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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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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0

“잠깐 잠깐만·”

오로라가 빠르게 플란의 앞을 가로막았다· 플란은 비켜달라는 의지를 눈빛으로 표명했다·

“비켜주십시오·”

“어련히 비킬 것이다· 하지만 말만은 끝까지 듣거라·”

플란은 끝까지 들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오로라를 그대로 지나쳐 걷는 것이 그 증거였으나 둘째 황녀는 재빠르게 움직여 또 한 번 플란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래 걸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플란 들어라·”

플란은 그제서야 멈추어섰다· 오로라는 안도섞인 호흡을 내뱉은 뒤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소식을 너무나도 빨리 전달했을 뿐이야· 모임까지 시간이 꽤 남은 상태니 우선은 기다려보자·”

“시간이 정확히 얼마만큼 주어진 상황인지·”

“무려 나흘이나 남았다· 저쪽에서는 초대장을 발송했는데 네가 움직여버린다면 좀 이상해지지 않겠느냐·”

플란을 설득하겠다는 듯 오로라는 말을 이었다·

“최근 네가 보였던 행보를 생각해본다면···· 역시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불가하다· 또한 수도 기사들은 기사도를 아는 이들이야· 초대장을 보내긴 했을 것 같다·”

“정녕 장담할 수 있습니까·”

“으음·”

진지한 물음에 오로라가 잠시동안 꽤 고민했다·

하지만 결과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각자의 수련에 매진하느라 세상 물정에 밝지 않은 수도가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들이 추구하는 기사도가 결은 같아도 또 고유함은 달라서····”

“그래서 결론은·”

“초대장이 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온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로구나· 애매하다·”

오로라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결심을 아주 단단히 굳힌 듯 했다·

그의 낮은 음색이 짙게 깔렸다·

“초대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부터가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알고 있다· 이해하는데 플란·”

그녀가 또 한 번 플란의 앞을 가로막았다·

“네게는 항상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겠지만 그걸 내게 한 번만 들려줄 수 있겠느냐·”

“말로 설득하는 인간은 아니라·”

“설득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들려달라는 것이야· 그래야만 내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서 그렇다· 내 눈이 네 미래는 영 살피지를 못하니····”

플란은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는 듯 말했다·

“발을 딛겠습니다· 초대받았든 초대받지 않았든 제가 있어야하는 자리임에는 틀림 없으니·”

“····”

결국 플란이 그곳에 나타난다는 정보 외에 오로라가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의문만 커질 뿐·

잠시간의 정적 뒤 오로라가 물었다·

“그 다음엔?”

“늘 그랬듯 제 뜻대로 될겁니다·”

“뜻대로 된다라····”

플란이 결코 평범한 안목을 지니지 않았으며 남들과는 차원이 다른 목표를 지닌 인물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오로라였다·

자신이 내뱉었던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영웅은 모든 부분에서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자신이 내뱉은 말대로라면 플란 역시 영웅에 꽤 근접한 인물 아니겠는가· 그가 자신의 계획을 강행하겠다니 불안하지만 또 동시에 든든해서 심경이 복잡한 오로라였다·

플란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스칼렛에게 물어보면 되겠군·”

“잔불의 기사 스칼렛? 우선 좋은 방법을 최대한 물색해 보자꾸나· 경거망동하면 안 될 일이니····”

“나는 결단이 빠를 뿐입니다·”

플란이 오로라의 말을 툭 잘라냈다· 늘 그러했듯 어떠한 고민도 망설임도 없는 눈빛이었다·

그가 나지막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러니 늘 가벼이 움직이는 일은 없습니다·”

“으음·”

플란의 발언과 행동· 두 가지 모두 트집잡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오로라는 고민의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다른 것을 손대는 수밖에·

오로라가 항복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초대장을 직권으로 발인해보마· 초대장도 없이 가는 것은 너무 전쟁이고 또 피해가 클 것 같다·”

“직권?”

“그래· 황녀의 자리에서 물러났다고는 해도 그 정도는 가능하겠지· 여러장도 아니고 한 장 정도니까·”

그녀는 자신을 믿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 발로 떠난 황실을 다시 방문한다는 것이 역시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로라는 이제 플란과 관련되어있는 일에 발벗고 나설 준비가 되어있었다·

여명·

새벽빛·

따스하고 아스라한 빛을 자신에게 처음으로 안겨준 것이 플란이었다· 그 보은을 지켜야만했다·

“모임까지는 나흘이 남았으니까···· 하루 정도만 기다려보자꾸나· 그 정도 말미는 줄 수 있지 않겠느냐·” 

“···”

플란은 잠시동안 말없이 턱을 문질렀다·

그리고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를 소모하여 3일이 남게 되더라도 여유는 충분히 있었고 하루는 대표들을 점검하자는 판단이 섰기에·

하루 뒤·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는 마법 학부의 총장실· 오늘은 의외의 손님이 가만히 선 채였다· 창밖을 투과해 들어오는 햇볕의 각도가 아주 살짝 기울었다·

방문객은 의외인 동시에 귀한 인물이었다· 비서는 조용히 고급진 차를 내어왔고 코네트는 생각을 갈무리하며 잠시간 손 끝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결국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코네트였다·

“실로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몇 년?”

“6년이 조금 넘는 것 같습니다· 총장님 잘 지내셨나요·”

“아무렴요 비올라씨께서는?”

