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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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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9

“흐음···· 결국 이야기 한 번 못나눴구만·”

황실의 재무관· 레일리는 샴페인을 홀짝이며 목을 축였다· 만면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따로 약속을 잡기에도 또 애매하단 말이지·”

그러자 곁에 있던 재무 직원이 입을 열었다·

“재무관님 적당히 하시고 슬슬 미련 버리세요· 따져묻는 거 솔직히 구질구질해요·”

“따져묻기는 무슨 그냥 이유가 궁금할 뿐이야·”

레일리의 차분한 대답에 직원은 발끈했다·

“체면을 생각하셔야죠· 갑자기 딱 붙잡고 황실이 준 선물을 왜 기사 학부로 넘겨버렸냐~ 이렇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영 아니라구요·”

“이유만 묻는다니깐·”

레일리는 직원을 진정시키고는 다시 샴페인을 홀짝였다· 이러다 취기까지 올라올 기세다·

‘이유가 뭘까·’

사실 황실에서도 마법 학부에 소정의 선물을 보냈었다· 플란에 관심이 생겨서였다·

그러나 플란은 그 전부를 기사 학부로 넘겼다· 레일리는 화가 난다기보단 단지 당사자의 생각이 듣고 싶었다·

한편 직원은 과자 하나를 집어먹었다· 예상치 못했던 극상의 맛· 어깨가 부르르 떨린다·

직원이 과자를 씹으며 입을 열었다· 달콤함 덕분인지 표정이 그새 조금 펴진 채였다·

“다들 충격이 큰가봐요· 하긴 마법 학부의 플란이 잔불의 기사 스칼렛과 남매라는데····”

“이 소식을 접하면 충격을 안 받을 사람이 없겠지· 언론사와의 비밀 서약은 언제까지더라?”

“토벌제 본선이 끝나면 서약도 끝이에요·” 

“그 때 과연 누가 이득을 보려나· 누나? 아니면 남동생?”

그렇게 중얼거리던 레일리의 시선이 어느 순간 자네트에게 닿았다·

천축의 단장 자네트는 그림자처럼 스칼렛의 곁을 지키는 중이었으나 기분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천축의 단장께서는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군·”

“그야 당연하죠· 애완동물 소리를 듣고 좋아할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겠어요·”

“뭐···· 그게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지· 우리도 사실 황실의 애완견이나 다름 없는데·”

“우린 노예에 가깝죠· 그리고 애초에 맞는 말이 더 기분 나쁜 법이거든요?”

천축 청운 등등···· 황실에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생도 기사단은 늘 많았다·

그러나 레일리의 관심은 오로지 플란에게만 향해있는 것 같아서 직원은 그 점이 궁금하다·

“그런데 재무관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허공에서 둘의 시선이 맞부딪힌다·

“뭐가·”

“토벌제 본선이요· 요새 워낙 뜨겁잖아요·”

모든 정보는 황실로 모이게 되어있고 황실 내부에서는 이야기가 빠르게 회전한다·

이변이 자꾸만 발생하는 검마태제는 요즘 황실에서도 화제다· 그렇기에 직원은 굳이 이 주제를 물었다·

재화의 흐름을 아는 레일리의 이야기를 들어둔다면 자다가도 금화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잠시만·”

레일리의 시선이 계단으로 향했다· 때마침 플란이 2층의 계단으로부터 나타난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었다· 모처럼 레일리의 선견지명을 확인할 기회였는데·

“남매인걸 듣고보니 참 닮았네요· 저 붉은 눈동자좀 보세요···· 진짜 불타오르는 것 같아·”

재무직원의 시선이 플란의 얼굴에서 떼어지질 않는다·

플란은 외모 자체가 ‘사교성’을 지녔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누구나 반길만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적어도 재무직원은 그리 생각했다·

마법을 다루지 않았더라면 분명 유디트에서는 이 사내를 자랑이라면서 내걸었으리라·

플란이 때마침 두 명의 앞을 지나쳤고 레일리가 이번에는 플란을 붙잡았다·

“이보게 플란·”

플란이 우뚝 멈추어섰다·

“···뭐지·”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 플란은 그렇게 대답했다·

둘의 대화를 듣기 위해 주변 모두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한 쪽은 황실의 재무관 한 쪽은 요즘 말이 많은 마법사였으니까·

게다가 기대할 만한 요소는 또 있었다·

플란은 레일리가 황실의 재무관임을 전혀 모르는 듯 한데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자연스레 궁금해지는 것이다·

“마법 학부는 선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겐가? 나름 좋은 것들을 받은 걸로 아는데·”

“그래· 최악이었다·”

지켜보던 이들의 표정이 멍청해졌다·

“···!”

