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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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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

“너였다면···· 절대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거다·”

그 한마디가 트릭시의 가슴을 후벼팠다·

석상처럼 굳어버린 몸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턱 끝을 타고서는 땀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아직도 본인에게 대표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말해라· 명단에 이름을 올려줄 테니·”

“····”

명단에 이름을 올릴 기회다· 그러나 입술이 떼어지질 않는다· 

아주 살짝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올릴 수는 없었다· 이 수준의 화염으로는 토벌제에서 어떠한 성과도 거둘 수 없겠지· 

가문의 이름에 스스로 먹칠하는 결과로 이어질 테고 어머니의 수수께끼를 풀기는커녕 안 좋은 일만 답습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음 순간 고개를 조금 더 크게 좌우로 저었다·

그 동작이 멈추지를 않았다·

체력은 바닥났고 마음 같은 건 이제 산산이 조각났다·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한 뒤 그저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일 초라도 빨리·

그때 플란이 입을 열었다·

“아직도 천재를 연기하나·”

그 한마디가 트릭시의 귓전을 벼락처럼 때렸다·

허공에서 서로의 시선이 맞닿는다· 플란의 붉은 눈동자에 담겨있는 자신은 초라하게 떨고 있었다·

“너는 패배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아니다· 그 말은 틀렸다· 트릭시는 패배가 두렵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꺾인 이 상황이 낯설고 무서웠다·

“남들 눈에 우아하지 않게 비추어지는 것이 두렵지·”

하지만 트릭시의 생각은 이어진 플란의 한 마디에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

사실이었고 심장이 철렁했다· 고작 말 한마디가·

“기염을 토해내며 전력을 쏟아붓고 이를 악물어가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을 너는 절대 못 보여·”

숨이 턱 막힌다·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힘들었다·

“우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니까·”

이때부터는 온 풍경이 새하얗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적밖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 한 가운데에 그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런데·

플란이 고개를 숙여 눈높이를 맞춘 것은 그때였다· 

“그런 네게 몇 가지만 묻겠다·”

온통 새하얗게 지워진 시야 속에서도 그의 목소리만큼은 지나칠 정도로 선명했다·

“너였다면 정말로 성공하지 못했을까·”

난데없는 질문·

“과연 네가 기합을 넣고 기염을 토하고 온 이를 갈아가면서 시도해도···· 안 될 정도인가· 그게·”

트릭시의 마음속에 대뜸 물음표 하나가 던져진다·

“또한 시도했다면 그 모습이 과연 우아하지 못한가·”

그 물음표가 증식하기 시작했다·

“시도하여 증명하는 마법사 증명에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마법사 천재의 틀에 갇혀 시도조차 못 하는 무언가····”

두 개 세 개· 그 수가 미친 듯이 늘어난다·

“···이 중 누가 우아하고 누가 추하지·”

마침내 어느 순간·

“또한 이 중 누가 천재냔 말이다·”

“!”

트릭시의 가슴 깊은 곳 언저리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네가 추해지길 바란 적 없다·”

작은 열기는 전신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오히려 우아해지기를 바란다만·”

눈에 보이는 형태는 아니나 트릭시는 알고 있었다· 이것 역시 열정이라는 이름의 푸른 화염임을·

“이쯤에서 마지막 질문을 하지·”

플란이 다시 고개를 꼿꼿하게 들어 올렸다·

“트릭시 너는 기억하나·”

그의 턱 끝이 바닥에 떨어진 화염심을 가리킨다·

“내가 마지막으로 녹인 화염심의 개수를·”

그 말을 들을 때쯤에는 이미 온몸이 뜨거웠다·

고통스럽거나 힘겹지 않다· 그저 짧은 시간 동안 마법사와 프리츠의 의미를 되새기기 시작했다·

마법사란 진리를 향해 꼿꼿하게 나아가는 자·

마법을 동료 삼아 걸으며 여유롭게 세상을 유랑하고 기적에 가까운 일들을 증명해내는 우아한 이·

그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어려움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몇 번이고 일어서서 시도한다면···· 그 자체로도 우아하지 않은가·

 ‘무언가를 불태우려면 자신부터 지펴라·’

트릭시는 프리츠의 가훈을 곱씹었다·

정답은 애초부터 가까운 곳에 있었다· 자기 몸에도 기꺼이 불을 지피라는 이 과격한 내용의 가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온몸이 땀에 젖고 이가 갈려 나가고 피를 흘리고 불타오르더라도 충분히 우아하리라·

그 순간 자신은 푸른 화염으로서 진정 태어날 테니·

“···당연히 기억하지·”

서른아홉·

플란이 마지막으로 녹였던 화염심의 개수·

“백·”

트릭시는 나지막이 수를 읊조렸다· 검은 구름떼처럼 시야를 가득 메우는 화염심이 지금만큼은 전혀 두렵지 않다·

전부를 녹이지 못해도 좋다·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우습게 보여도 좋다·

천재가 아니어도···· 좋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붙어있었던 프리츠의 차기 가주· 그 역할을 다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순간만큼은 그저 마법사가 되려 한다·

