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1
이른 새벽·
마침내 유디트의 가주와 식사할 시간이 되었다· 덕분에 저택은 아침부터 쉴 틈이 없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그렇게 외치며 황급히 일어난 하녀들이 재빠르게 문 앞으로 달려가 도열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스칼렛 역시 가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흐음·”
이렇듯 주변을 살피는 귀빈은 차분한 인상의 남자였다· 당당하고 권위 높은 그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저택의 주인이었다·
유디트의 가주· 스칼렛의 아버지가 복귀했다·
“엇·”
그 때· 하녀 한 명이 발을 헛디뎠다· 그녀는 곧바로 중심을 잡으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라·”
권위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절제되었다· 그 분위기에 하녀들의 고개가 절로 깊이 숙여졌다·
마침내 가주의 시선이 스칼렛에게 닿았다·
“오랜만이구나·”
“예·”
인사를 나누면서도 가주 테오도르는 계속 주변을 살폈다· 자신이 진정 찾는 것은 따로 존재한다는 것처럼·
“플란이 없구나·”
“경매에 나가서 아직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이대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대답한 순간·
저택의 문이 한 번 더 열리며 플란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주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곳을 향했고 스칼렛은 그게 못마땅했다·
“너 역시 오랜만이구나· 플란·”
하지만 가주의 인사는 부드러운 어투였다·
“····”
플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스칼렛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눈치를 주었으나 그런데도 플란의 태도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그는 끝까지 입을 열어 인사하지 않는다·
가주· 테오도르는 두어걸음 다가서서 플란의 모습을 살피었다· 그리고 짤막하게 내뱉었다·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그렇습니까·”
모든 것이 달라져있었다·
갈무리되어있는 기운 눈빛 당당하게 편 어깨 되묻는 말투···· 그 모든 것이·
그러나 본인의 아들이냐 묻는다면 그는 틀림없이 테오도르의 아들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그건 지금부터 식사를 하며 알아보면 될 일이다·
테오도르의 시선이 하녀장에게 향했다·
가주의 시선을 받은 하녀장이 곧바로 입술을 달싹였다·
“식사는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차는?”
“가주님의 입에 가장 맞으시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테오도르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도열해있던 하녀들은 그 즉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널찍한 식탁· 가주 테오도르의 건너편에 스칼렛과 플란이 나란히 앉아 자리했다·
셋 사이에서는 어떠한 대화도 오가지 않는다· 한동안 테오도르가 커피를 음미할 뿐·
그리고 잠시 후· 테오도르가 입을 열었다·
“아카데미의 신문 기사 몇 개를 보았다·”
가주의 시선은 오로지 플란에게 향해있었다· 그리고 그 신문 기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기에 있는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많이 하고 다니던데· 플란·”
“금화도 많이 사용합니다· 제멋대로 무려 20만 개 정도·”
스칼렛이 끼어들어 말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시간이 얼마 없다· 우선 중요한 것부터 빠르게 묻도록 하지·”
하지만 테오도르는 반쯤 남은 차를 조용히 음미할 뿐이었다· 넓은 식당을 차향이 서서히 채워나간다·
“플란· 뭘 하고 다녔고 뭘 하려는 거냐·”
플란은 물끄러미 테오도르를 바라보았다·
무작정 반대하거나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저 진심으로 플란을 향해 여러 가지를 궁금해하는 듯했다·
자연스레 흥미가 동했다· 이름이 드높다는 기사 가문 유디트· 이곳의 가주는 과연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을지·
“마법·”
플란은 그렇게 답했다· 테오도르가 질문했던 두 가지 질문 모두에 관한 답이었다·
허공에서 부자의 시선이 조용히 교차했다·
“검은 여전히 생각이 없고?”
“예·”
“그렇단 말이지·”
테오도르가 마침내 빈 찻잔을 내려두었다·
“지금부터는 조금 자세히 이야기 해보자꾸나·”
그의 눈동자에도 역시 불꽃이 있었다·
◈
유디트의 가주 테오도르·
그는 한 명의 기사이기 이전에 유디트의 가주다· 따라서 어쩌면 지금 이 상황에서 분노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인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테오도르는 현재 플란의 변화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삶에 의지조차 없었던 네가 말이지·’
테오도르의 마음속 플란은 늘 무겁게 가라앉은 무언가였다·
훌륭한 재능을 물려받았으나 검을 놓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매사에 관심을 잃어버렸다· 방에서 나오는 일이 드물었으며 식사 역시 거르는 것이 다반사였다·
한데 도대체 무슨 변화가 일어난 건지·
‘범죄만 아니라면야·’
삶을 불태우는 열렬한 불꽃· 열정·
그것이 테오도르의 기사도였다· 그 기준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그는 자신을 스스로 불태워왔고 자식들 역시 그리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렇기에 현재 플란의 눈빛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성적도 나름대로 괜찮더군·’
어느 새부턴가 테오도르는 아카데미의 마법 학부에서 출간한 신문을 전부 찾아보게 되었다·
아들의 성적 역시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냥 인정한 정도· 딱 그 정도일 뿐이었다·
유디트·
유디트의 이름값은 더없이 드높다· 또한 무겁다·
테오도르는 아들이 조금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 쉽사리 가문의 뜻을 버리는 기사가 아니었다·
흥미가 식어서든 한계를 맞닥뜨려서든 플란이 마법의 길에서 도중에 멈추어 선다면 그 손해는 막심하다·
유디트는 더없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며 테오도르는 아들을 잃게 되겠지·
그렇기에 나름의 저울질이 필요하다·
이 자리에서 플란의 진심을 확인하고자 한다·
“플란· 나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겠지·”
말문을 트며 테오도르는 제 아들의 얼굴을 다시 한번 살피었다·
먹잇감이 아닌 맹수의 눈빛·
다시 보아도 그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네가 다시 검을 쥐기만 해도···· 아주 많은 것을 해주겠다고·”
스칼렛의 눈이 가늘어졌다· 당연한 일이다·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이야기였으니까·
“그래 가주 자리를 주겠다는 말도 했었지·”
“─!”
