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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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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학생들이 하나둘 잠들기 시작한 때에도 잠들지 못하는 학생이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재스민 향의 소녀 트릭시가 그중 하나였다·

“하아·”

트릭시가 탁 소리가 나게 술잔을 내려두었다·

취기가 확 올라오니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진다·

프리티아·

프리츠 가문에서 유통하는 이 술은 유서도 맛도 깊다· 도수가 크게 높다는 것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만·

얼마만에 술을 입에 대는건지 아고라보드에서 농락당했던 날 이후 처음이다·

ㅡ매력을 키워라·

귓가에 플란이 했던 말이 아직도 선명하다·

트릭시는 그런 말을 여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본인부터가 스스로를 무결(無缺)하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도 그녀 뒤에는 늘 온갖 미사여구가 따라붙었다·

예쁘다 아름답다 천재···· 그 칭찬의 종류를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관심이 고팠던 적은 없다· 오히려 쏟아지는 관심이 너무 많아서 귀찮았던 순간만이 있었던 그녀였다·

“매력을 키우라니·”

이 정도 매력으로도 가르침 씨에게는 택도 없다는 것일까· 밑에서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더 키울 필요성이 있단 말인가·

그렇게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플란의 태도 역시 확고했었지 거짓말을 하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으으·”

도수가 높은 술을 물처럼 들이키면서 동시에 고민한다·

프리츠 가문의 장녀라는 것을 밝힐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밝혀도 관심조차 안 보일 것이 뻔하다· 그러니까 플란이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겠지·

가르침씨는 도대체 누구일까· 계속되는 고민에 트릭시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으응····”

결국 그 한숨 소리에 옆 침대에서 자던 헤일리가 깼다·

“트릭시···· 왜 그래? 뭐야 술마셔?”

“아니야·”

헤일리는 고개를 살짝 들고서 게슴츠레 뜬 눈으로 트릭시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대뜸 물었다·

“외로워서 그래?”

“뭐가·”

“자꾸 꼼지락거리고 술마시고 이상한 숨소리 내고····”

“입 다물어·”

트릭시는 자신을 향한 의혹을 일축했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트릭시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트릭시 너는 말하는게 너무 차갑다니까· 말 한 번 걸기도 무서운거 아니? 아무튼 얼른 자·”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헤일리는 다시 눈을 감았다· 트릭시 역시 누워서 트리비아를 펼쳤다·

[ ▷ 관심 좀 주세용 ㅠㅅㅠ ]

[ ▶ 마법이면 어련히 관심을 갖는다· ]

[ ▷ 저도 마법에 관심 많아용! ]

[ ▷ 마법 좀 가르쳐주세용 ]

[ ▷ 만나서 배우면 안될까용? ]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다·

[ ▷ 소개가 늦었어용· ]

[ ▷ 저는 프리츠 가문의 트릭시에용! ]

혹시 몰라서 결국 덧붙여 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답장은 오지 않는다·

“왜 안 오는 거야·”

답답한 마음에 소리내어 중얼거렸다·

“뭐가?”

결국 헤일리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트릭시가 반사적으로 트리비아를 덮는다·

“뭘 봐·”

“세상에 너 트리비아 답장 기다리는구나?”

“그게 왜·”

“연애 고민이면 진작 말하지! 내가 전문이야·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은 누군데?”

“좋아하는 사람 없어·”

“에이~ 이제 숨겨도 소용 없어·”

헤일리가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도 못 자고 답장 기다리면서 뭘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그거 남자 아니야?”

“남자야·”

“거봐!”

“그냥 마법 배우려는거야·”

“얘좀 봐· 그럼 내가 이렇게 물어볼게·”

잠 따위는 다 달아났다는 건지 헤일리가 신나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그 남자 생각 얼마나 해?”

트릭시가 프리티아를 한 모금 하면서 눈동자를 굴렸다·

평소라면 분명 이따위 대화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올라오는 취기 때문인지 입술이 벌어졌다·

“잘 때 빼고는 거의·”

“답장 오면 기뻐?”

“응·”

“그게 좋아하는거지· 뭘 아니라고 부정하는거니?”

“조금 달라·”

트릭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법 관련해서만 대화해· 가르침 받는거야·”

“싫어하는 사람한테 마법 가르쳐달라고 할 수 있겠어? 좋아하는 사람이 마법까지 잘하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거야· 나도 루이스한테 그러거든·”

“시끄러워·”

트릭시가 답답한 마음에 프리티아를 들이켰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도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도···· 애초에 이런 관계가 처음이라 트릭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 하나만이 확실했다· 그런 ‘배움’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

가르침 씨에게 더 가까이 붙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싶었다·

“플란·”

트릭시는 그 평민 학생의 이름을 떠올렸다· 동시에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트릭시· 갑자기 그 이름은 왜 꺼내는거야?”

그러자 건너편에서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트릭시가 되물었다·

“왜·”

“싫으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왜·”

“이걸 굳이 하나하나 말해야겠어?”

