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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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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4

각인을 새겨라·

플란은 분명 그리 말했다·

‘인간 따위가····’

마이에브의 눈가가 경련을 일으켰다·

애초에 타인에게 종속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기겁할 일이다· 영원히 을의 위치로 살아가라는 뜻이니까·

그런데 심지어 플란의 태생은 인간이다· 혈귀들이 장난감 정도로만 여기는 인간·

그녀는 잘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달싹였다·

“종속 계약은···· 안 돼· 아니 안 됩니다·”

존댓말을 억지로 이으려니 혀가 꼬인다· 마이에브가 애써 말을 이었다·

“혈귀들 간부 회의에도 참여해야 하고 공주님도 뵈어야 하고····”

“한데·”

“각인이 새겨진 상태로 그걸 할 수는 없는데· 없는데요·”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얽매인다는 것· 그녀로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하나 둘 플란을 설득하기 위한 이유를 있는 대로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서로 안 좋아· 요· 혈귀를 종속시킨 인간이라니 다른 혈귀들이 건방지다면서 보복에 나설 텐데·”

“내가 건방지다는 말처럼 들리는군·”

마이에브가 땀을 삐질 흘렸다·

“아닙니다·”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염려하지 않는다고? 요?”

눈을 동그랗게 뜬 마이에브를 향해 플란은 덤덤하게 읊조릴 뿐이다·

“위장은 네 전문 아닌가· 혈귀 내게 종속된 이 초행 구역의 학회장···· 여러 개의 신분을 전부 지닌 채로 살아라·”

“····”

“위장술의 귀재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딱히 할 말이 없더라도 무언가는 내뱉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이게 말이 안 되면·”

날이 벼려진 플란의 목소리· 그것이 마이에브의 말을 가차 없이 토막 내버린다·

“네가 살아있을 이유가 없는데·”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플란의 이해관계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의 입장에서 굳이 마이에브를 살려둘 이유는 없을 터·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마이에브가 눈을 질끈 감았다·

‘차라리 죽지 뭐·’

처음에는 죽는다는 사실이 마냥 두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또 아니다·

나름의 각오를 마쳤다· 인간에게 종속되어 목숨을 유지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 편이 나으리라·

그러니 태연할 수 있었다·

“그냥 죽여·”

“진심인가·”

“응·”

마이에브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이니까· 그냥 죽여·”

“글쎄· 아마 진심이 아닐 거다·”

플란은 가만히 마이에브의 미간에 검지를 얹는다·

“···!”

마이에브의 몸이 한 차례 크게 경련을 일으켰다·

“····”

그녀는 보았다· 아니 느꼈다·

칠흑같이 새카만 어둠이었다·

본능적으로 눈을 감아 피하려고 했으나 눈알을 뽑아 내더라도 어둠만은 남는 법이었다·

자신의 전신을 휘감아 옥죄는 갑갑함· 심장에 수십 수백 개의 칼날이 쑤셔 박힌 듯 관통하는 작열감· 턱밑에 시퍼런 날붙이가 다가온 듯 식은땀을 흘리게 만드는 중압감·

살아 숨쉬는 동물의 본능이 말해 주고 있었다·

그것은 ‘죽음’이라고·

“···사 살려 주세요·”

마이에브의 볼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렸다·

그녀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었다· 실성한 인간처럼 중얼거리는 것이 동물로서의 마지막 저항이었다·

“살려 살려주세요· 아니 살려주십시오·”

플란이 마이에브의 미간에서 손을 떼었다· 그녀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 말하는지는 본인조차 모른다· 그저 그녀의 본능이 이렇게 시키고 있었다·

딸꾹·

이제는 딸꾹질까지 터져 나왔다·

“으읍···· 극····”

공포 안도 눈물 딸꾹질···· 다양한 것들이 호흡을 가로막아서 마이에브는 엎드린 채로 자신의 가슴팍을 꽈악 쥐었다·

“우웨에엑···· 헉 허어억····”

결국 바닥에 구토까지 하고 말았다·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뭐야·’

믿을 수가 없었다·

환혹술사의 삶에 ‘관찰’은 중요한가?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거짓 세계를 펼치고 그곳에 추가로 상상을 덧붙이기 때문이다·

“허억···· 허억···· 으으으으····”

마이에브가 방금 본 것은 ‘죽음’이었다·

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한데 상상만으로도 이런 광경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인간···· 인간이···· 어떻게····’

플란을 상대로 저항할 수 없다는 것· 그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그녀가 죽음을 각오하고서 덤벼든다면 플란은 기꺼이 죽음 이상의 것을 선사할 것이다·

“아직 헷갈리나· 그럼 이번에는 이 천번·”

플란이 다시 검지를 뻗으려 했다·

“자 자 잠시만· 아니 잠시만요─!”

