”

“그렇군·”

역시 시간은 예상한 만큼만 흘렀다· 과연 예상한 일들도 그대로 벌어졌는지 그건 지금부터 확인해보아야만 할 것이다·

탁─·

마이에브가 그때 책상 위로 차 한잔을 내려두었다· 

“그렇군이 아니라 난리가 제대로 났어요· 마법 학부는 마비됐고 마탑 건설은 중지됐으니까요·”

“예상했다·”

짧게 중얼거리며 나는 찻잔을 쥐었다· 향이 더더욱 깊어졌지만 독성 역시도 훨씬 강해진 채였다·

나는 가만히 마이에브를 응시했다·

그녀는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시킨 일을 해내면서도 나를 암살하기 위해서도·

“마이에브·”

“네· 주인·”

나는 잠시 고민한 후 말했다·

“공허로 돌아가고픈 생각은 없나·”

“공허?”

마이에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 후 한숨을 푹 내쉬더니 단도를 어깻죽지로 가져간다·

“···파견인가요· 이번에는 어떤 정보가 필요하시죠·”

내가 그녀를 공허로 파견보내고 그로 인해 또 한 번 팔을 도려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차를 한 모금 하며 고개를 저었다·

“파견이 아니다· 아예 돌려보내겠다는 말이지·”

“네?”

마이에브가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반경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검지로 그녀의 손등을 가리켰다·

“즉 해방이다·” 

“···!”

내가 뱉은 발언을 뒤늦게 이해했는지 무표정하던 마이에브의 눈이 크기를 점점 키우기 시작했다·

그녀가 흔치 않게 말을 더듬었다·

“해 해 해····”

“그래· 노예 각인을 지우고─”

“해방? 해방이라고요?”

“공허로 돌려보내 줄 생각이다·”

말을 맺을 때쯤 마이에브가 들고 있던 서류들이 바닥으로 전부 떨어졌다· 그녀는 내 발언이 조금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해방이라니···· 분명 영원히 풀어주지 않는다고 죽음보다도 긴 시간이 될 거라고····”

그리 말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그럴 생각이었다·

마이에브의 능력은 위장· 심지어 시킨 일도 척척 잘해온다· 곁에 두고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내가 취할 수 있는 이득도 많아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레헬른 언덕에서 혈귀들과의 정면충돌이 있었다· 앞으로 그들과의 대치가 많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고 나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지닌 이만 주변에 남겨둘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대상이 혈귀라면 특히나 검증이 필요할 터·

그래서 내린 결정이다·

‘마이에브를 위한다’따위의 거짓되고 정의감 넘치는 이유가 아니다· 그저 나는 이 녀석의 의중과 충성심을 시험해야만 하는 분기점에 놓였을 뿐·

“생각보단 짧은 시간이었군· 너는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했고 이만 졸업시키려 한다·”

“네···?”

“질문은 받지 않는다· 손을 내밀어라·”

나는 그녀의 손등에 새겨진 노예 각인을 지워주었다· 그리고 소정의 기념품을 지급했다·

기념품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물건이었다· 마이에브가 노예로 지내며 숱하게 많이 만졌을 찻잔이었으니·

“인간을 해치지 말고 조용히 살아가도록·”

마이에브는 얼떨떨한 얼굴로 찻잔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말끔해진 자신의 손등을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

“····”

그녀는 한동안 그 상태로 굳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감격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래·”

그러자 마이에브는 떨어진 서류들을 주워 올려서 차곡차곡 쌓았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갈하게·

“마지막으로 제가 모아둔 정보에요· 그리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도 되는 거···· 맞죠?” 

“호들갑 떨지 마라· 심기에 거슬리니·”

“네· 주인·”

마이에브는 곧바로 차원 문을 열며 물러날 준비를 했다· 나는 굳이 그쪽으로 시선을 주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

“음 마지막으로·”

마이에브가 품 안에서 책 한 권을 조심조심 내밀었다·

“제가 마지막으로 정리한 거예요· 조심하세요·”

[혈귀 간부들에 관하여]

[수접제 참가자 중 수상한 인물들]

[가문 증명 모임]

마이에브는 세 개의 항목 가운데 두 번째 것을 검지 끝으로 가리키며 강조했다·

참가자 중 유난히 수상했던 녀석들· 나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베르켈의 위험지역에서 아들을 잃은 뒤 나를 원망하고 있을 콘라드 가문을 주시했다·

“수접제에서는 쉬이 물러난 것이 이상해요· 아마 주인이 혈귀에게 당해서 적당히 죽기를 바랐겠죠·”

그녀는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인이 보란 듯이 살아남았으니 가문 간의 사교 모임에서 이상한 짓을 벌일 확률이 높아요· 아마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마이에브·”

“네?”

“나를 보아라·”

그러자 마이에브가 말을 멈추고서 나를 응시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나·”

신변을 위협하는 세력이 늘 있었으니 이건 굳이 놀랄만한 정보가 아니었다· 또 내게는 확신이 있었다·

“···알아요· 하긴 그렇네요·”

결국 마이에브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만· 다시 볼 일은···· 아마 없겠죠·”

마이에브는 그리 중얼거리며 노예의 인사법이 아닌 숙녀의 인사법을 취했다· 몸을 여유롭게 숙이며 치마의 한쪽 자락을 들어 올리는 그런 인사말이다·

어쩌면 이게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 뒤로 삼일· 

둘째 황녀 오로라는 온종일 프리츠의 영지를 배회했다· 이유는 당연히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수습’이라는 건 바꾸어 말해 이미 사건이 터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로라는 당당하게 이곳을 돌아다닐 수 없었다·

프리츠 가문의 가주인 트릭시는 물론이고 플란의 일행 역시 마주칠 때마다 어색했다· 모두 하나같이 수척해진 얼굴로 고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하녀들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분명히 들었다니까·”

“플란님께서 드디어 돌아오신다고?”

“그래· 몇 번을 물어보는 거야·”

작은 목소리였지만 오로라의 귀에는 기이하리만치 선명하게 들렸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런데····”

하지만 하녀의 속삭임이 이어짐에 따라 오로라의 얼굴이 차근차근 굳게 되었다· 아주 싸늘하게·

“···화가 나신 것 같던데? 좀 많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한 마디·

오로라의 미소는 오히려 공포로 덧씌워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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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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