스칼렛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가주?
가주 자리?
재산의 일부만 떼어줘도 충격이 클 판인데 테오도르는 플란에게 아예 ‘가주를 주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찻잔에 들어있던 액체가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모조리 기화했다· 이내 그 손이 떨린다·
바꾸어 말하자면 플란이 검을 쥐겠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즉시 이 자리에서 가주는 플란으로 정해진다는 말 아닌가·
“그래도 검을 쥘 생각이 없단 말이냐?”
모두 플란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
정작 플란은 고개를 살짝 꺾을 뿐이었다·
슬슬 입이 열리겠지 싶었으나 기어코 열리지 않는다· 결국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스칼렛이었다·
“대답해라·”
스칼렛의 마음속에서 불안이 피어올랐다·
스칼렛도 테오도르도 플란이 현재 검을 쥘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가 가주 자리에 생각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마침내· 플란이 입을 열었다·
“···고작?”
고작· 그 두글자의 의미를 스칼렛도 테오도르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그 이상을 제시하실 줄 알았는데·”
“···?”
“제 착각이었습니까·”
테오도르는 플란의 말을 뒤늦게 이해하고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니까 그의 아들은 지금 유디트의 가주자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하고 있었다·
테오도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황실의 핏줄은 아니지만 귀족들과는 또 다르지· 놈들이 평생 일해도 유디트 정도의 명성과 토지를 지니기는 힘들어·”
원탁의 기사 중 하나· ‘작열’ 가문 유디트· 그 명성과 권세는 아들놈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드높고 또한 위대하다·
그러나 이해를 못한 건지 하고도 이러는 건지 플란은 여전히 태연했다·
“제가 평생 마법을 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내가 묻지· 네가 어느 정도를 자신하는지·”
플란의 질문에 테오도르 역시 질문으로 답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빨랐다·
“그럼 차라리 기간을 질문하십시오·”
그저 치기 어린 반항일 뿐인가?
분간이 잘 안 가서 테오도르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자 플란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가장 높은 곳에 닿을 건 확실하니까·”
“····”
테오도르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자신감이 상당하구나· 한데 그게 단순히 의지를 내뱉는 것인지· 아니면····”
가주는 플란의 모습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근거가 있는 건지·”
“굳이 대화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놈은 방에 박혀있던 세월이 길어 현실 감각이 아예 없는 겁니다· 금화 20만 개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스칼렛이 답답하다는 듯 끼어들었다· 그러나 테오도르는 고개를 저을 뿐이다· 그는 오로지 플란과의 대화에만 집중했다·
“네가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단순히 ‘대단한’ 정도로는 안 돼· 새로운 기준을 세울 정도는 되어야지·”
플란 역시 테오도르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감정적으로 플란을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실리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아들아· 이렇게 하자꾸나·”
테오도르가 말을 잇는다·
“2종목 토벌제에서 네가 우승을 거머쥔다면 황실에서 주관하는 3종목에 출전할 때·”
아들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어느샌가 썩 흡족스러워하는 표정이 어려있었다·
“유디트의 이름이 걸린 채 마법사로서 출전하게 해주마· 직접 하나하나 증명해보아라·”
“····”
플란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토벌제에서는 어차피 우승할 생각이었다·
한데 보상으로 유디트의 이름값도 주어지게 된다면 이후 행보의 파급력이 훨씬 향상될 터·
그렇다면·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
“가주님···· 가주님···! 도대체 이 무슨!”
식사 후 스칼렛은 바쁘게 가주의 뒤를 쫓았다· 그러나 테오도르는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그저 걸을 뿐이다·
어느 순간 그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플란한테·”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스칼렛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꾹꾹 눌러두었던 울분이 차올랐다·
“저놈이 마법사가 되는 걸 굳이 지지해줄 필요가 있습니까? 예?”