마이에브가 질겁하며 이마를 바닥에 붙인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미 천 번의 죽음을 경험한 느낌이다· 한 번 더 그런 광경을 보게 된다면···· 이번엔 정말 미쳐버릴 거다·

“하겠 하겠습니다·”

“무엇을·”

“종속 계약···· 하겠습니다·”

마이에브의 손등에 붉은 십자 문양이 생겨난다·

심하게 떨리는 손을 플란의 발치에 댔다· 그러자 문양이 화륵 불타오르며 문신처럼 남았다·

이제 이걸로 모든 것이 끝났을 것이다·

“아니지·”

그러나 플란은 고개를 저었다·

“계약만으로는 모자라· 조항이 추가로 붙었다·”

“···?”

마이에브가 입을 뻐끔거렸다·

“아까···· 까지는····”

“네가 너무 건방져서 상황이 바뀌었다·”

“····”

마이에브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비단 공포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태도는 죽어야 고쳐지겠군·”

“하 하겠습니다! 조건도 따르겠습니다!”

플란의 한 마디에 마이에브가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찧었다·

그녀는 이제 가슴팍이 아닌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미 전신이 떨리고 있는 채였다·

‘인간을 상대로 참패하고···· 종속 계약까지····’

짓씹은 아랫입술에서는 피가 터졌다· 느껴지는 피 맛은 비릿하고 또 미칠 듯이 기분이 더러웠다·

“우선 할 일을 정해주지·”

촤르륵─ 마이에브의 머리맡으로 종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쌓였다· 플란이 작성한 평가지였다·

“박제는 전부 해제하고 아카데미 측에는 이걸 중간평가 결과로 제출하도록·”

“예·”

“그리고 혈귀들 때문에 시민 몇 명이 죽었던데···· 책임지고 학회장 직을 사퇴해라· 위장하여 연기할 것이 하나는 줄어들 터·”

“예····”

“꿈은 내가 챙겨가지· 나머지는 이걸 통해 확인하고·”

그녀의 머리맡에 종이 한 장이 추가로 놓였다·

“이만 먼저 가보겠다·”

뚜벅─ 뚜벅─

규칙적인 발소리가 멀어지고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을 무렵 마이에브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다· 여전히 주저앉은 채로 마이에브는 머리맡에 놓인 종이들을 살폈다·

[         ]

플란(갑)과 마이에브(을)는 다음과 같이 계약을 체결한다·

근로 개시일 : 계약 체결 즉시

근무 장소 : 해당 없음

업무의 내용 : 토벌제 훈련 보조 논문 첨삭 보조 회계 관리·

임금 : 목숨

연차유급휴가 : 사망 시 지급

“이건···· 또 무슨····”

손이 파르르 떨린다· 종이가 하도 흔들려서 활자가 읽히지 않을 정도다·

동시에 종이의 빈칸이 채워졌다·

[ 노예 계약서 ]

“아····”

머리가 온통 새하얘졌다·

[ 사포어에서 인명 피해 발생···· 심지어 미공개 마법 도구인 ‘꿈’도 분실· ]

[ ‘전부 책임진다·’ 초행 구역 학회장 슈시아 사퇴· 추정되는 배상 금액만 무려···· ]

연이어 쏟아지는 기사들과 함께 학생들은 무사히 메르헨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또 마탑의 호텔에서 잘 일이 생겼네·”

베키가 볼을 긁적거렸다·

관계자나 아카데미 학생 중 사망자는 없어 천만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안전 차원에서 A등급 학생들은 오늘 마탑의 호텔에서 강제로 투숙하게 되었다·

사실 ‘강제’라는 수식어가 붙기엔 과하게 좋은 시설이었다· 내부 구조나 시설 무엇 하나 학생들을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이 없었으니·

“심지어 이번에는 세 명이 한 방이라니·”

소녀는 주변을 살폈다· 유시아와 같은 방인 건 괜찮지만 문제는 트릭시다· 솔직히 무서웠다·

“아~ 베키양 짐은 여기 풀면 됩니다·”

유시아가 생긋 웃으면서 베키를 맞이했다· 베키도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한편 트릭시는 유시아와 베키를 향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묵묵히 창밖을 바라보며 그녀만의 생각에 온통 잠겨있는 듯했다·

“어···· 그래· 고마워·”

“베키 양은 좀 괜찮으십니까?”