“저 또한·”

둘은 서로를 향해 아주 살짝 고개를 숙였다· 간단한 예를 표현한 뒤 천천히 시선을 마주한다· 코네트는 ‘비올라’라고 칭해진 여기사를 유심히 살폈다·

자신이 보유한 역안은 상당히 특이한 편인데 비올라의 눈도 특이함으로는 전혀 꿇리지 않았다·

수도기사 비올라·

악보의 종이를 연상시키는 흰색의 머리카락 그러나 그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진 다섯 줄의 가로선이 오선지를 떠오르게 만든다· 헤어핀조차 도돌이표·

심지어 동공에는 높은 음자리표가 박혀있었다·

「화음」 혹은 「선율」이라는 단어를 인간으로 빚어낸다면 필시 이런 형태가 되리라· 다른 말로는 딱히 표현할 수 없는 기사 그것이 비올라였다·

코네트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여기까지 방문하셨는지요·”

비올라는 대답 대신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붉은빛으로 동봉되어있는 단 한 장의 편지였다·

“영웅이 결정되기까지 고작 3일이 남은 시점입니다· 사전 모임이 있기에 이를 마법 학부에 전달합니다·”

음악을 연상시키는 여기사답게 그녀의 목소리는 청아했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화음이었으니 입을 열면 주변이 밝아지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코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전 모임···· 아하·”

그런 자리가 있다는 것은 코네트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초대장을 받으니 생소하다· 총장은 손에 쥐어진 종이를 찬찬히 뜯어살폈다·

초대장이라면 응당 시간 장소 듣기 좋은 미사여구들이 적혀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초대장에는 그러한 것들이 적혀있지 않았다· 실제로 미정 상태니까·

그보다 신경쓰이는 것은····

[스칼렛 유디트] O

[비올라 아리스트라] O

[셀펜] X

[클로트] X

·

·

·

초대장을 훑은 뒤 코네트가 중얼거렸다·

“수도 기사 분들의 이름이 적혀있군요·”

“네 보시다시피· 제 이름도 있습니다·”

“옆에 있는 표시는····”

“찬성과 반대입니다·”

비올라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저 차분하게 소리를 내뱉을 뿐인데도 노래를 하는듯한 착각이 일었다·

“처음 참여하는 이에게 초대장을 보낼때는 예외적으로 다른 인원들이 찬성과 반대를 투표하게 됩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요·”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시간 장소 배경···· 선택권은 당연히 찬성이 많은 쪽에게 주어집니다·”

“으음·”

코네트가 복잡미묘한 얼굴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초대장을 찬찬히 훑어보니 스칼렛과 비올라를 제외하면 동그라미를 친 기사는 아무도 없었다·

“플란은 두 표의 동의를 받은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요·”

“가장 적은 수가 찬성한 셈입니다· 모임에는 대부분 만장일치로 참여하니까요·”

“가장 적은 수라고 하셨는지요?”

“예· 찬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닙니까· 마법사가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코네트가 끄응 하고 앓는 소리를 아주 작게 냈다· 

마법사가 참여한다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플란 성격상 이 조건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또 마법 학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고민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총장이 물었다·

“역시 흥미로운 모임이라고 사료됩니다· 다만 반대가 많다는 것은 플란이 저평가된다는 뜻이겠지요?”

“아무래도 그렇죠· 단순히 마법사를 괄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도 기사들은 늘 각자의 수련으로 바쁘고 직접 검을 맞대지 않으면 믿지 않을 뿐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만·”

코네트가 한숨을 푹 내쉰 뒤 물었다·

“플란이 저평가되었다면 오히려 더 유리한 상황을 주어야 맞지요· 배경 시간 장소를 정할 수 있게 말입니다·”

“아닙니다·”

비올라가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불리한 조건에서도 이겨야만 모두가 납득하죠· 저희들은 늘 그러한 규칙으로 지내왔습니다· 늘·”

요컨대 불리한 입지를 감수하면서 최강자를 쓰러트려야만 새로운 강자로 대우해준다는 의미였다· 코네트가 검지로 관자놀이를 짚은 그 때·

똑똑─

마침 누군가가 총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문밖의 기운이 누구인지 인지한 뒤 코네트는 즉시 염동으로 문을 열어버렸다· 이토록 특수한 상황은 역시 당사자가 직접 판단해야만 할 것 같아서·

“음···?”

비올라는 누가 총장실을 방문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몸을 반쯤 돌렸다· 그 눈동자가 곧 이채를 띈다·

‘굉장히 크네·’

그게 비올라가 품은 감상이었다·

길다는 표현도 옳고 크다는 표현도 옳다· 그 전부에 해당하고 또 완벽한 비율을 가진 사내가 있었다·

누구인지 곧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당신은····”

“초대장을 건네주러 왔나·”

하지만 사내는 비올라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말을 그저 툭 끊어버린 뒤 코네트에게 다가갔다· 

“이게 바로 그것인 모양이군·”

플란이 그것을 잠시 살피다가 점점 눈살을 찌푸린다· 한 손으로 비올라에게 초대장을 툭 건넨다·

비올라가 그것을 돌려받자 플란은 한 마디를 했다·

“다시 해오도록·”

잠깐의 정적 후 비올라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

플란은 다시 한 번 말 할 뿐이었다·

“전부 동그라미로 바꿔오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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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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