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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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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

쿵쿵쿵-!

누군가가 방문을 다급하게 노크했다· 나는 염동을 활용하여 문을 열어 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노크를 한 당사자는 세피아였다· 얼마나 다급하게 달려온 건지 그녀의 주황빛 앞머리가 엉망이었다·

“아 플란 학생! 우리 생각보다 자주 보네요?”

문이 열리자마자 세피아는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세피아는 온몸이 땀범벅이었지만 그래도 초록빛 눈동자만큼은 환히 빛내고 있었다·

나는 염동을 사용해 세피아가 앉을 수 있는 의자를 하나 놔주었다· 그녀는 앉으면서 방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오···· 근데 학생들 방이 원래 이렇게 좋아요? 내가 아는 기숙사 방은 이렇지가 않은데·”

“그게 문제가 아니지· 너무 쉽게 드나드는 것 아닌가? 기숙사생도 아니면서·”

“제 직업 정신을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 저번에는 어디더라···· 화장실 변기 칸 앞에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는걸요?”

“그건 직업 정신이 아니라 민폐지·”

“합법적인 취재이니 꼭 민폐라고 표현할 것도 없겠죠· 어쨌든 플란 학생·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세피아가 탕 소리가 나게 손바닥으로 책상을 짚는다· 그러면서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특보! 제가 놓칠 뻔한 그 특보는요! 이 정도 속도면 안 놓친 것 같은데요?”

땀 냄새 사이에 섞여 있는 향수의 향이 어딘 모르게 익숙하다· 바이올렛의 향과 묘하게 비슷한데·

어쨌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세피아가 2분 만에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훌륭하게 붙잡았군·”

“휴우우···· 다행이다· 제가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알아요?

세피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에메랄드같은 눈동자를 빛내기 시작했다·

“괜찮으시다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한 명의 기자로서 몸이 근질거려서 도무지 못 참겠거든요!”

이쪽도 서론을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그 전에 확실하게 묻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었다·

“몇 가지만 묻고 시작하지· 전투 종목에 출전하는 마법 학부의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선발되는 건가·”

“으음···· 질문에 대답해드리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요·”

세피아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답변을 해드린 후에는 확실히 특보를 들을 수 있는 거겠죠? 아무리 저라도 거짓 제보에는 정말 많이 상처받거든요·”

“그건 장담하지· 분명 대서특필(大書特筆)하게 된다·”

“좋아요· 원래 정보는 선불로 받는 것이 철칙이지만 특별히 플란 학생에게만 예외를 두도록 하죠!”

생글생글 웃으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각 종목의 대표를 선정하는 방식은 단순해요· 대표 선정 위원회인 마법학부 교수들이 있고 그들이 투표를 해서 정한답니다· 참 민주적이죠?”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은·”

“그런 게 따로 있을 리가요? 대충 성적이나 가문이 좋으면 뽑아주는 경우가 다반사죠·” 

나도 모르게 표정을 구겼다· 

세피아의 말대로라면 사실상 교수들 마음 가는대로 대표를 선발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가문은 왜 보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데·”

마법 학부의 승률은 극히 낮다고 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패배를 떠안는다면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큰 굴욕이다·

도대체 마법 가문 처지에서 무슨 이득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상부상조 하는 거죠·”

“도대체 무슨 상부상조·”

 “가문 처지에서는 본인 식구가 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는 거고 교수들 처지에서는 그 가문과 미리미리 눈도장을 찍는 거고·”

“승리의 영광이 아니라 선발의 영광?”

말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다· 그러나 세피아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발의 영광이요· 아무래도 기사 학부를 상대로 마법 학부가 승리하길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우리 언니 정도가 유일할 것 같은데·”

그 말을 듣자마자 관자놀이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이 녀석들은 고작 이따위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지·

이기는 것은 기대조차 하지 않으며 그저 대표가 된 것에 기뻐하는 수준· 이게 메르헨 아카데미 마법사들의 현 주소였다·

한심함을 넘어서서 이제는 그냥 개탄스럽다·

“출전 대표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나·”

“교수들의 마음 하나면 충분해요· 재투표는 언제든지 가능하니까요!”

출전 대표를 변경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는 거지·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중 그나마 희소식이었다· 

“세피아·”

“듣고 있답니다 플란 학생· 생각해 보니 조금 웃기네요· 왜 이쪽에서 존댓말하고 있는 걸까요?”

“특보를 받는 조건은 간단하다· 내가 대자보를 붙일 테니 메르헨 일보가 그 내용을 호외로 돌리도록·”

“무슨 내용의 대자보일지 궁금해지는데요· 설마 제가 상상하는 그런 대자보일까요?”

“교수들을 규탄한다· 우선 제대로 된 심사 과정부터 마련하도록 시켜야지· 고작 가문과 성적만 보고 선발된 대표가 해 봐야 얼마나 잘하겠나·”

“흐으음~”

세피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좀 더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

“저기요· 플란 학생·”

“뭐지·”

“지금 보니까· 저번에 저한테 했던 이야기· 그거 정말 진심으로 했던 말이었나 봐요?”

그런 식으로 말해 오면 이쪽에서는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거짓을 내뱉은 적이 단 한순간도 없기 때문이다·

세피아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아 왜요· 기억 안 나요? 마법사들의 사고방식과 세력 구조· 그 전부를 바꾸겠다고 했었잖아요·”

“그랬었지· 진심이다·”

“우와···· 그게 진담이었군요? 저는 어린 마법 천재의 치기 어린 포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세피아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좋아요! 그 마음은 너무너무 좋게 생각하고 응원해요! 하지만 그래도 플란 학생의 요구를 들어 주기는 어렵겠는데요?”