헤일리가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말을 이었다·

“등급 평가 때는 부정행위 아리아가 스크롤 지참한 덕분에 부전승 탐험 평가 때는 너한테 업혀 갔을 테고 가만히 놔두면 어련히 루이스가 대표할 수 있는 걸 굳이 기준을 바꾸자고까지 제안했잖니?”

이유가 끝도 없이 나열된다· 그러나 무엇 하나 트릭시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

플란은 충분히 A등급에 어울리는 실력이다·

훈련장에서 그와 마주쳤을 당시 설정되어있던 난이도만 보더라도 그랬다·

아리아는 순수 실력으로 패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초에 마나 결정을 날려 보낼 때도 플란이 간섭했던 것이 틀림없다·

탐험 평가 때는 오히려 트릭시가 플란에게 업혀 간 것에 가깝다·

이렇게 놓고 보니 새삼 그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플란은 그때보다도 더 성장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마법 학부 1학년의 전투 종목 대표로 선출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스카우터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야·’

트릭시는 본인의 감각이 예리하다고 꽤나 자부하고 있었다·

지켜본 결과 플란과 엘리시스는 서로 일면식조차 없어보였다· 스카우터의 가능성을 배제했을 때 결국 남는 경우의 수는 하나·

···가르침 경매 덕분이다·

가르침씨가 F등급 학생에 불과하던 플란을 단기간에 괴물로 키워낸 것이다·

“하아····”

남은 프리티아를 병째로 비워버렸다· 묘한 질투심에 주먹을 말아쥐었다·

왜 이쪽을 바라봐주지 않는 걸까· 트릭시에게 집중해준다면 몇 배를 더 증명해낼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지·’

직접 보는 수밖에·

간단하다· 플란의 트리비아를 직접 살피면 전부 해결되는 문제다·

트릭시의 분석력은 결코 남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적어도 그녀 스스로는 그렇게 자신했다·

어떤 말투로 연락하는지 어떤 질문을 하면 가르침 씨가 좋아하는지 어떤 말을 하면 더 빠른 답장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전부를 분석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헤일리가 한 마디 덧붙였다·

“트릭시 너도 플란 걔는 무시해· 가까이해서 좋을 게 없단다·”

“너어·”

트릭시가 조용히 입술을 떼었다·

“응응· 왜?”

“미개해·”

헤일리가 검지로 자신의 턱을 가리켰다·

“···나? 내가 미개하다고? 얘가 취했나? 혀가 완전히 꼬였는데·”

“플란을 전혀 모르고 있잖아아·”

때마침 답장이 왔다·

[ ▶ 배우겠다는 말 진심인가· ]

[ ▷ 그럼용! 제자든 뭐든 될게용! ]

[ ▶ 아주 힘들 텐데· ]

[ ▷ 버틸 수 있어용! ]

[ ▶ 그럼 플란부터 이기고 와라· ]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장에 자연스레 고개가 기울어진다· 트릭시가 곧바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 ▷ 플란이용 ?ㅅ? ]

[ ▶ 그래· ] 

[ ▷ 그 사람은 스카우터 같던데용! ]

[ ▶ 스카우터는 무슨· ]

[ ▶ 내 제자일 뿐이다· ]

“아!”

의문이 해소되었다·

트릭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도 모르게 탄성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그럼 그렇지· 트릭시의 예상이 얼추 맞았다· 가르침씨가 플란을 괴물로 키워낸 것이다·

“갑자기 왜 소리를 지르니?”

트릭시는 헤일리를 깔끔하게 무시하고서 우선 겉옷부터 걸쳤다·

혹시 모른다· 플란이 아직 보관소에 있을지·

“트릭시 설마 그 상태로 나가게?”

헤일리가 트릭시의 앞을 가로막았다·

“안 나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 너 눈이 완전히 풀려있어·”

“비켜어·”

트릭시는 헤일리를 밀치고서 막무가내로 나가버렸다·

비틀거리는 뒷모습을 보아하니 이미 제정신은 아니다· 혀도 꼬여있고·

헤일리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쟤는 누구한테 빠졌길래 애가 저 모양이야?”

방금 있었던 대화를 하나하나 되짚어보던 헤일리는 문득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설마 플란?”

“음····”

마탑 건너편에 위치한 보관소의 입구 베키는 못마땅한 얼굴로 팔짱을 끼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본인을 제외하고도 플란을 찾아온 인물이 또 있었던 것이다· 바로 루이스였다·

“베키· 넌 무슨 일로 온 거야?”

루이스가 먼저 베키에게 물었다·

“응? 아아 어···· 그러는 루이스야말로?”

“나는 플란한테 조언을 듣고 싶어서· 평가때 모습이 많이 인상 깊었거든·”

“아 그랬구나? 나 나는···· 어····”

베키가 볼을 긁적거렸다· 플란과 단 둘이 있는 유시아가 신경쓰인다고 곧이 곧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야광 큐브 같이 하려고· 내가 야광 큐브에 아주 환장을 해·”

“유시아한테 있는 거? 그건 큐브가 아니라 퍼즐 일 텐데·”

“퍼 퍼즐? 어· 나 방금 퍼즐이라고 말했는데?”