“하나도 안 괜찮아· 이렇게 무섭고 끔찍한 평가는 도대체 누가 고안해내는 걸까·”

베키가 치를 떨었다·

박람회장에서 처음 기현상을 마주했을 때 그녀는 실제로 재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 모든 게 결국 평가였을 뿐이라니····”

“메르헨 아카데미도 진짜 대단하네· 아니 사포어가 대단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베키는 문득 유시아의 품에 안겨있는 세 개의 두루마리를 발견했다·

“그건 뭐야?”

“예?”

“안고 있는 두루마리 말이야·”

“아~ 이거!”

유시아가 환하게 웃었다·

“이번 중간 평가 성적입니다·”

“성적이 두루마리에 적혀 왔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두꺼운 이유를 모르겠는데?”

“평가가 같이 적혀있다고 합니다!”

“평가를 적어···?”

유시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예· 성적만 단순히 적혀있으면 학생 스스로 단점을 고치기 힘드니까 말입니다!”

베키는 사포어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허겁지겁 마법을 사용하고 헐레벌떡 도망쳤던 기억밖에는 없는데···· 어떤 평가가 적혀있을지 벌써 두렵다·

“내 내 거는 이리 주라···· 나중에 혼자서 보게·”

베키가 어색하기 짝이 없는 손을 뻗는데 유시아의 고개가 기울어진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응···? 혼자 본다구· 지금 말고 나중에·”

“그러면 안 됩니다·”

고개를 젓는 유시아의 태도가 단호했다· 베키는 황당할 뿐이었다·

“안 되긴 왜 안 돼? 내 성적인데·”

“혼자서 보는 게 안 된다는 겁니다· 이거 안 보이십니까?”

유시아의 손끝이 두루마리 구석을 가리킨다· 공백 상태의 네모 칸 두 개가 있었다·

“최소 두 명에게 보여주고 확인받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성적으로 반영시켜준다고 합니다·”

“뭐 뭐 뭐?”

베키가 펄쩍 뛰었다·

“도대체 왜?”

“서로서로 보충할 점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라···· 뭐 그런 뜻 아니겠습니까? 하여튼 같이 보는 겁니다!”

“아아아악···· 싫어····”

자기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베키가 절규했다· 

“빠르게 보고 자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 트릭시 양도 어서 오십시오!”

트릭시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객실 바닥에 세 개의 두루마리가 나란히 놓인다· 

“····”

그리고 세 여학생이 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유시아가 두루마리 중 하나에 손을 얹었다·

“그럼····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두루마리의 두께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유시아는 손에 집힌 것의 이름을 확인했다·

베키· 

“우선 베키양 겁니다·”

“으윽····”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베키가 죽어가는 소리를 냈다·

[ 베키 ]

▶ 얼음 원소의 이해도는 칭찬할 만함·

“어···? 뭐야 의외로 칭찬이 적혀있네?”

첫 줄을 읽은 베키가 유시아의 손으로부터 두루마리를 휙 낚아챘다· 자신감을 가지고 나머지 부분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돌발 상황에서 너무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 이는 재능의 부족보다는 믿음의 부족임·

▶ 출력 과정이 한심함· 도서관 D구역의 『출력과 관련요인 연구』32p· 참조·

···(중략)

“하하하····”

바람이 불면 날아갈 듯한 재가 되어 베키가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시작은 칭찬이었지만 이후 이어지는 것들은 온통 혹독한 채찍뿐이었다·

‘허섭스레기’라고 적혀있는 부분은 특히나 베키의 심금을 울렸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유시아가 조심스레 베키의 어깨를 토닥였다·

“베···· 베키양···· 괜찮습니다· 사포어에서는 원래 이런 식으로 채점을 하나 봅니다·”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원래 학생 상대로 허섭스레기라는 표현을 쓰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직설적인 걸 넘어서서 독설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플란도 이렇게는 말 안 해!”

