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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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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6

황궁·

“흐아암····”

한 여인이 평상 위에서 턱을 괴고 누워 하품했다· 예(禮)로서는 어긋나는 모습이지만 더없이 권력적이고 고혹적인 자태였다· 

둘째 황녀 오로라·

그녀는 현재 권태에 잠겨있다· 나태에 젖은 온몸 사이에서 황금색 눈동자만이 빛을 발한다·

토벌제를 놓치지 않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기상했건만 여전히 중계는 시작될 기미가 없다· 결국 그녀가 옆의 환관에게 물었다·

“이봐 도대체 언제 시작하나·”

“···아직 3시간 정도가 남은 듯하옵니다·”

환관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오로라는 한숨을 푹 내쉰 다음 혀를 쯧 찼다·

“감히 황녀를 기다리게 하다니 검마태제라는 것도 썩 좋은 것은 아니로구나· 그렇지 않느냐·”

“예· 그렇사옵니다·”

“네놈도 반응을 좀 다양하게 하도록 하여라· 재미가 없도다· 재미가·”

“죄송합니다· 재주가 많지 않은 탓이옵니다·”

환관은 둘째 황녀의 말에 나름 태연하게 대처했다· 그에게도 이제 이러한 대화가 익숙했다·

“한데 이상하구나· 베르켈로 향하는 기차는 벌써 대표들을 싣고 출발한 것 아니더냐?”

“예· 출발하였사옵니다·”

둘째 황녀가 종이 뭉치를 집어 들었다·

비록 활자로만 기록된 것이기는 하나 환관이 토벌제의 상황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리한 것이었다·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기차를 갈아타고···· 무슨 소풍이라도 떠나는 것 같구나·”

오로라의 눈동자는 좌우로 빠르게 반복운동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것이 정지한다·

“····”

둘째 황녀가 그렇게 한참이나 말이 없자 환관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올려 오로라의 눈치를 살피었다·

“어이 뭔가 이상하지 않느냐·”

“···!”

환관이 어깨를 떨었다· 고작 오로라의 물음 하나에 그는 곧바로 고개를 조아렸다·

“끊긴 부분이나 오탈자가 있었사옵니까? 지금 당장 수정하도록····”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오로라가 종이를 반대 방향으로 뒤집었다· 적혀있는 활자가 환관의 시야에도 담길 수 있게끔·

“보이느냐·”

“예·”

“마법 학부의 노선만 전혀 다르구나·”

환관은 적혀있는 활자를 하나하나 유심히 살피었다·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예· 마법 학부의 대표들만이 유일하게 다른 노선을 선택한 모양이옵니다·”

오로라가 환관을 바라보았다·

“네놈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

“위험천만한 노선들을 굳이 골랐느니라·”

무려 4번에 이어지는 환승 선택된 것은 전부 위험천만한 노선· 도저히 우연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요소였다·

환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는 자신감을 느꼈사옵니다·”

“음· 자신감·”

고개를 끄덕이는 오로라의 기분은 어쩐지 좋아 보였다· 그녀가 입가를 비틀며 말을 이었다·

“좋다· 나와 같은 것을 느꼈단 말이지·”

둘째 황녀는 이제 명단에 시선을 두었다·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오로지 ‘플란’에 고정되어있다·

“이 녀석의 모습을 보아야겠다· 당장·”

“중계는 대표들이 베르켈에 도착한 직후 시작되옵니다·”

환관은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기자들도 비교적 안전한 노선을 이용하여 베르켈로 출발했고 현재 마법 학부 대표들 곁에는 붙어있는 기자가 없기 때문에····”

오로라는 환관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나는 방금 보고싶다고 말했을 터인데·”

순금처럼 영롱한 황금빛 눈동자·

그것을 마주한 환관이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하나밖에 없었다·

기차 여행은 한동안 평화롭게 이어졌다·

베키를 비롯한 대표 셋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창밖을 살피며 상념에 잠겼다·

그렇게 추가로 흘러간 한 시간· 우리는 마침내 제르운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

베키가 감탄을 흘렸다· 나 또한 그녀의 심정이 일부 이해가 갔다·

음식점과 상점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고작 역 하나에 불과하지만 ‘고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구성을 잘 갖춘 역이었다· 

베키는 아이처럼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이 훨씬 많네···? 역이 예뻐서 그런가? 아니면 제르운이 유명한 곳인데 내가 몰랐나?”