불현듯 사포어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튀어 올랐다·

기사 학부 경기장에 당당히 서 있었던 자신· 플란을 끌어안고 오열하던 자신· 한 획을 기억하라고 당부하던 미래의 자신·

“될 대로 되라고 해·”

폐부를 쥐어짜내 겨우겨우 씹어뱉은 한 마디·

팔을 뻗었다· 여전히 흔들리지만 문제는 없을 것이다· 지금 집중력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좋다·

“···나는 프리츠니까·”

다른 손으로 뻗은 팔을 붙잡았다· 내면에서 타오르는 푸른 화염을 밖으로 전부 끄집어낼 것이다·

동시에 상상 이상의 격통이 느껴져 이를 악물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회복은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불꽃을 피우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전신이 땀에 젖어도 너무 아파서 시야가 흐려져도 부들부들 몸을 떠는 이 모습이 누군가에겐 추하게 느껴져도·

···할 수 있다고·

화륵─

화염심 하나에 푸른 불꽃이 들러붙었다·

“프리츠·”

화아아아아악─!

불꽃은 이내 크게 번져 푸른 장벽을 이루었다·

서른셋·

서른넷·

서른다섯·

푸른 화염의 맹공에 화염심은 가차 없이 녹아내린다· 나는 고개를 돌려 트릭시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얼굴에서는 코피와 땀이 뒤섞여 뚝뚝 떨어지고 온몸은 나뭇가지처럼 덜덜 떨리는 중이다·

표현 그대로 그녀는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구겨진 표정 땀에 젖은 제복 전혀 정돈되지 않은 머리카락···· 트릭시가 싫어하는 요소들 뿐이겠지만·

놀랍게도 나는 이제야 비로소 트릭시에게서 ‘우아함’의 속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른여섯·

서른일곱·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틀림없이 원석이다·

틀을 뚫고 세상에 나왔으니 마법사로서의 트릭시는 이제야 태어난 거다·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새로 주어진 난관을 하나둘 뛰어넘다 보면 그녀가 그토록 부르짖었던 ‘천재’가 되는 날도 언젠가는 있을 것이다·

물론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

애초에 마법부터가 운명을 거스르는 기적이니 확실하게 여겨도 좋은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할 터·

하지만 그녀의 운명이 파멸로 치닫는 순간 그것을 거스르도록 도울 의향은 있다·

서른여덟·

서른아홉·

이번에는 관중석을 살피었다·

모두 눈조차 깜빡이지 않으며 트릭시의 푸른 화염을 감상하고 있다·

장담컨대 이 많은 관중 중에서 단 한 명도 트릭시를 추하다고 여기는 이는 없다·

마법의 미학이 이렇다· 마법사가 옳게 나아간다면 자연스레 주변에서도 느끼고 그저 감탄하게 되어있다·

주변을 살피는 지금도 화염심은 계속 녹아내린다·

마흔·

“으 으···· 쿨럭─!”

결국 트릭시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비틀거리거나 하는 징조도 없이 그녀의 몸이 한순간에 지면으로 쓰러진다·

그것을 조용히 내 몸으로 받아주었다·

땀 냄새와 탄 냄새 사이로 은은한 재스민 향이 코끝을 찔렀다·

···스스로가 미소 짓고 있다는 사실은 아마 본인조차 모르겠지·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는 채다· 편안한 잠에 빠진 듯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듯·

나는 조용히 트리비아를 염동으로 꺼내 펼쳤다·

[ *가르침 경매 ]

[ ▷ 트릭시 폰 프리츠· ]

[ ▷ 내 제자가 된 걸 축하한다· ]

활자 역시 염동으로 입력해준 다음 덮은 트리비아로 트릭시의 이마를 톡 쳐주고서 바닥에 눕혀주었다·

트릭시 폰 프리츠는 이제 좋든 싫든 내 제자다·

“아···· 저····”

판정을 맡은 학생이 나와 트릭시를 번갈아 가며 살폈다· 트릭시가 걱정되는데 또 승부의 결과는 가려야 할 것 같고· 복합적인 표정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내가 녹인 것은 서른아홉 트릭시는 마흔·

나는 조용히 소매와 옷깃을 정리했다·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 단 두글자를 내뱉었다·

“기권·”

“····”

판정을 맡은 학생이 두어번 눈을 깜빡거렸다· 아직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

혼자서 고개를 막 갸웃거리면서 나를 바라보다가·

“···!”

이내 눈을 휘둥그레 치뜨고 제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기 기 기권한다고? 너?”

번복은 없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발을 옮겼다·

기권이라고 해서 내가 졌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화염심의 개수 따위는 내게 어떠한 제약도 못 되니까·

다만·

트릭시가 틀을 깨부술 용기를 낸 것이

트릭시가 마침내 세계를 깨고 나온 것이

트릭시가 진정한 우아함을 안 것이

마지막으로 그녀의 미소가·

그 전부가 승리임을 가르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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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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