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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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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2

“기사 학부 측에서는 누가 나오는 거야?”

“남은 수도 기사가 많지는 않을 텐데····”

새벽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은 술렁거렸다· 마법 학부와 기사간의 두 경기가 워낙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리라·

그러던 와중 누군가가 외쳤다·

“어? 수도 기사가 아니잖아!”

동시에 술렁거림이 파도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마법 학부의 트릭시를 상대하기 위해 수도 기사가 모습을 드러낼 줄 알았건만 정작 검을 들고 경기장 위로 오른 것은 호위기사였다·

사람들은 이미 호위 기사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냥 호위기사인가?”

“단순히 안내를 위해서 올라온 거 아니야?”

“그렇다기엔 검까지도 들고 왔잖아·”

다들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루이스 마이에브···· 앞서 나왔던 두 명에 비해서 트릭시 폰 프리츠는 실력이 더 좋은 대표였다· 그래서 기사 측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수도 기사인가?”

“휘장을 보면 알잖아· 절대 수도 기사는 아니야·”

“그러게·”

몇 번을 살펴보아도 수도 기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호위 기사의 직위를 가진 고수인가? 그런 느낌조차도 없었다· 방금까지 올라왔던 기사들중에서는 오히려 최약체인 느낌이 만연하기 그지없었다·

그 혼란은 교수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요?”

바이올렛이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물론 마법 학부 입장에서는 그나마 쉬운 상대가 올라온다는 것이 좋은 일이었지만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의뭉스러웠던 것이다·

“줄건 주자· 그렇게 판단을 내린 모양입니다·”

“줄 건 준다고요? 아니·”

바이올렛의 얼굴 위로 숨길 수 없는 불쾌함이 스쳤다· 비서의 예측이 들어맞는 것이라면 기사 측에서는 너무나도 속이 뻔히 보이는 수를 쓴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계산적이다·

플란을 제외한 대표들에게는 대충대충 승리를 넘겨주버리고 ‘전력’이라고 칭할 수 있을만한 것들을 플란에게 쏟아붓겠다는 이야기였다·

우두머리가 플란이니까 어떻게든 플란만을 철저하게 짓밟겠다고 생각하는 꼴이 눈 앞에 훤했다·

“정말 비겁하네요· 비겁해·”

“더 내주기는 싫다는 것이겠지요·”

비서와 바이올렛이 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 때 마법 학부의 총장 코네트는 예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듯 그냥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늘 과정이 중요하다고 학생들을 가르칩니다만····”

코네트가 천천히 말을 잇는다·

“···안타깝게도 저처럼 과정도 중요시 여겨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결과를 중시하지요· 기사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을 뿐입니다·”

“····”

바이올렛이 기사측의 진영을 쏘아보았다·

“숭고한 기사도라는게 치사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자신들의 기득권을 최대한 잃지 않는 방식· 그런걸 숭고하다고 칭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들은 말입니다·”

바이올렛의 어깨를 토닥이면서도 코네트는 입맛이 조금 씁쓸한 것을 느꼈다· 마법사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를 어련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바이올렛을 비롯한 다른 교수들은 나이가 꽤 있다· 현실의 벽에 꽤 많이 부딪혔고 무뎌졌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이 빠르겠지만····

‘대표들이 걱정이야·’

걱정되는 것은 대표들 쪽이다·

그들은 첫 번째로 나이가 어리고 세상의 풍파를 어른들만큼 많이 겪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익숙하게 마주했던 하급 기사들도 아니고 그 중 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 기사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높은 기사들이라면 다르겠지 숭고한 기사도라는 건 다르겠지· 그런 식으로 생각해왔을 아이들의 기대가 이제 무참히 부서지게 될 텐데·

어쩌면 세상을 향해 크나큰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플란·’

코네트의 시선이 플란에게로 향했다·

이번에도 믿을 것은 일단 그밖에 없었다·

경기 당사자인 트릭시의 기분은 당연히 좋지 못했다·

“····”

이제는 가주 자리에 보란듯이 등극한 트릭시였다· 웬만한 어른들보다도 눈치가 빨랐으니 기사 진영에서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움직이는지를 헤아리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호위기사 지그입니다·”