아무리 상대가 누군지 몰라도 그렇지· 그들은 경악을 한껏 머금은 채 플란의 태도를 둘 사이에 이루어지는 기이한 대화를 숨죽이고 지켜보았다·

정작 레일리는 태연하게 물었다·

“그렇구만· 그럼 선물하는 이들은 어떤 것들을 보내야만 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네·”

“필요없다·”

플란 역시 태연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마법사에게 필요한 건 시간 뿐이고 그건 아무나 선물할 수 있는 게 아니지·”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사교회장의 출구를 향해서 걸었다· 발소리가 일정하게 울려퍼진다·

모두의 마음에 경악과 의문이 피어올랐다·

진짜로 레일리가 누군지 모르는 건가?

이걸 끝으로 사교회장을 떠나?

뭘 하러 가는 거지? 

곁에 있던 재무직원이 어쩔줄을 몰라했다·

“재 재 재 재무관님· 저 놈 재무관님이 누군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요? 아 넥타이 핀이 촌스러워서 그런가···?”

현재 두 명의 넥타이에는 야광으로 빛나는 핀이 꽂혀있는 채였다·

일확천금을 거둔 셋 째 황녀가 기쁜 마음으로 황실에 돌렸는데 도무지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

플란의 충격적인 행태와 갑작스러운 퇴장 사교회는 그것을 장작삼아 훌륭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필요한 건 시간 뿐이다라····”

그리고 레일리는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늦은 밤·

유시아는 한창 ‘연성’에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은 처리해야할 것이 아주 많다·

당장 삼일 뒤·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이틀 뒤· 본선이 열리므로 빠르게 인형을 만들어야했다·

“으으으····”

플란을 똑 닮은 야광 인형 만들기· 

토벌제 본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녀의 목표다·

물론 1만 96배의 일확천금 이후 모든 A등급 학생들에게 야광 퍼즐을 선물로 돌렸지만···· 플란은 예외다· 그에게는 인형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근데 쉽지가 않습니다····”

재료를 다루는 것은 쉽지만 유시아가 생각하는 플란의 멋진 모습을 구현하기란 영 어려웠다·

그렇게 절망하던 그때·

트리비아가 형광 빛을 발했다· 유시아가 직접 재가공한 알람빛이었다·

베키에게 온 연락이었다·

[*베키]

[▶ 유시아~ 야광 퍼즐 고마워!]

[▶ 전에 향수 사준 것두 고맙구!]

[▶ 인사가 어어엄청 늦어버렸네····]

그러고보니 베키에게는 향수도 선물해줬었다· 반드시 장미향으로 해달래서 그걸로 해줬다·

유시아는 평범한 답장을 보내기 위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문득 물을 것이 생겼다·

[▷ 저기·]

[▷ 베키 양!]

[▶ 응? 물어볼 거 있으면 빨리 물어봐]

[▶ 나 원래 자야돼·]

[▶ 트리비아 하는 거 걸리면 압수야]

“압수···!”

유시아는 손가락의 속도를 올렸다·

[▷ 혹시 플란 경이 뭐 좋아하는지 아십니까?]

[▷ 안다면 알려주십시오!]

플란을 똑 닮은 야광 인형을 만들더라도 재료는 넘친다· 이왕 만드는 김에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전부 인형으로 만들어줄 셈이었다·

십 초·

일 분·

삼 분·

답장이 오질 않는다· 

“···압수당하신 겁니까?”

유시아가 트리비아를 향해 그리 중얼거렸을 때쯤 마침내 답장이 왔다·

[▷ 음···· 플란이 좋아하는 거····]

[▷ 나?]

유시아의 행동이 잠시 정지했다·

이내 곧바로 연락 두 개가 더 왔다·

[▷ 장난이야· 장난·]

[▷ 진짜로 장난·]

“····”

유시아는 세 번 정도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답장을 보냈다·

[▶ 예·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잠들었을 새벽·

나는 심야 경매를 위해 옆도시 드룬에 막 도착한 참이다·

“도착했습니다 손님·”

마부가 말했다· 

“여기서 대기하도록·”

“아···?”