빛나던 초록빛 눈동자를 차분하게 가라앉힌 채로 그녀가 말을 잇는다·

“우선 첫 번째로 대자보는 그 자체가 커다란 도전장이예요· 학내 여론 형성에 크나큰 파장을 미치게 된다구요·”

세피아가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가며 설명했다·

“두 번째 그 대자보를 호외로 돌리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예요· 플란 학생이 작성한 내용에 과연 몇 명이나 동의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분은 염려할 것 없다·”

“염려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반발이 심하면 그 비난들을 받아 내는 건 오롯이 제 몫이예요· 메르헨일보 마법부라는 상표가 버젓이 붙어 있다구요·”

마침내 그녀가 손가락을 세 개째 펼쳤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게 가장 중요한거예요!”

세피아의 얼굴이 사뭇 진지해졌다·

“제게 준다던 특보는 과연 얼마나 대단한 걸까요? 플란 학생이 제공하는 정보가 정말 ‘대서특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이상···· 제가 이런 일에 쉽사리 가담할 수는 없어요·”

“쉽게 말해 정보를 먼저 달라는 거로군·”

“그렇게 되는 셈이죠! 플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대서특필할 만한 정보가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듣고 나서 판단할게요·”

그녀는 슬며시 미소 지으며 조금 말을 덧붙였다·

“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제가 만약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면 플란 학생이 제공한 정보는 기사로 쓰지 않을거예요· 약속할게요!”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걱정하는 세 가지를···· 한 번에 모조리 해결해 보겠다·”

허공에 커다랗고 흰 종이를 펼친 다음 염동으로 펜 세 개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피아가 그 광경을 흥미롭다는 듯이 지켜본다·

사각사각ㅡ

필기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지면을 긁는 펜촉의 소리가 자연스레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의 절반이 채워졌다· 

지면의 절반이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한가득이다·

“······아고라보드·” 

세피아가 낮게 읊조렸다·

정답이다· 이는 내가 아고라보드에 출제했던 문제와 풀이들이다·

그녀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본인은 전혀 모르는 듯했지만 그녀의 입이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세피아·”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이 입에 담으며 종이의 나머지 절반을 채워나갔다·

“너는 그저 내 말에 따르면 된다·”

그러나 세피아는 내 말에 집중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집중할 수 없는 듯했다·

“네가 내 말에 따른다면·”

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종이에 향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이미 황홀감에 젖어 있었다·

“······언젠가·”

세피아의 얼굴이 완전히 하얗게 질렸을 때쯤 종이의 나머지 절반도 가득 채워졌다·

거의 수천에 달하는 활자와 도형이 지면 위에서 예술에 가까운 무언가를 이루고 있었다·

“내 정체를 단독 보도하게 해주겠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세피아는 그저 멍하니 종이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편집부로 복귀한 세피아의 표정은 멍했다·

공허와 허무에 가까운 적막· 그녀는 마치 그런 공간에 서 있는 듯했다·

“어라 부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커피를 사 들고오던 일선 기자가 세피아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메르헨 일보의 부장이 멍해 있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괜찮아·”

“괜찮기는요· 완전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인데요· 악인이랑 계약이라도 하셨어요?”

“우리 좀 상식적으로 가자· 상식적으로·”

“가능성 있어요· 부장님은 악인이 되어서도 기사 취재하러 다니실 것 같거든요·”

말을 붙여 오는 일선 기자를 떼어내고서 세피아는 편집부의 벽면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는 화이트 보드로 다가 갔다·

보드를 향해 다가가며 그녀는 플란의 말을 되짚었다·

ㅡ마법사들의 사고방식과 세력 구조· 그 전부·

그 전부를 바꾸겠노라고· 플란은 분명하게 자기 포부를 밝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현재의 구조에 굉장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삐딱하고 냉소적인 태도를 가진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만의 대의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의를 실현하려는 의지는 상상 이상으로 강한 듯했다· 메르헨 일보의 부장까지 부려 먹을 생각하다니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것인지·

“어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한 명이 더 떠오른다·

바이올렛 세피아의 언니· 

얼마 전에 있었던 기사 학부와 마법 학부의 합동 회의는 바이올렛을 진노케 만들었다·

마법사를 대하는 스칼렛의 태도에 치를 떨던 언니의 모습이 아직도 세피아의 뇌리에 생했다·

“그러고 보니 바꾼다는 말 우리 언니도 참 좋아하는데·”

기사가 강자로 군림하는 이 구조가 역겹다· 힘의 불균형이 뒤엎어져 바뀌는 것을 언젠가 보고야 말 것이다····

세피아는 언니가 그리 중얼거리는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닮았어·”

플란과 바이올렛은 생판 남이지만 어쩐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세피아는 화이트 보드 앞에 섰다·

이 화이트 보드는 메르헨일보 편집부 내에서 ‘시한 폭탄’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 보드는 자기 이름에 충실하다·

시한 폭탄은 특종이나 특보가 될 만한 재료들을 모아두는 보드로 현재는 네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세피아는 그것을 손으로 직접 더듬어가며 살폈다·

유디트 가문의 사내가 마법 학부에 재학 중이라는 것 마법 미궁에서의 미스테리 트릭시를 압도한 의문의 아고라보드 천재·······

“이 모든 기사의 주인공이 단 한 사람이라니····”

세피아는 새삼 경외적인 시선으로 화이트 보드를 바라보았다· 

이 시한폭탄이 폭발하면 도대체 얼마나 큰 파장이 일어나게 될지 그녀는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다만 그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진짜로 보석이잖아 이 사람·”

플란 유디트·

세피아는 그가 보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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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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