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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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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9

달이 높게 떠오른 밤·

“그러니까····”

천축의 기사 생도· 바스티안이 광장을 바라보다 말고 고개를 돌려 자네트와 눈을 마주했다·

그의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지만 지금만큼은 의문이 더 많은 듯했다·

“자네트 네가 말했던 대로라면····”

“····”

“안개 절벽은 전투하기 좋은 지형이 아니고·”

“그래·”

“전투하게 된다면 지각할 위험성이 높아져서 거쳐봤자 이득보다는 손해가 클 거라고 말했었지· 그러지 않았냐?”

“그랬었지·”

바스티안이 다시 베르켈의 광장을 살폈다· 몇 번 번갈아 가며 시선을 주던 그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저건 도대체 뭐냐?”

“흐음·”

자네트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광장으로 시선을 보낸 그녀의 눈동자도 금세 멍해졌다·

우선 마법 학부의 대표들이 보였다·

플란· 뼛속까지 자신감에 차 있는 사내· 그를 중심으로 하여 옆에는 마법사 세 명이 나란히 붙어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인파’· 다른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베르켈의 주민들이 물결처럼 밀려들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저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마법 학부·’

교통이 통제되는 터라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갈 수 없지만 그럼에도 쉽게 포기하고 물러가는 이는 없었다·

다들 까치발을 들고 근처를 기웃거린다· 그 모든 행위가 마법 학부 대표들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자네트가 허공에 동전을 튕기며 중얼거렸다·

“이런 건 예상에 없었는데 말이야·”

틱 틱 거칠게 튀어 올랐다 내려앉는 동전은 현재 그녀의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듯했다·

“자네트 쟤네 점수도 엄청나게 벌었다· 어쩌냐·”

“얼마나·”

“300점· 플란 저놈은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제외한다 치면 대표 당 유령을 100마리씩은 잡았다는 소리지·”

100마리·

자네트가 동전 튕기기를 그만두었다·

“···인당 100마리· 재미있네·”

“자네트· 근데 애초에 아무리 운이 안 좋아도···· 유령 300마리를 마주친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

“그건 단순히 운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야·”

10마리만 마주쳐도 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유령이다· 그런데 무려 300마리라니 그것이 알려주는 바는 간단하고도 명료했다·

“오히려 일부러 유령을 찾아다녔다는 소리지·”

스스로가 내뱉으면서도 어이가 없어 자네트는 말문이 막힌 표정으로 광장을 바라보았다·

주변으로부터 늘 차분하고 계산적이라는 평가받는 자네트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조차도 사뭇 당황스러웠다·

플란이 의외성을 지녔다는 것은 진즉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의외성의 정도를 예상하는 것에 보기 좋게 실패해버렸다·

바스티안이 어깨를 으쓱였다·

“마음에 안 드네· 기사들이 이렇게나 많이 모인 자리인데 온통 마법사를 보려고 안달이여·”

“베르켈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어·”

“특성?”

“그래· 사실 주민 입장에서는···· 기사든 마법사든 그냥 마수만 잘 잡아주면 그만이니까·”

일 년 내내 마수에 시달리는 베르켈 주민들에게 있어 토벌제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행사다·

마수를 잘 잡아줄 것 같은 조가 등장하면 자연스레 기대하게 되고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흐음····”

자네트가 다시 동전을 튕기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자네트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다·

베르켈은 작게 보면 토벌제의 무대일 뿐이지만 크게 보면 모든 이의 이목이 쏠려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베르켈의 주민들이 오로지 기사들을 향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중요했다· 

주민들이 기사들에게 열광하고 감사를 표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흘러나가면 기사들의 입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공고해질 테니까·

잔불의 기사가 몸소 참여하는 것도 전부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데····

‘전부 계산했다는 거니? 플란·’

자네트는 플란의 의도가 어렴풋이 이해가 갔다·

그는 단순히 점수를 노리고 행동하지 않았다· 토벌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보다 마법사들의 움직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바스티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점수가 300점이면···· 시작이 엄청나게 유리하네·”

“부정하지 않을게·”

