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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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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0

허공에서 한동안 우리의 시선 대치가 이어졌다·

다시 침묵을 깬 것은 보좌관이었다·

“이 공간이 유지되었던 기간이 곧 나의 수명이다· 너 같은 인간은 본 적이 없어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그때 허공 여기저기에 검은 기운들이 뭉치더니 인간의 신체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보좌관이 가볍게 자신의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끼어들지 말고 있도록· 손님이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양해를 구하지· 외부인의 출입에 익숙하지 않은 녀석들이야· 외부인이 인간이라면 특히나 더·”

“너무 신경 쓸 것 없다·”

내 대답에 보좌관이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예전부터 너를 주시하고 있었다· 당연히 조사도 병행했지·”

“조사라·”

“플란 너는 우선 나이가 어리다· 기사의 핏줄을 지녔고 아카데미에도 겨우겨우 합격했는데···· 그런 네가 고대 룬어를 안다는 건 아귀가 안 맞아·”

 보좌관의 심정도 제법 이해가 갔다·

나는 어느 날 예고 없이 이 신체에 빙의했다· 나를 관찰하고 있노라면 의문 또한 자연스레 많아졌을 터·

그녀가 내게 묻는다·

“그냥 대놓고 묻지· 우리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고대 룬어를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내 입술 사이에서 비웃음이 피식 새었다· 유난히 신경 쓰이는 단어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아까부터 공개라는 말을 자꾸 사용하는군·”

공개(公開)·

바로 이 단어였다· 보좌관이 말을 잇는다·

“마이에브를 통해 들었다는 말은 하지 마라· 혈귀들 사이에서도 이 공간의 존재를 아는 것은 나와 공주님뿐이야·”

“그래· 마이에브를 통해 들은 것은 아니지·”

“또한 발견하여 연구했다는 것도 말이 안 돼· 대륙에 몇몇 고대 룬어의 흔적을 남겨놓기는 했으나 네가 눈앞에서 활용했던 룬어는 흔적이나 단서를 남기지 않았다·”

요는 간단했다·

혈귀들은 여태껏 대륙에서 나도는 마법과 고대 룬어에 관한 정보를 통제하고 있었고 내가 미공개상태인 고대 룬어를 활용했기에 의아해하는 것이다·

‘흐음·’

만약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 전부 사실이라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자부하던 마법사들도 사실상 혈귀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셈이지 않은가· 

결국 나는 솔직한 감상을 내뱉었다·

“건방지다는 생각이 드는군·”

“건방지다고?”

“그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륙에서 태어나 고유능력을 얻지 못한 인간들 그들을 사실상 실험체처럼 다루었다는 말 아닌가·”

“플란 그게 나쁜 일은 아니지· 덕분에 도태되었어야 할 녀석들이 보란듯이 살아가고 있지 않나?”

보조관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각자의 관점이 다를 수 있으니 건방지다는 발언은 문제 삼지 않겠다· 하지만 플란 내 질문에 대해서 꼭 솔직한 답변을 주어야만 할 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주변의 책장들을 살폈다· 이내 답답해져서 수십권을 전부 염동으로 꺼내 펼쳤다·

“파괴 조화 조작 소환···· 마법의 큰 갈래도 너희들이 의도한 것인가·”

“그렇지· 일단 다른 이야기는 접어두고 대답부터 해주었으면 해· 당사자가 답변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다른 방식을 찾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단순한 방법도 있고 치밀한 방법도 있다· 모두 사용할 수도 있지·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때까지 시도할 것이다· 그러니까····”

보좌관이 손으로 자기 턱을 문질렀다·

“플란 네 주변 인물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야·”

협박의 성격이 있는 말이었지만 또 협박하는 어조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보좌관은 당연한 진리를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 또한 담담하게 대답했다·

“내가 그리 두지 않을 것이다·”

“그래? 또 흥미로운 대답을 하는군· 플란 우리가 놓치는 인간은 없어· 모든 태생을 기록하고 있다·”

“내가 꼭 들어야 하는 이야기인가·”

“그래· 너에게는 남들과 다른 사연이 있지·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고유 능력을 포기한 것····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특혜 대상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특혜라니·

“특혜?”