“염려하지 마라· 값은 그만큼 쳐줄테니·”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세련되었다 칭해도 좋을 가게들이 쭈욱 늘어서있다· 사람들이 소위 ‘명품’이라 칭하는 것들이 이곳에는 흔히 널려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지나쳐 묵묵히 경매장으로 향했다·

‘중급까지인가·’

검마태제의 3종목 토벌제는 중급을 상한선으로 아티팩트의 지참을 허용한다·  

고대 룬어와 연관된 것이 있다면 입수하고 쓸만한 것은 개조하는 것이 내 목적이다·

[ ! ]

그리고 마침내 간판에 고작 느낌표 하나가 적힌 경매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감탄이 나올 물건만 취급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하던데 그 실체가 어떠한지는 이제 직접 확인해볼 것이다·

우선 가면을 장착했다·

그저 흰 색에 어떠한 장식도 없는 기본 디자인· 얼굴을 가리기에는 충분하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위장에 능한 마이에브가 상납한 가면이다· 정체를 들킬 위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사교회장에 모인 객들은 엄선된 이들이었다· 

그들이야 토벌제 본선이 끝날때까지 비밀 서약을 지켜주겠지만 심야 경매장의 참여하는 이들의 규모는 기본으로 몇 백을 능가한다·

아주 다양한 이들이 모이므로 굳이 가면을 사용했다·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다·

‘토벌제가 끝나고 알려지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이렇게 하는 것이 파급력도 클 것이다·

“예약하셨습니까?”

덩치가 큰 수행원이 나를 맞이했다· 나는 예약 당시 발급받았던 번호로 대답했다·

“1·”

“아 귀빈은 전용 통로가 있습니다·”

그를 따라 차분하게 내부로 진입했다· 귀빈 전용 대기실은 넓고 또 아늑하다·

“시간이 되면 모시러 오겠습니다· 편히 쉬고 계십시오·”

그런데 잠시 후 예상 밖의 인물들이 줄줄이 귀빈 전용 대기실로 들어왔다·

생기넘치는 장미의 꽃잎같은 단발의 붉은 색 머리카락· 또한 탄탄하게 균형이 잡혀있는 기운·

천축의 단장 자네트와 그녀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은 내 앞에 위치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 떠들기 시작했다·

“자네트 너한테 애완견이라는 말을 했다고? 이야~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깡이 좋아· 그 자식·”

“말 조심해 바스티안· 애초에 나도 말을 곱게 붙였던 건 아니야·”

“그래? 그럼 보기좋게 한 방 먹으셨네· 축하해·”

팅 자네트는 허공으로 동전을 튕길 뿐이었다· 그 행위만을 한동안 반복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바스티안· 넌 잔불의 기사님을 어떻게 생각해·”

“갑자기?”

“대답·”

바스티안이라고 불린 사내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존경하는데· 우상이랄까·”

“나도 마찬가지야·”

자네트가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또한 다른 기사한테도 마찬가지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사들이 그 분처럼 되기 위해서 검을 휘두르고 있어· 그런데·” 

그녀가 튕기던 동전을 손가락으로 콱 쥐었다· 그러자 동전이 종이처럼 반으로 접혔다·

“···마법 학부가 성적을 내서 유디트의 위상이 떨어지면 절대 안 될 일이지· 우리는 그래서 꼭 우승을 해야만 하는 거야·”

그 목소리에서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자네트 나름대로 각오를 다진 것이었다·

“뭐 최선 다해보자고· 우린 천축이잖아·”

바스티안이 씨익 웃어보였다· 자네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번 경매도 예외는 아니야· 목표했던 물건은 꼭 챙긴다·”

“걱정 없어~ 금화 두둑하게 챙겨왔으니까· 그냥 손만 들면 되는 수준이야·”

“그러니까 바스티안· 너는 그 방심을 좀····”

“아─ 잔소리좀 그만· 여유라고해줄래?”

그때·

수행원이 정중한 태도로 모습을 드러냈다·

“느낌표를 방문해주신 귀빈 여러분 잠시 후 경매가 시작됩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천축 녀석들이 먼저 앞장을 서고 나는 말없이 뒤에서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넓은 경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서로의 좌석을 찾아 멀어진 뒤 나는 조용히 읊조렸다·

“유감이군·”

나는 오늘 ‘모든’ 경매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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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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