검으로 태어나 검으로 죽는 가문·
스칼렛에게 유디트란 그런 존재였다· 플란이 무엇을 증명하건 말건 유디트는 반드시 기사 가문으로 남아야만 했다·
“금화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어째서 추궁하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검만 쥐면 가주 자리를 주겠다니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지켜보면서 확인할 뿐이야· 내 눈으로 직접·”
“도대체 이유가 뭡니까· 어릴 적부터 저만 이렇게 차별하시는 이유가····”
“차별이라· 스칼렛·”
테오도르가 피식 웃었다·
“나는 네게 유디트의 이름을 걸고 휘두를 수 있는 수많은 검을 이미 쥐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
스칼렛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
그의 생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어머니 얼굴을 어떻게 뵙겠습니까· 작열의 기사께서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시겠─”
“아니·”
가주가 스칼렛의 말을 잘랐다·
“그 여자라면 분명····”
스칼렛을 향해 돌아서는 그의 눈빛이 진지했다·
“증명해보라며 기꺼이 신나 했을 거다·”
◈
“어으···· 곧 플란이 오겠네·”
이른 아침· 입에 들어가 있는 머리카락들을 뱉어내며 베키는 침대로부터 겨우겨우 벗어났다·
마침내 오늘· 플란이 아카데미로 복귀한다·
따라서 소녀에게는 할 일이 있었다· 혹시 빠진 것은 없나 꼼꼼하게 점검하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었다·
“다 했지· 분명히 다 했어어····”
물론 어젯밤에 이미 전부 해두었다·
플란이 남겨두고 간 예쁜 소환 수에 이것저것 배웠고 요약을 요구했던 것은 깔끔하게 마쳤다·
베키는 하품하며 넓은 공간으로 나섰다·
“음···?”
그런데 그때·
대표들이 공유하는 거실 같은 공간에서 무언가가 소녀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건 엄청난 책 뭉치였다· 정확히는 살짝 열린 트릭시의 방문으로부터 쏟아져나온 것이었다·
깨워서 알려줄까·
─왜·
─뭘 봐·
─짜증 나·
“····”
역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트릭시는 늘 얼음처럼 차갑고 검처럼 날이 서 있다· 베키는 굳이 그녀에게 찔리거나 베이고 싶지 않았다·
하는 수 없다· 어떤 책인지 살펴본 다음 요약이 필요하면 요약하고 치울 필요가 있다면 치우는 수밖에·
베키가 천천히 그 책들을 살펴나갔다·
촤르륵·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이제는 제법 빠르다· 좋든 싫든 플란 덕분에 이런 체질이 되어버렸다·
“와·”
그리고 살피던 중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얘는 벌써 엘프어까지 병행하는구나····”
단어장 소설 연구지···· 종류가 다양하다·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전부 ‘엘프어’로 작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직 베키의 능력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엘프의 언어체계를 이해하기 어렵다· 습득과 활용에 있어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굳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차기 가주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
혀를 내두르며 베키는 책을 치우기 시작했다·
치우고 또 치우고 마침내 맨 밑의 한 권· 다른 책에 비해서 확연히 두꺼운 한 권·
베키가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펼쳤을 때·
“···?”
이번에는 활자가 아닌 그림이 그녀를 반겼다·
“아~ 그림책이라서 두껍구나·”
엘프어가 워낙 어렵다 보니 아예 그림만으로 설명하는 책도 있는 모양이다· 하긴 가시성을 고려했을 때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다·
흥미가 돋아서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겼다·
“합동 마법? 수준이 높네·”
차륵─
페이지를 넘긴다·
“남자랑 여자 한 명씩· 굳이 이렇게?”
차륵─ 차륵─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겼다·
어느 순간 손의 속도가 느려졌다·
“어···· 옷을 안 입고하는 마법인가···?”
차륵─ 차륵─ 차륵─
몇 장을 더 넘긴 결과·
“····”
책을 쥔 베키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동시에 소녀의 얼굴이 제 머리카락만큼이나 붉어졌다·
“이 이 이 이게 무슨····”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베키는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질 않았다· 정확히는 워낙 충격적이라 뗄 수가 없었다·
그러한 와중·
어느 순간 짙은 그림자가 책을 통째로 뒤덮어버렸다· 베키는 불길한 예감에 뒤를 돌아보았다·
“···!”
더 커질 수 없을 것 같았던 베키의 눈이 훨씬 커다래졌다·
소녀의 눈이 빠르게 그림자의 주인을 훑었다·
정장을 입은 듯 테가 유려한 아카데미 제복과 보석처럼 빛나는 붉은 눈동자 그새 더 높아진 것 같은 날카로운 콧날·
요즈음 화제의 주인공 특유의 무표정·
···플란 그였다·
책장을 넘기는 게 습관이 되어버려서 베키는 저도 모르게 한 장을 넘겼다·
그다음에서야 상황의 심각성이 확 와닿았다·
“····”
베키는 우선 책을 덮었다·
“음····”
어쩐지 플란의 눈을 마주 볼 수가 없었다·
“····”
한참을 가만있다가 겨우 한 마디를 쥐어짜 냈다·
“내 책 아니야·”
“그럼 주인이 누구지·”
“····”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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