자네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유리하다는 말은 토벌제의 규칙 덕분에 비단 ‘점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토벌제는 결판은 하루아침에 나는 것이 아니기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식량이나 보급품은 점수를 화폐처럼 사용해 구비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악물고 300점을 벌어왔다는 건···· 역시 환상 지도를 선점하겠다는 뜻이겠지? 자네트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그럴 확률이 가장 높아·”

동전은 여전히 허공과 자네트의 엄지 위를 바쁘게 거친다· 바스티안은 깍지를 껴서 제 뒤통수에 얹었다·

“지도를 뺏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환상지도 그거 진짜 신기하더라· 어떻게 바뀌는 지형도 족족 표시가 되냐·”

“그러니 신물(新物)이라 불리는 거겠지·”

베르켈은 마수의 영향으로 지형이 매년 뒤바뀌는데 환상 지도는 그 지형도 전부 표시해준다·

토벌제 상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건이고 동시에 가장 중요도가 높은 물건이라는 것은 두 번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관심도 얻고 지도도 얻고 경매장에서는 돈으로 장난도 치고···· 좋겠네· 플란·”

자네트가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경매장에서의 치욕을 아직 그녀는 잊지 않았다·

이 기세를 이어 우승까지 하겠다는 점은 높이 사지만 순순히 양보해줄 자네트가 아니다·

그녀가 목소리를 높였다·

“과정이 예상에서 한 번 벗어나기는 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아· 오히려 더 재밌어졌어·”

자네트의 진지한 목소리에 천축 단원들의 눈빛도 점차 결연해졌다·

“어떤 점이 재밌어졌을까? 보렴·”

그녀가 턱으로 광장의 주민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여전히 마법 학부 대표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안달이다·

“이미 마법 학부가 관심을 독차지한 상황이야· 점수도 무려 300점을 가지고 있고 토벌제를 유리하게 시작하겠지·”

“····”

“하지만 잊지 마· 우리는 천축이고 그 이전에 기사야· 우승으로 증명한다면 결국 사람들의 관심은 배로 거대해져서 돌아오게 돼·”

천축· 기사·

생도들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데 고작 그 두 가지면 충분했다·

“일이 어려워진 게 아니잖아? 귀찮아졌을 뿐·”

모두를 번갈아 가며 바라본 후 자네트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앞면이 위를 향하면 천축은 진 적이 없었지·”

팅─

자네트가 동전을 튕겼다·

“취침해· 내일부터는 모두가 다시 한번 천축의 이름에 놀라게 될 테니까·”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그녀가 뒤돌아섰다·

지면에 떨어진 동전은 앞면이 위를 향했다·

누군가는 슬슬 잘 준비를 할 시각·

베르켈의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마법 학부 대표들은 다시 모였다·

집결 장소는 베르켈의 숙소 앞· 먼저 도착한 이들은 겨우 목욕만 마친 채로 아직 오지 않은 사내를 기다렸다·

“우리 인기 좀 많아진 것 같더라· 흐흥·”

베키가 기분 좋은 듯 고개를 어색하게 까딱거렸다· 옆에 있던 트릭시가 코웃음을 쳤다·

“네 인기가 아니야·”

“····”

베키는 머쓱해졌는지 헛기침했다· 그것이 별안간 재채기로 이어진다·

“에취! 아으 베르켈은 밤에 진짜 춥구나····”

“입을 가리고 해·”

“알았는데 손수건 좀 빌려주라 트릭시····”

“뭐?”

트릭시가 표정을 확 구겼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

“···그렇게까지 정색을 해야 해?”

“네가 좋아하는 플란한테 빌려· 마침 오네·”

트릭시가 턱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베키도 그쪽을 힐끔거렸다· 그러나 이내 대놓고 고개를 돌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아·”

소녀의 입이 저도 모르는 사이 벌어졌다· 

살짝 피로에 잠긴 눈이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젖어있는 머리카락이 퇴폐미로 조형되어 베키를 긴장하게 했다·

마침내 플란이 그들 앞에서 멈추어 섰다·

“플란 왔어?”

루이스가 웃으면서 인사했다·

“그래·”

플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웬걸 그다음 순간·

“···너는 손수건도 안 챙겨 다니나·”

플란이 베키에게 새하얀 손수건을 먼저 건넸다· 루이스와 트릭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베키조차 얼떨떨해 있는 그때· 웬 여자가 손을 번쩍 들고서 나타났다·

“아 다들 모였나요? 출발하죠!”