“고유 능력인 ‘잔불’보다도 강력한 화염 룬어를 수여할지 논의가 있었다· 인간들 사이에서 영웅을 탄생시키려면 서사가 중요한 법이고 너에게는 충분한 서사가 있었으니까·”

허공에 띄워져 있던 책들을 보좌관이 탁 소리가 나게 덮었다· 그것들을 책장 안에 밀어 넣는다·

“그러나 논의 도중 폐기했지· 이유를 알겠나?”

“아마 줄 필요가 없어졌겠지·”

“바로 그렇다· 스스로 터득한 화염으로 잔불의 기사를 꺾었더군·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야·”

보좌관이 내게 한 발자국 다가섰다·

“플란 고대 룬어를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이제는 말하도록· 협조한다면 나 또한 협조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처분하는 수밖에 없다· 공허에도 절차가 있기 때문이야·”

이로써 보좌관이 나의 답변을 3차례 재촉한 셈이지만 나는 여전히 호기심을 채우는 데에 집중했다·

책을 몇 권이나 더 살폈을 때 곁에 서 있던 보좌관의 기운이 살짝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태껏 무표정이었던 보좌관의 얼굴에 아주 살짝 초조함이 어렸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는 단 하나만 깨달아도 즐거워하지만 모든 것을 아는 이에겐 단 하나를 알지 못하는 것이 억겁의 고통으로 여겨지는 법·

“보좌관 무언가를 알려달라고 할 때는 말이다· 응당 그것에 어울리는 태도 또한 존재하는 법이다·”

보좌관이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플란 나더러 저자세로 질문하라는 것인가·”

“그래야만 내가 고민할 여지가 생기겠지·”

“자신이 있다는 건가? 어이가 없군·”

보좌관의 어투가 슬슬 날카로워졌다·

“플란 나는 이번 대화가 전투 없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을 어서 털어놓도록·”

“보좌관·”

“왜·”

“바로 이런 태도가···· 건방지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나를 흥미로운 실험체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만 원한다면 이 자리에서 어느 쪽이 우위인지 알려주지·”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군· 내가 많은 세월을 살았지만 주변인들의 절망을 지켜보며 맨정신을 유지했던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보좌관이 붉은 기운을 끌어올리자 나는 말했다·

“어떤 방식이든 진행하는 순간 원하는 답을 받아낼 수 없을 것이다· 내게 잘 보이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그리고 또한·”

내가 책장 하나를 검지로 스윽 훑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이 공간 전체를 소멸시켜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보좌관 감당되나?”

“무슨!”

보좌관이 발끈했다·

“공허가 그 정도의 신중함도 기하지 않았을까? 이 공간은 그저 관람을 위한 장소다· 부숴도 달라질 것이 없어!”

그녀가 뿜어내는 살기가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잠시 후·

“후우····”

보좌관은 심호흡하며 기운을 차분하게 갈무리했다· 그녀가 다시 온순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플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서 태도와 말을 고르는 것이 어렵다· 양해를 구하지· 어쨌든 네가 협조적인 태도로 나와주었으면 한다·”

“협조하지 않으면?”

“예를 들어 대륙으로 지옥으로 뒤바꿀 마법을 퍼뜨릴 수도 있다· 이건 너도 바라지 않는 일 아닌가?”

“또·”

“최악의 경우 너를 죽여버릴 수도 있다·”

보좌관의 말에 나도 모르게 픽 웃어버렸다·

“나를 죽이는 건 불가능하지·”

“플란 어째서 자신하지?”

“내가 죽으면···· 아직 해독되지 않은 고대 룬어를 도대체 누가 연구할 수 있겠나·”

비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는 듯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더니 아예 눈알을 빙글빙글 굴렸다· 아마 진정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놀랄 것도 없지 않나·”

“플란 무슨····”

“뻔하지· 겉으로는 고대 룬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너희조차도 연구하지 못한 것이 있을 터· 내가 그 정도도 모를 것 같았나·”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먹였다·

“보좌관 남은 고대 룬어의 양은 얼마나 되지·”

“····”

“내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나는 옷깃을 점검하며 더욱 당당하게 섰다·

“보좌관·”

늘 그랬듯 이번에도 나만의 방식이 있었다·

협조는 기본적으로 쌍방향의 소통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한 방향의 소통이기에 협조가 아닌 굴복을 원한다·

“고대 룬어의 완성을 바란다면 엎드려서 빌어보도록·”

이게 우리가 갈등 없이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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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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