“그랬구나· 일단 같이 들어가보자 그럼·”

둘은 동시에 보관소 안으로 진입했다·

저 멀리 의자에 앉아서 집중하고 있는 플란의 모습이 보였다·

보관소의 조명을 받아 음영진 소년의 모습은 어김없이 고고하다·

마치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앉아서 무언가를 읽는 자세로 조형된 미술품 같았다·

둘 다 잠시 플란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우아하다·

···고작 야광 퍼즐이나 끼워서 맞추고 있는데도·

“유시아 하나를 암기할 때마다 퍼즐 조각 하나다· 자연 발생한 마나 재해는 무엇으로 분류해야 하지?”

“플란 경···· 저는 그런거 모릅니다····”

“지금 가르쳐주지 않나· 단순히 퍼즐 조각만 끼워맞춰서는 발전이 없다·”

“플란 경···· 그냥 맞추면 안 되는 겁니까?”

“허락할 수 없다·”

울먹거리는 유시아 진지한 태도로 야광 퍼즐을 맞추는 플란· 둘은 다소 어이없는 그 풍경을 잠깐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득 인기척을 느낀 플란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두 명을 보자마자 미간을 좁혔다·

“···어 어? 세상에!”

플란의 건너편에 앉은 유시아 구세주라도 마주친 표정이었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잘됐습니다! 인원이 많으면 야광 퍼즐은 더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플란은 다시 야광 퍼즐로 시선을 가져간다· 결국 유시아도 그렇게했다·

“집중해라 유시아· 재해(災害)는 예측 불가능한 현상으로 여겨지곤 하지만 이 ‘순수’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그렇지만도 않다·”

“플란 경···· 저는 이런거 모릅니다···· 힝·”

플란은 유시아를 향해서 설명을 잇다가 문득 두 명의 시선이 여전히 자신을 향해있다는 것을 눈치채고선 표정을 구겼다·

“···설마 내게 볼일이 있는 건가·”

“응· 맞아·”

루이스가 대표로 대답했다·

“나는 마법적으로 조언을 듣고 싶고 베키는 같이 야광 퍼즐이 하고 싶었대·”

“아니야· 내가 언제? 나 야광 퍼즐 싫어·”

베키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플란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가 염동을 부리자 퍼즐 조각들이 정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내 완벽한 그림 한 장이 완성된다·

정리를 마친 다음 플란이 입술을 떼었다·

“야광 퍼즐은 유시아와 베키 둘이서 해라· 수준이 딱 맞겠군·”

칭찬인지 아닌지· 베키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루이스는 조언을 원하나·”

“응· 아까 평가 때 활용한 거 간섭 계열이었지? 괜찮다면 나한테도 좀 알려주라·”

“다음에 하지· 여긴 마력탄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니까·”

하지만 루이스가 넌지시 말했다·

“아 플란· 공간 문제라면 우리도 활용할 수 있어·”

“공간?”

“응· 아까 우리가 평가를 치를 때 사용했던 장비 마탑 내부의 훈련장에도 똑같이 있거든· 아주 잠깐만 봐줘도 괜찮아·”

플란은 잠시 고민했다·

“표현 그대로 잠깐 뿐일 텐데·”

“응· 그정도만 봐줘도 고맙지·”

그리고 결국 고개를 끄덕여 수락했다·

그에게는 마법사를 세공하는 것도 나름의 여흥이었다· 그리고 루이스 정도면 충분히 다듬을만한 가치가 있는 원석이었다·

실력도 그리고 태도도· 모두·

플란이 보관소의 건물을 나서자 그 뒤를 여학생 두 명도 졸졸 쫓았다·

베키와 유시아를 향해 플란이 물었다·

“···나를 쫓는 것인가·”

“예!”

유시아만 우렁차게 대답하고 베키는 슬그머니 플란의 눈을 피했다·

“어···· 뭐 유시아가 쫓아가니까 어쩔 수 없지· 야광 퍼즐하려면 난 유시아를 쫓아가야하잖아·”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휙ㅡ

무언가가 플란을 붙잡으려했다·

아니 껴안으려 한 것인지 붙잡으려한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이상한 몸동작이었다·

트릭시였다· 이번에는 재스민 향 대신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으으···· 앗·”

플란을 붙잡는데 실패한 그녀는 비틀거리다가 결국 엉덩방아를 찧었다·

“트릭시 혹시 미쳤나·”

플란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트릭시는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플란을 또 한 번 붙잡으려했다· 

플란이 또 한 번 피하자 어거지로 쫓아가서 멱살을 쥐더니 아예 가슴팍에 이마를 박았다·

“야아아····”

그리고 버럭버럭 외쳤다·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중요한 걸 숨길 수 있어어!”

“······?”

플란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나머지 셋의 고개가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당장· 당자앙! 트리비아 보여줘! 아 빨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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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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