인사가 쉽게 나가질 않는다· 

트릭시가 지그를 빤히 바라보자 지그쪽에서 먼저 트릭시의 시선을 피한다· 그것은 바꾸어말해 저쪽에서도 부끄러움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트릭시는 다르게 물었다·

“누가 시켰어요?”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제 선택입니다·”

하지만 트릭시는 보았다· 순간 지그의 시선이 기사들 진영의 중심에 있는 비올라로 향하는 것을·

‘비올라·’

네 글자로 표현한다면 위풍당당·

악보를 인간으로 빚어낸듯 새하얀 수도 기사인 비올라는 이러한 결과를 감내하라는 것처럼 트릭시를 여유롭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트릭시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플란은 어떤 전략을 사용했지?’

상대방의 대진을 확인해가면서 누가 승리할 수 있을지를 효율적으로 계산했던가? 상성을 따져가며 머리를 굴렸던가?

아니 플란은 결코 그리 행동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수지를 따져가며 대표들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대표들이 경기장에 오르겠다고 선언한다면 기꺼이 그것을 수락했다·

‘새삼 고맙네·’

트릭시는 저도 모르게 그리 중얼거렸다· 경기가 끝나면 뭐라도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다음 순간 지그와 트릭시는 서로에게 목례했다·

살짝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기색의 지그와 다르게 도리어 트릭시 쪽이 여유롭게 푸른 불꽃을 일렁였다·

트릭시가 나지막이 뱉었다·

“제가 이길게요·”

“····”

노골적인 도발에도 지그는 가만히 검을 쥘 뿐이었다· 예전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법 학부의 대표가 호위 기사에게 도발을 내뱉다니!

‘그래서였구나·’

트릭시는 어렴풋이 플란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승패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서 떳떳히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느냐· 아마 반대 상황이었더라면 트릭시는 고개를 들 수 없었을 터·

팡─!

그때 신호탄이 터지며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트릭시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마법진을 그렸다· 그리고 그녀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것인데 아마도 트릭시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있는 모양이었다·

“왜 그렇게 웃는 것이오?”

지그가 그렇게 물어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기쁠 수밖에 없잖아요·”

트릭시는 당당하고 확신있는 어조로 답했다·

“기어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푸른 불꽃을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당신도 똑똑히 보세요·”

승리는 이미 따놓은 당상같은 것이고 기쁜 점은 자신의 화염을 선보이는 점에 있다는 것· 너무나도 파격적인 선언이었기에 기사들의 얼굴이 굳었다·

진영 한가운데에 앉아있던 수도 기사 비올라조차도 무언가 불쾌한 기색으로 턱을 괴었을 정도·

“아 그리고 하나 더·”

지그를 마주보며 트릭시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 하고싶네요·”

아마 이것이야말로 또한 플란이 마법 학부의 대표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것이겠지·

트릭시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므로 어떻게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가 아니다·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기에 어떻게 이기느냐가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이길 것이냐’는 이제 본인부터가 잘 알고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것· 복잡한 계산 없이 순수히 실력으로 이기는 것·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의 순간을 재현해내는 것·

···그래 진정 ‘마법’을 불러일으키는 것·

트릭시는 그럴 심산이었다· 자신은 마법사니까·

화륵!

푸른 화염이 가운처럼 트릭시를 둘러싼다·

프리츠 가문의 가주는 시종일관 여유와 미소를 유지했고 정작 기사인 지그의 몸에 긴장이 들어갔다·

지그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야·’

상대방은 마법 학부의 학생 대표일 뿐이다· 즉 원래라면 호위 기사보다도 훨씬 낮은 지위·

하지만····

트릭시의 주변에서 용솟음치는 푸른 기운을 과연 일개 학생의 것이라고 칭할 수 있는가?

결코 아니다· 

지그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자신의 앞에서 푸른 불꽃을 피워올리는 것은 순수 한 명의 마법사였다·

지그가 마른침을 꿀꺽 삼킨 그 순간·

화아악─!

거대한 화염 파도가 그를 덮쳤다·

그리고 온통 푸르게 물든 시야 속에서도 트릭시의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선명하게 들려온다·

“오래 끌만한 승부는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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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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