“사실상 마지막 역이라 그럴 거야· 아무래도 베르켈까지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잘 없으니까·”

“아~”

루이스의 말에 베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많다는 베키의 말도 베르켈까지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적다는 루이스의 말도 전부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녀석들에게 말했다·

“식사가 필요하다면 지금 해라· 이후로는 시간이 넉넉지 않을 테니·”

“그럼 내가 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

베키가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 귀빈석으로 탄다며 그럼 먹는 건 열차 내부에서 해도 괜찮을걸?”

“그건 알아서 하도록·”

나는 그녀에게 금화 한 개를 건네주었다· 베키는 어쩐지 감동한 얼굴이 되어 자리를 떴다·

그렇게 20분이 지나자 선로의 끄트머리에서 열차가 머리를 드러냈다· 동시에 직원이 목청껏 소리를 높인다·

“베르켈로 향하는 4번 열차입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4번입니다! 4번!”

“따라와라·”

내가 앞서서 귀빈 전용 통로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 뒤를 대표들이 따랐다· 직원이 다가와서 기차표를 확인했다·

“어···· 어?”

티켓에 꽂혀있던 직원의 시선이 나를 향해 옮겨진다· 잠시 후 그의 고개가 모로 기울었다·

“···플란? 마법 학부의 플란?”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루이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야 플란은 이제 유명 인사네·”

“그 그러게· 여기서도 알아볼 줄이야····”

베키도 새삼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직원이 다시 입을 뗐다·

“세상에 실물이 훨씬 낫구먼· 좌석 같은 경우는 귀빈석의 아무 곳에나 앉으면 되겠지만····”

그가 목소리를 낮춘다· 한층 조심스러워진 목소리로 내게만 들리도록 말을 잇는다·

“베르켈로 가는 4번 열차는 굉장히 위험하다네· 용병들이 의뢰가 있을 때에나 가끔 이용하는 정도야· 아무래도 1학년이라 몰랐나 본데 예약을 바꿔줄까?”

“4번이 아니면 안 된다·”

“···그래? 이유를 모르겠지만 내 응원함세·”

나는 대화를 일축하고 열차 위에 올라탔다· 

내부는 ‘귀빈 전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했다· 기본적인 형태의 좌석만 놓인 모습·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박살날 위험이 높은 이 열차에 무언가를 들여놓는다면 괜히 아깝기만 할 터이니·

“어? 마법 학부 대표들인가 보다!”

착석한 직후 정체를 모를 이들이 아는 체를 했다· 하나같이 로브를 입은 차림새였다·

“아~ 다른 게 아니라 우리도 마법사예요· 마법 학부 대표들을 이렇게 만나니까 반가워서요· 이거 기분 좋은 우연이네요····”

진실과 거짓이 교묘히 섞여 있는 발언· 마법사라는 말에는 거짓이 없으나 우리는 결코 우연히 마주친 것이 아닐 터·

나는 그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세 명 전부가 송환석을 지니고 있었고 품에는 웬 수정구를 안고 있었다· 

‘주변 사물을 투영하여 전송하는 형태인가····’

치이이익─

기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출발을 알렸다·

“자 잠시만요!”

베키는 품에 먹거리를 한가득 안은 채로 겨우 늦지 않게 허둥지둥 올라탔다·

그녀는 굳이 내 옆자리에 착석했다· 식욕을 돋우는 향과 장미 향이 뒤섞여 코끝을 간질인다·

“후아아···· 기차 놓칠 뻔했네!”

“아쉽네· 두고 갈 기회였는데·”

트릭시가 창밖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베키가 땀을 삐질 흘리며 물었다·

“트릭시 어째 나를 미워하는 것 같다···?”

“응·”

“···어째서·”

“스스로 생각해·”

치익─ 치익─

기차는 본격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와아····”

역을 벗어난 직후 베키의 입이 떠억 벌어졌다· 창밖의 풍경에는 나도 잠시 시선을 빼앗겼다·

절경이라 칭해도 손색없을 모습이었다·

“들어본 적이 있어· 이게 안개 폭포구나····”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날붙이로 깎아낸 듯한 절벽이 끝없이 늘어져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류에 안개는 폭포처럼 흘러내린다·

“설마 기차가 저기로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

“그것도 나름 재미있겠군· 표값이 아깝지 않겠어·”

“플란 그런 소리는 제발 진지하게 하지 말아줘· 난 높은 곳 무서워한단 말이야·”

베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턱으로 음식을 가리켰다· 과자 샌드위치···· 참 종류별로 많이 사 왔다·

“식사나 든든하게 해둬라·”

예상대로라면 얼마 후부터 상황이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그때는 식사할 틈이 당연히 없다·

“이 그렇지· 먹긴 해야 하는데···· 하아아암····”