유시아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플란 경이라면 충분히 하지 않겠습니까?”

“으응 나도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어·”

유시아의 고개가 트릭시를 향해 돌아간다·

“트릭시 양도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이거 플란 경 말투랑 비슷하지 않습니까?”

“플란 이야기는 하지 마·”

서릿발처럼 매서운 목소리· 트릭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객실 안에 한숨 소리가 짙게 깔렸다·

“지금 걔 때문에 일상생활조차 안 되니까·”

“···?”

“···?”

베키와 유시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객실 내부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잠시 후 유시아가 어색하게 다음 두루마리를 들어 올렸다·

“아 아무튼~ 이번에는 제겁니다~”

[ 유시아 ]

▶ 마나를 배합하는 부분이 못봐줄 정도는 아님·

▶ 회로 구성이 하찮음· 『회로구성학』전문 참조·

···(중략)

“오 마나 배합 부분에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

베키가 황당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유시아를 바라본다·

“유시아· 너 뭔가 기뻐보이네····”

“예~ 칭찬받았으니까요!”

“이 이게 칭찬이라고? 못봐줄 정도는 아님· 이게?”

“예!”

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긋방긋 웃는다·

“그럼 이거는· 이건 안 봤어?”

베키가 검지 끝으로 두번째 항목을 가리켰다· 무려 ‘하찮다’는 표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유시아가 미워서 이러는 건 아니고 베키는 이 새하얀 소녀의 무한 긍정이 마냥 신기했다·

“아 회로 구성은 실제로 제가 약해서····”

“그 그렇구나·”

베키가 볼을 긁적거렸다·

“하아·”

그런데 그 때· 트릭시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태 한 마디도 없었던 트릭시는 인제야 입을 열어서 한마디 했다·

“딱히 틀린 말도 없잖아· 왜 호들갑을 떠는 거야·”

“힝···· 그치만····”

“····”

베키와 유시아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평가서에 적혀있는 것도 맞는 말이고 트릭시의 말도 맞는 말이라서· 딱히 무어라 대답할 것이 없었다· 

“그냥 받아들여· 그게 어렵나·”

한 마디를 덧붙인 뒤 트릭시는 두루마리를 집어 들었다·

“흥·”

그녀는 별다른 감상 없이 두루마리를 펼쳤다·

악평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는다만 만약 있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이겨내면 될 일이다·

“···?”

그런데 잠시 후 세 여학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트릭시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뭐라고····”

이내 그 진동이 전신으로까지 번져나갔다·

[ 트릭시 ]

▶ 마법의 방향성이 잘못되었음·

···(중략)

다음 날 아침· 

나는 수면을 전혀 취하지 않은 채로 아침을 맞이했다· 잠들지 못한 것은 아니고 단지 잘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이다·

‘꿈’·

순전히 이 마법 도구 때문이다· 조그만 액자 틀처럼 생긴 이것을 나는 천천히 손으로 훑었다·

동시에 심장이 크게 박동하는 것을 느낀다·

어째서 설레하는가 그 이유는 스스로가 가장 잘 인지하고 있었다·

문득 이전 세계에서의 고대 룬어 연구를 떠올린다·

군데군데 빠져있었던 활자들 따라서 한계치가 정해져 있었던 연구의 진척도·

그런데 지금· 이 ‘꿈’에는 처음 보는 고대 룬어의 흔적이 있었다·

‘모든 고대 룬어를 찾게 된다면····’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은 분명하다· 이미 밝혀진 활자만 가지고 해낸 연구만 해도 엄청났으니·

시간 공간 차원···· 이전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영역에도 마침내 손을 댈 수 있게 될 터·

그렇게 된다면 행동의 선택지가 확 넓어진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희열을 느낀다·

아니 새로운 마법에 전율한다· 그의 이마를 타고 땀방울 하나가 흘러내렸다·

“···너는 아름답군·”

플란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때· 트리비아에 연락이 도착했다·

[ *세피아 ]

[ ▶ 오늘 단독 취재 있는 거 아시죠? ]

[ ▶ 기자들 진짜 잔뜩 몰려있어요· ]

[ ▶ 기사 학부 기자들도 완전 가득· ]

[ ▶ 무조건 와야 해요! 꼭! ]

“단독 취재라·”

옷깃을 펴고 맵시를 가다듬었다·

증명할 것이 재미있는 것이 아직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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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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