가슴 부근에 꽂혀있는 관계자 전용 핀·

토벌제와 베르켈을 안내해줄 관계자였다·

마수에 둘러싸여 칙칙하고 어두운 도시· 베르켈을 향한 나의 예상은 고작 그러했을 터인데·

“····”

육안으로 확인한 베르켈의 풍경은 그 예상을 충분히 부수고도 남았다· 뒷골목보다는 잘 발달한 공학 도시가 연상되는 풍경이었으니까·

이곳에 있는 ‘미지의 힘’이 베르켈을 이토록 발전하게 만든 원천이며 동시에 마수를 끌어들이는 원인이다· 

나는 그것이 고대 룬어의 힘이라 추측하고 있고 아마 실제로도 그러할 것이다·

“토벌제는 내일 해가 뜨면 시작이고 지금부터 설명해 드릴 것은 이 ‘심장’이에요·”

이어지는 관계자의 설명은 간단했다·

베르켈의 심장은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있는 곳이다· 한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각종 오락과 유흥거리가 즐비해 있는 것도 특징이었다·

 “와···· 엄청나· 엄청나다·”

베키가 눈을 쉴 새 없이 반짝였다·

“전부 이용이 가능한 건가요?”

“내일 오전 6시까지만요· 게다가 무료는 아니랍니다· 점수를 지불하셔야 해요·”

“아아····”

베키가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이만 부디 좋은 시간 되길 바라요·”

관계자는 그 말을 끝으로 정중하게 물러났다·

“되게 착하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마법사라 별로 안 반길 줄 알았는데····”

베키가 묘하게 감동에 젖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호들갑 떨지 마라·”

“히잉· 무슨 말도 못해 나는·”

베키의 감상을 짧게 일축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녀석들도 배로 훌륭해질 테고 이러한 대우에도 익숙해질 터다·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광장을 둘러보았다· ‘우리는’이라고 표현하긴 했다만 사실 대표들이 내 뒤를 병아리처럼 쫓아다니는 형태였다·

“─”

“─?”

“─”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들의 대화를 흘려들으며 나는 관찰에만 집중했다·

토벌제의 진행에 도움을 줄 물건들 오락과 유흥을 위한 시설들 심장은 들었던 구성 그대로다·

“플란 그래서 300점은 어디에 쓸 거야?”

그때 루이스가 내게 물었다·

“당연히 환상 지도를 먼저 살 거지?”

“아니·”

“그래· 그러면 지도 챙기고 내일 아침을 대비해서 일찍 자는 걸로···· 음?”

루이스가 말을 매듭짓지 못했다· 그의 고개가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아 중요도가 더 높은 게 있었나? 내가 놓쳤을 수도 있겠다·”

“그건 아니다· 환상 지도가 제일 쓸만하니까·”

“그럼 더더욱 모르겠는데· 우리 조는 점수를 아끼는 방향으로 움직일 계획인 거야?”

“그것 또한 절대로 아니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표들을 빙 둘러보았다·

“너희는 지금부터 이 점수를 전부 사용해라·”

“···?”

“어렵지 않을 텐데· 물건을 사든 오락을 즐기든 사치를 부리든···· 그저 각자의 기호에 맞게 쓰기만 하면 된다·”

베키와 트릭시의 고개도 결국 기울어졌다·

“으음 그렇게 막 쓰라고?”

“너· 무슨 생각인 건데·”

“어 어 엄청 힘들게 번 점수인데····”

“질문은 받지 않겠다·”

탁─!

나는 손가락을 튕겨 염동을 발현했다·

“너희는 그저·”

나를 쳐다보던 대표들의 몸이 강제로 휙 돌아 오락 시설 쪽으로 회전한다·

“전부를 탕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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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Overpowered Archmage Doesn’t Hide His Talent

Score 8.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Archmage Kaplan possessed the body of a boy who was betrayed by his childhood friend. In the boy’s diary, he found by chance that he wanted to become a great magician. “Shall we try one more time, then?” ‘Let’s do it.’ In the end, those who are good at magic should use it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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