별안간 베키가 하품을 했다·

“식당을 너무 급하게 돌아다녔나···· 객실 안도 따뜻하고···· 갑자기 졸리네· 애들아 이거 그냥 너희가 다 먹어·”

“고마워 베키· 잘 먹을게·”

“너나 실컷 먹어· 그러니까 살이 찌지·”

루이스는 생긋 웃으며 핫도그를 받아들었고 트릭시는 야채가 담긴 도시락을 꺼내 오물거렸다·

어느덧 일상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소란을 뒤로한 채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귀빈석의 인원은 총 7명·

나를 포함한 마법 학부 대표가 넷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사가 셋·

‘예약 당시 우리를 제외한 손님은 없었다·’

나는 조용히 창틀에 손을 얹었다· 누구도 눈치챌 수 없도록 기차 칸 전체에 헤라의 마력을 천천히 덧칠했다·

근처에서는 음험한 기운이 슬슬 느껴진다· 애초에 마이에브가 가장 안전한 구간이라고 표기해둔 것으로 보아 되레 가장 위험할 확률이 높다·

‘···역시 제자를 키우는 건 귀찮군·’

그러나 해야 할 일이다·

원래라면 편한 노선만을 선택했을 테지만 개인의 승리가 아닌 ‘마법 학부의 승리’를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의 전체적인 평균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고 이 원석 세 명이 그 초석이 되도록 내가 만들 것이다·

그런데 그때·

“···?”

툭 하고 무언가가 내 어깨 위로 떨어졌다·

베키였다· 어느샌가 고깔모자는 바닥에 떨어트린 채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베키·”

이마를 툭 쳐서 그것을 밀어냈다·

그러나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어 베키의 떨어진 고개가 내 허벅지 위로 안착했다·

“····”

순간 복잡한 감정이 치밀었으나 곧 벌어질 일을 감안하여 이 정도의 휴식은 허용하기로 했다·

하여 허벅지를 내어주고 나는 자료를 꺼냈다·

[ 고대 룬어 연구 현황 ]

다른 건 몰라도 마이에브가 이것 하나만큼은 정말 착실하게 정리해두었다·

그동안 모은 고대 룬어 몇 자를 가지고 나름대로 윤곽을 잡은 지도 형태의 자료· 공교롭게도 이 지도 역시 베르켈을 가리키고 있다·

몇 분 남지 않은 평화 나는 이것을 살필 셈이다·

철컹─ 철컹─

기차는 계속해서 나아간다·

로브를 뒤집어쓴 기자 아리네는 목걸이 형태의 수정구를 매만졌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 없이 상황을 담아내는 중이다·

철컹─ 철컹─

그렇게 또 20분·

아리네는 계속해서 귀빈 칸의 모습을 담았다·

황실에서 급하게 내려온 특명에 따라 마법 학부 대표들의 모습을 최대한 담아 중계하는 것이 현재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플란은 무엇인지 모를 종이를 살피고 있다· 그의 허벅지를 소녀 한 명이 베개 삼아 잠든 채다·

‘···이러니까 스캔들이 나지·’

그리 생각하며 아리네도 아무 책이나 펼쳤다·

철컹─ 철컹─

플란은 여전히 미동조차 없다·

마수의 기운에 반응하는 팔찌가 슬슬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기자들은 심호흡하며 긴장을 가라앉혔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계를 최대한 이어가다가 여차하면 송환석을 사용해서 귀환하면 그만이니까·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이유는 없다·

맡은 일을 할 뿐이고 대표들에게 어떤 해악도 끼치지 않았으며 만일의 상황에 구해주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플란은 시간이 갈수록 집중을 더했다· 

이제는 아예 종이 여덟 장을 허공에 걸어놓고 한 번에 살피는 중이고 그 자태는 가히 우아하다 할 만하다·

누군가가 수정구를 통해 이 모습을 본다면

분명 그 누군가 또한 완벽함에 감탄할 것이다·

철컹─

철컹─

그런데 어느 순간 아리네의 팔찌가 불길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감지되는 마수의 기운이 예상을 훨씬 웃돈다·

“····”

기자들은 저들끼리 시선을 교환했다·

이 정도 수치라면 당장 귀환하는 것이 옳다· 타인의 모습을 중계하기엔 본인들의 목숨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수치였으므로·

“어쩔 수 없어· 귀환하자·”

그들은 조용히 구석으로 이동했다· 

손톱으로 송환석을 부수었다· 아니 부수려고 했으나 송환석이 그것을 피해냈다·

“···?”

난데없는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손톱은 자꾸만 허공에서 부딪히고 송환석은 날벌레처럼 기자들의 손길을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이 이게 왜 이래? 급해 죽겠는데!”

눈에 불을 켜고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아낼 수 있었다·

염동이었다·

플란이 염동으로 송환석을 다루고 있었고 일부러 자신들의 복귀를 방해하는 중이었다·

“저기요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귀환을 허락하지 않겠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너희들이 기자인 걸 이미 알고있기 때문이지·”

“····”

순간 아리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최대한 덤덤하게 둘러댔다·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네···· 그거나 돌려줘요· 애초에 제 거니까·”

“모르겠다라 그럼 목에 걸려있는 수정구는 어떻게 설명할 건가·”

낭패였다·

플란은 이 수정구에 대해서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아리네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뭘 모르시네· 이건 그냥 목걸이에요·”

“여전히 뭘 모르는 건 너희같다만·”

팔찌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커져가는 중이다· 아리네를 비롯한 기자들의 표정이 굉장히 다급해졌다·

마수를 마주치고 싶지 않다·

복귀하고 싶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죠· 멋대로 남의 물건을 가져갔잖아요· 우선 그것부터 돌려주셨으면 하는데?”

“앞서 언급했듯 귀환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생각이─”

그런데 그때·

끼이이익─!

기차가 굉음을 내며 급정거하기 시작했다· 

팔찌의 진동은 손이 통째로 떨릴 정도로 커졌고 아리네가 이성을 잃은 것도 그때쯤이었다·

“내놔 내놓으라고! 죽고싶다면 혼자 죽으면 되잖아! 지금 물귀신 하겠다는 거야 뭐야─!”

그리고 그 순간·

콰앙─!

규모가 큰 폭발이 시작을 알렸다· 기차의 머리 쪽이었다· 

그다음·

─!

귀빈 전용 칸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순식간이었다·

“아악!”

아리네가 비명을 질렀다· 

쿠구구구─!

주마등이 빠르게 스친다·

높이 치솟은 귀빈 칸은 곧 낙하하며 무중력 상태가 될 테고 모두 추하게 허우적대다가 지면에 처박혀 사망하게 될 것이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이후로 누군가가 시체를 건져 올리는 일조차 없겠지· 

하지만·

그 주마등은 주마등으로만 남았다·

창밖의 풍경이 어느 순간 정지했다·

“억!”

아리네는 떠올라서 천장에 머리를 박은 뒤 객실 바닥에는 코를 부딪쳤다· 정신이 아득히 멀어지는 충격이었다·

“으으···· 코 내 코가····”

아픈 부위를 감싸 쥔 채 일어난 기자들은 눈을 찌푸리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내 그들의 눈이 커다래지고 모두 당황했다·

귀빈 전용 칸이 여전히 멀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발음을 분명 두 귀로 들었다· 그것이 환상일 리 없었다·

아리네는 곧바로 창가에 달라붙어 밖을 살폈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

허공이었다·

머리를 바닥에 붙인 기차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뻗어있었다·

폭발의 근원지였던 머리 칸을 제외하고 전부·

하늘에서 누군가 꼬리를 잡아당긴 것처럼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일대가 고요해졌다·

마법은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마치 기차를 재료로 활용한 거대 예술품을 감상하는 듯했다·

“이게···· 무슨····”

이리네는 할 말을 잃고서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 형태의 수정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오랜 습관이었다·

“전망은 이만하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플란·

그의 덤덤한 목소리가 기자들의 귀를 강타했다·

플란은 한 치의 구겨짐도 없는 자료들을 정리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표들 역시 그의 염동덕에 무사히 잠들어있었다·

“···!”

그러고 보니 이 칸에 있는 전부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채다· 기차가 세로로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아래로 쏠리는 일이 없었다·

어안이 벙벙하다· 아리네는 같은 마법사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폭발이었는데·

플란이 발끝으로 칸의 벽면을 툭 찼다· 그러자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통째로 뜯겨 나간다·

무슨 짓을 하려고·

아리네가 그리 생각한 순간 그녀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 플란이 입을 열었다·

“이해하려 애쓸 필요 없다·”

플란은 염동으로 대표들을 하나둘 들어 올렸다· 그들은 그제야 잠에서 깨어 눈을 깜빡였다·

“너희는 그저 기자로서의 일에 충실하면 돼·”

동시에 플란이 대표 셋을 밖으로 내던졌다·

“─!”

대표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지면으로 낙하한다· 넋을 잃은 기자들이 무어라고 질문하기도 전에·

“지금부터 똑똑히 보고 제대로 전달하도록·”

그 말을 끝으로 플란 역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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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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